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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4/17(토)
로열티에 한국경제 멍든다[뉴스메이커]  

의 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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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y@Life]로열티에 경제 멍든다

1970년대 삼성전자 박사급 연구원들은 기술을 배우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가 고졸 직공을 따라다니면서 선진기술을 배웠다.

현재 세계적 기업인 삼성전자는 당시만 해도 온갖 수모를 감내하며 어깨너머로 기술을 배워야 했다. 세계적 자동차회사로 급부상한 현대자동차도 일본의 전-현직 기술자들을 주말에 한국으로 '모셔와' 특급대우를 해주면서 기술을 전수받았다.

그러나 산업계에서는 "차라리 그 시절이 좋았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다. 최근 들어 선진국 기업들은 정식 기술도입 계약을 의뢰해도 "핵심기술은 절대로 줄 수 없다"며 거절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모를 당하더라도 기술을 전수받을 수 있던 때가 좋았다는 것이다.

세계 시장 판도가 점차 기술 이전에 따른 협력관계보다 로열티를 통한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최근 불거진 '퀄컴 사태'도 이런 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퀄컴 사태는 미국의 퀄컴사가 한국 휴대전화 제조업체 에 중국보다 훨씬 높은 로열티를 받는 것은 물론 중국 업체에는 면제해준 선급기술료도 받는 등 한국 업체에 불리한 계약을 맺고 있다고 알려져 파문이 인 사건이다.

 업계는 퀄컴이 한국 업체들에 선급기술료를 5백만∼7백만달러 받으면서도 중국과 계약서에는 선급기술료를 받지 않겠다고 명시하는 등 큰 차별을 두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이같은 일이 발생한 것은 국내 기업이 핵심기술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최근 일부 대기업이 높은 로열티를 지불해가며 유명 외식업체를 앞다퉈 유치하고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외식업체들이 해외 유명브랜드 도입에 적극 나서는 것은 무엇보다 큰 리스크(위험) 없이 손쉽고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최근에는 중소업체뿐만 아니라 외식업과 전혀 관련이 없는 대기업들도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외식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실제로 최근 한 대기업은 세계적인 도넛인 크리스피 크림 도입을 적극 추진 중이다.

이 업체는 크리스피 크림 도넛을 도입해 국내 도넛 시장의 아성인 던킨도넛과 경쟁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막강한 자금력 동원 외식산업 눈독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적지 않은 대기업이 세계적인 유명브랜드인 크리스피 크림 도넛을 도입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시장조사에 나서는 등 직-간접으로 관여하고 있다"면서 "국내 업체의 과열경쟁으로 불리한 입장에서 계약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대기업의 해외 유명브랜도 도입은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지금까지 웬만한 국내 대기업은 식품뿐만 아니라 의류 등 사업성만 된다 싶으면 높은 로열티를 지불하더라도 앞다퉈 도입에 나섰던 게 사실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사업다각화와 선진산업에 대한 노하우 전수를 통한 경쟁력 강화"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결국 과잉경쟁에 따른 높은 로열티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YMCA 시민중계실 김희경 간사는 "토종브랜드에 대한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할 대기업들이 막강한 자금을 동원해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해외 유명브랜드 도입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면서 "결국 이같은 과열경쟁에 따른 부작용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올 게 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현재 국내에 진출해 있는 대부분 유명브랜드는 대기업과 직-간접적으로 인연을 맺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커피 시장에 테이크아웃 열풍을 일으킨 스타벅스가 대표적인 예다.

(주)스타벅스코리아는 2002년 12월 (주)신세계와 미국 스타벅스인터내셔널의 공동투자(50 대 50)로 설립했다. 서울 이대앞에 1호점을 오픈한 이후 현재 89호점이 직영으로 운영 중이다.

 2002년 4백36여억원의 매출을 올린 스타벅스는 지난해 5백45억원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로열티로 지불한 금액은 각각 전체 매출의 5.5%인 24억여원과 29억여원이다.

또 대표적인 패스트푸드업체인 버거킹과 KFC를 운영 중인 두산그룹의 (주)두산도 각각 로열티로 전체 매출의 4%와 3.5%를 지불하고 있다. 버거킹은 지난해 8백2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샤니그룹의 던킨도넛도 지난해 1천5백34억원 매출을 올렸으며 이 가운데 1%인 15억여원을 로열티로 지불했다.

 또 배스킨라빈스도 지난해 1천1백억원의 매출 중 10억여원을 로열티로 지불했다.

로열티 벌어들이는 벤처업체 귀감
이상택 식품산업컨설턴트는 "대부분 외식업체가 매출액 가운데 적게는 1%에서 많게는 6% 가까운 금액을 로열티로 지 불하고 있다"면서 "결국 유명브랜드의 국내 진출이 늘수록 그만큼 유명브랜드의 배만 불리는 일이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부 벤처기업은 높은 기술력 덕분에 이들과 달리 적지 않은 로열티를 해외로부터 벌어들이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들이 온라인게임업체와 제약업체들이다.

온라인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의 성공적 시장 진입에 힘입어 2003년 전체 매출 1천6백65억원 가운데 2백81억원을 로열티 수입으로 올렸다.

또 웹젠도 중국 시장에서 구체적 성과를 보인 데 이어 일본-태국-유럽 등으로 서비스 범위과 넓혀진 데 힘입어 적지 않은 로열티를 기대하고 있다.

김창권 교보증권 연구원은 "중국 현지법인에서 발생하는 로열티 수입이 지난해 3분기 18억원, 4분기 26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태평양은 독일의 유명 제약사 슈바르쯔파마와 차세대 진통제 'PAC20030'의 공동연구 및 라이선싱 계약을 최근 체결, 적지않은 로열티가 기대된다.

태평양은 이번 계약에 따라 슈바르쯔파마로부터 3백25만유로(약 48억원)를 받고, 신약허가를 받을 때까지 최대 1억7백50만유로(약 1천6백10억원)의 기술료를 추가로 받는다. 아울러 신약 판매 시에는 별도의 로열티를 받을 예정이다.

한편 국내 기업들이 각종 로열티 등으로 해외에 지출하는 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지난 한 해 동안 사용료-사업서비스수지 적자폭이 70억달러(8조3천억원 상당)에 이르러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과 수출이 늘면서 이와 연계된 각종 서비스 관련 지출 규모가 커진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국내 기업들의 기술경쟁력과 광고-컨설팅 등 서비스 부문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재홍 기자 at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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