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신생
2004/2/29(일)
Re..[농협 이대로는 안된다] <2> 주객이 전도된 농협[한국일보]  

                       [농협 이대로는 안된다] <2> 주객이 전도된 농협

농가권익 외면 신용사업만 몰두
시군금고 운영 대규모 흑자 불구
순익 80%이상 임직원 인건비 지출
면단위 조합에도 직원이 20명이나

농협은 농촌 위기의 무풍지대인가?
농민의 현실을 돌보지 않고 농협 조직원들의 이익만 생각하는 ‘농협의 주객 전도’현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농협이 농산물을 제때, 제값 받고 팔 수 있는 판매,유통,구매사업 등 경제사업은 등한시하는 반면 신용사업에만 몰두하고 있기 때문.

농협의 수익은 적지 않다. 현재 농협중앙회는 농촌 살리기라는 명분으로 경북도와 대구시, 경북도교육청, 경북도내 23개 시군 금고를 운영하고 있다. 순수익만 연간 수백억원대. 경북도내 201개 회원조합들도 일부를 제외하곤 외형상 해마다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흑자가 정작 농민들에게는 별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경북 구미시 장천농협 관계자는 “지난 해 결산결과 1억원 남짓 흑자 가운데 수익의 80% 이상이 임직원 인건비로 지출됐다”고 주장했다. 도내 대부분 회원조합들은 규모에 상관없이 조합마다 조합장과 전무, 3명의 상무, 2∼3명의 부장급 간부를 두고 있고, 간부들의 급여 수준도 연간 4,000만원~8,000만원으로 평균 20명도 안되는 조직으로는 엄청난 수준이다. 소규모 조합의 경우 이들의 인건비가 전체 인건비의 4분의3을 차지하는 경우도 있다.

농민들의 분노는 가시지 않는다. 농민 최모(63ㆍ경북 청송군)씨는 “쌀농사의 경우 50마지기(1만평)에 벼를 재배할 경우 농약값 등을 제외하면 연간 순수익은 1,500만원정도에 불과하다”며 “4,000만원을 벌려면 120마지기가 넘는 논에 완전기계화 영농을 해도 2∼3명이 필요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인구가 2,000∼3,000명에 불과한 상당수 면단위 조합도 최소 20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 일선 농협의 구조조정은 지지부진이다. 2001년부터 경북도내 43개 회원조합을 합병, 규모화를 추진했지만 지난해초 없던 일이 됐다.

구조조정을 위해서는 농협중앙회가 신용, 경제사업을 분리하고 시군금고를 일선 회원조합에 맡기는 대신 시군지부는 산지 유통, 판매 등 경제사업에 주력하는 것이 필수. 그러나 구조조정의 모범을 보여야할 중앙회가 수용을 미루고 있는 등 실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농협중앙회 경북본부의 한 관계자는 “현행법상 시군금고는 제1금융권이 맡도록 돼 있을 뿐더러 중앙회가 대도시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우리가 지난 해 경북도내 읍면지역 농협 166개에 1,254억원의 무이자 자금을 지원했다”며 “현재 시군에 있는 모든 회원조합을 합병해도 시군금고를 맡기에는 역부족이고 농협 전체에 손실만 따를 것”이라고 반박했다.


대구=정광진 기자 kjcheong@hk.co.kr





입력시간 : 2004/02/10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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