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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ATT와 WTO에 보낸 항의서한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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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 오마이뉴스 조호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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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WTO 협상에 항의하며 멕시코 칸쿤에서 자결한 고 이경해씨의 죽음은 예견된 것이었다.
지난 90년 제네바 UR협상 당시 할복을 시도했던 그는 미국과 카길 등 강대국과 다국적 곡물기업에 대항해 맨몸으로 맞서다 끝내 죽음을 선택한 것이다.
지난 90년 농민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그는 한국 정부에 농업정책부재를 항의하고 국제곡물자본의 농업시장 장악의도를 일관되게 고발했다.
이러한 사실이 <오마이뉴스>가 단독발굴한 고 이경해씨의 육필 편지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90년 제네바에서의 할복 시도 이후 갓트(GATT)의 던켈 사무총장에게 보낸 자필 항의 서한에서 그는 "경제 이전에 인도주의적(영세한 한국농업의 보호) 문제이며 한민족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유지하기 위한 투쟁임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고 한국의 영세한 농업을 이해해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2~3월 WTO 정문 앞에서 항의 단식농성을 전개했던 그는 WTO 슈퍼차이 총장에게 보낸 친필 항의서한에서
△농업시장 개방 시, 영세한 한국 농민의 생계 대책 강구 △수입농산물 관세화 유지의 필요성
△곡물메이저와 정치권이 짠 농산물 수입 압력 중단
△WTO와 세계은행은 미국의 하수인이라고 생각하는데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 등 네 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
그리고 "허구적 논리와 외교적 수사로 가득 찬 WTO 농업 협상을 중단하고 농업을 WTO 체제에서 제외시키"라고 요구했다.
다음은 <오마이뉴스>가 발굴한 고 이경해씨의 자필 서한 전문이다.
"한국 농업보호 투쟁은 인도주의적 문제이며 전통문화 유지 위한 것"
던켈 사무총장에게
본인은 갓트 본부에서 할복, 주연을 맞아 착잡한 심정으로 펜을 들게 되었다.
가치관과 문화가 다른 동양의 한 사람인 나의 행동으로서의 표시가 귀하와 서양 선진국 국민들에게 전혀 다른 감각의 충격을 가져다줬다는 사실을 뒤늦게 전해듣고 착잡한 심정을 감추지 못해 왔다.
아무래도 서양문화 가치관에 비쳐 나도 유감을 귀하와 갓트 기구 여러분에게 정중한 유감을 표시한다.
그러나 할복기도를 유발시킨 우루과이라운드 진행 상황이라든지 미국을 비롯한 케언즈 그룹의 일방적인 밀어붙이기 식 회담 분위기는 여전히 나의 할복동기를 희소시키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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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생의 죽음을 슬퍼하며 고 이경해 씨의 서재를 정리하고 있는 큰누님 이경자(59)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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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 오마이뉴스 조호진 |
오히려 최근 귀하가 주동이 되고 '예외가 없는 관세화 방향으로 UR농산물 협상 초안을 만드는 중이라고 발표된 사실'을 접하고 작년 이때보다 더한 경악과 분노를 금치 못하는 바이다
. 농업이란 각 나라마다 발전단계가 다르고 국가유지와 민족생존권 및 자존의 최소 기본조건으로 주식 등 기초품목은 각 나라마다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고 믿는다.
실제 모든 농산물이 수입자유화 될 경우 국제 시장거래로 소수의 다국적 기업이 장악하고 농간해오고 있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본인은 쌀을 비롯하여 주곡 및 축산물은 국가의 최소 기본조건으로 각 나라마다 그 비교역적기능(N.T.C)을 살리기 위한 정책지원은 계속돼야 한다고 믿고 있다.
이것은 비단 본인 개인의 소신만이 아니라 생존권 빈곤선상에서 허덕이는 700만 한국 농민은 물론 4500만 우리 국민 모두가 같은 견해를 가지고 있음을 확신한다.
그 동안 우리 나라는 선 공업 성장 후 농업발전 전략을 경제 정책으로 삼아 어느 정도 상공업의 발달을 경험할 수 있었지만 농업부문에 대하여서 전혀 투자의 기회가 주어지지 못한 상태에서 지금 시장 개방압력으로 인한 한국농업은 위축될 대로 위축되고, 농촌과 농민은 해체 위기에 당면해 있다.
1989년 11월 갓트 BOP(국제수지위원회) 졸업에 따라 1997년까지 완전수입개방(특별법상의 품목은 제외)을 목표로 오늘 현재 87% 이상이 급속한 시장 자율화 물결 속에서 이제는 도시 및 공업 부문마저도 농촌, 농업이 쇠퇴에 따른 부담과 타격을 입고 있다.
작년에 이어 금년에도 한국경제는 100억 불 안팎의 무역수지적자로 인해 BOP 졸업을 정당화했던 국제 수지마저 구조적 만성적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다른 한편 농촌은 매년 50만 명(전 농민의 8%) 내외의 농민들이 정든 고향을 버리고 이농함에 따라 전국 방방곡곡에 빈집이 수두룩하고 묵혀진 논과 밭이 지방에 따라 8∼9%에 달하고 있다.
농촌에는 젊은이가 사라지며 그나마 남아 있는 총각들은 결혼하기에도 어려워 농촌에는 아기 울음소리가 끊여가고 있을 정도이다.
이 모든 책임은 일차적으로 농업의 중요성을 경시하고 일찍부터 국제화에 대비한 농업투자와 농민육성에 소홀히 한 역대 정권에 물어야 하겠지만 이와 같은 농촌 피해를 더욱 위축하는 것이 갓트의 BOP 졸업 및 우루과이 라운드에 따른 농산물 수입 개방의 급격한 진행이 더욱 부채질하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본인이 귀하의 조국인 스위스정부가 우리 나라보다도 더욱 열악한 산악지대 농업에 대하여 환경보존 및 경관유지 등 각종 명분을 붙여 얼마만큼 귀국의 농민들에게 직접 보조를 강화할 수 있고 농민 보호에 노력하고 있는 것을 직접 목격하였다.
심지어는 유사시에 대비하여 모든 국민이 3∼6개 월 분의 비상식량을 확보하는데 정부가 앞장서 계도하고 있는데 감명을 받은 바 있다.
최근 귀국이 가입하고자 하는 EC와 주요 농산물 수출국인 미국 등은 해외로 농산물과 식품을 수출함에 있어 각종 명목으로 정부보조를 경쟁하고 있지 않는가.
우루과이라운드에서 제1차 적으로 귀하가 합의를 도출해야할 사항은 선진 농업국의 수출보조 삭감이라고 본다.
국제 시장질서와 자유무역질서를 위협하는 것은 수입국에 의한 생존권 차원의 N.T.C 품목 보호행위가 아니라 오히려 이들 수출국들에 의한 수출보조 경쟁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앞서도 말한 바와 같이 스위스 정부가 UR 타결에 대비하여 오히려 NTC 기능의 농민보조(NTC 기능의 농민 직접보조)를 강화하고 있듯이 그리고 EC, 미국 등이 자국 농업의 이익을 위해 수출보조에 우리 나라도 주요 NTC 품목에 대하여 보호하고 육성해야 할 권리가 있다고 본다.
더욱이 귀국이나 선진농업과는 달리 우리 한국 농가로 기업적, 상업적, 농사를 짓고 있는 것이 아니라 생존과 생계유지를 위한 영세한 생계농업이라는 사실에 유념해 주기 바란다.
이것은 경제 이전에 인도주의적 문제이며 한민족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유지하기 위한 투쟁임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
나도 귀하가 서둘러 UR협상을 타결하기 위한 입장에서 예외 없는 관세를 주축으로 한 협상 초안을 작성함에 있어서 40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는 한국 농업, 농업, 농촌이의 특수한 성격을 감안해 주길 거듭 촉구하는 바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귀하가 틈을 내어 한국을 방문하여 직접 한국 농업의 특수한 사정을 잠시나마 살펴보길 권고하고 700만 농민의 이름으로 본인이 정중히 귀하를 초청하는 바이다.
다시 한번 귀하에게 부탁드리는 바로 지나치게 서둘러 UR을 타결하려다가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
귀하의 건승과 스위스 농민의 무궁한 발전, 갓트의 정상적인 발전을 추구하면서….
전국농어민후계자협의회 직전 회장 이경해
이름: 최종철
WTO와 세계은행은 미국의 하수인[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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