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신생
2004/2/29(일)
Re..농협 이대로는 안된다] <1> 농협개혁에 나선 농민  

"부채누적·개방여파 농가신음 아는가"

[농협 이대로는 안된다] <1> 농협개혁에 나선 농민

"직원 잇속챙기기 급급 농민지원 뒷전"
"비리복마전전락·개혁무풍지대" 성토
"조합장 등 임금삭감·구조조정" 강력 요구

농민들의 농협 개혁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경북 구미시 장천농협 등 일부 농협 조합원들로부터 시작된 농협 개혁요구는 농민단체들까지 가세해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농협의 주인이면서 그 동안 주인 대접을 받지 못한 농민들이 농협개혁을 요구하고 나선 배경과 농협의 실태, 개선방향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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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부채의 누적과 농업개방 여파로 생활이 날로 어려워지면서 농민들의 불만이 농협으로 향하고 있다.

농민들은 농협이 영농자금과 생계자금을 지원하는 신용사업과 농자재의 공동구입, 생산물의 공동출하 등을 통한 농민들의 생활향상이라는 본래 목적을 외면하고 대외 신용사업과 임직원들의 권익향상만 추구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농업경영인 구미시연합회와 여성농업인 구미시연합회 회원 1,000여명은 지난 3일 구미시 농업인회관에 모여 농협개혁을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수년동안 협동조합 개혁을 요구했지만 농협중앙회가 농민보다는 자신들의 배만 불리는 사업에 몰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조합장 등 임원의 봉급삭감, 난립한 조합의 합병, 관련제도 개혁, 농협중앙회 시ㆍ군지부 폐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앞서 구미시 장천농협 조합원 970여명은 탈퇴서를 제출하고 대규모 집회를 연데 이어 농협 개혁이 이뤄지지 않으면 조합해산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전국농민회 경북도연맹도 최근 대의원대회를 열고 올 상반기까지 농협중앙회 시군지부 폐지와 회원조합의 경영구조개선등을 골자로 하는 개혁안을 마련해 하반기부터 본격 투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경북도연맹 황인석(49)의장은 “중앙회 시군지부는 자치단체 금고를 맡아 신용사업에만 주력하고 실제 농민들에게 주는 도움을 별로 없다”며 “금고를 회원조합에 맡겨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하고 영농자재 등의 구매형태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농민들이 직접 농협개혁에 나선 것은 상당수 조합들이 농민보다는 농협조직 자체의 이익만을 대변하면서 비리가 만연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경북에서 이례적으로 조합원들이 강경투쟁에 나선 장천농협의 경우 전체직원 20명 가운데 조합장, 전무, 상무 등 간부가 절반을 차지한다. 이 조합은 올해 1인당 평균 인건비를 무려 5,700만원으로 책정했다 대의원회의로부터 거부당하기도 했다.

지난해 의성축협 조합장 선거과정에서 금품선거로 20여명이 무더기로 구속되고 100명 이상이 입건되는 등 조합장선거 때마다 불거지는 ‘돈선거’도 조합비리를 확대재생산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금품선거로 당선된 일부 조합장들은 임기내 ‘본전’을 뽑으려는 생각에 대출비리 등 독직행위를 저지르고 이를 무마하기 위해 농협 임직원들의 임금인상 요구를 들어주는 식이라는 것.

장천농협대의원협의회 박병옥 회장은 “경북지역 대부분 농협이 이처럼 기형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면서 “지난해 얼마되지 않는 이익의 대부분을 인센티브다 뭐다 하며 임직원들이 가져가는 등 지금 농협은 임직원들의 배만 불리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대구=정광진 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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