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경향신문
2006/3/24(금)
론스타 '추징금 거부'... 법적대결 선택  
론스타 ‘추징금 거부’···법적대결 선택
[경향신문 2006-03-24 20:54]    

지난해 스타타워 빌딩을 매각해 2천8백억원의 차익을 남기고도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아 1천4백여억원을 추징당한 론스타가 세금 납부를 거부하며 국세청과의 법적 공방을 선택했다.

엘리스 쇼트 론스타 부회장은 23일 외환은행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기자회견에서 “세금을 내야 할 필요가 있으면 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론스타가 국세청이 추징한 세금 납부를 거부하며 심판청구를 제기한 것으로 확인돼 쇼트 부회장의 발언이 외환은행 조기 매각을 성사시키기 위한 ‘립 서비스 차원의 상술(商術)’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외환은행을 팔아 4조5천억원의 차익을 챙길 론스타가 세금을 내지 않으려 할 것이 분명한 만큼 국세청이 적극적인 과세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론스타, “추징세액 낼 수 없다”=론스타에 대한 세금추징 논란은 지난해 9월 론스타가 서울 역삼동 스타타워 빌딩을 2천8백억원의 매각차익을 올리고도 세금을 내지 않자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통해 1천4백억원의 세금을 추징하면서 비롯됐다. 미국에 본사를 둔 론스타는 이중과세방지협정을 맺은 벨기에에 세운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스타타워 빌딩을 사고 파는 수법으로 세금을 내지 않았다. 그러나 국세청은 “스타타워 빌딩을 사고 판 실질적인 주체는 벨기에에 있는 페이퍼 컴퍼니가 아닌 미국 론스타 본사”라며 부동산 양도차익에 대해서는 과세할 수 있도록 돼 있는 미국과의 조세조약을 적용해 세금을 물렸다.

론스타가 국세청 세금추징에 대해 심판청구를 제기한 시점은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한 논의가 한창 진행중이던 지난 14일 쇼트 부회장이 국내에 들어온 직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론스카가 이의신청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심판청구를 제기한 것은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심판 청구는 납세고지서를 받은 날로부터 90일 내에 제기할 수 있으며, 추징금 납부시한은 통상 납세고지서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이다. 국세심판원은 심판청구 접수일로부터 90일 이내에 결정하지만 중간에 증빙서류 제출시한이 있어 최종 결정까지는 6개월 이상 걸린다. 국세청 관계자는 “론스타가 세금을 내지 않으면 가산금을 부과하면 되고, 심판청구에 이어 소송을 제기하면 법으로 해결하면 된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매각차익 과세는?=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으로 챙기게 될 4조5천억원의 차익에 대해 세금을 물릴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쇼트 론스타 부회장은 “어느 국가에서나 마찬가지로 세금을 내야 한다면 반드시 내겠다”고 했으나 이는 “과세에 합당한 근거를 대지 않으면 세금을 내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국세청 관계자는 “론스타가 얻게 될 매각차익에 대해 과세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과세근거를 마련해 세금을 추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론스타에 대해 과세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방안은 외환은행 인수 당시 론스타의 한국내 자회사 역할을 담당했던 론스타 어드바이저코리아를 ‘간주 고정사업장’으로 분류해 세금을 물리는 것이다. 외국기업이 국내에 고정사업장이 없더라도 본사를 위해 계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진 자회사가 있으면 ‘고정사업장’으로 간주해 과세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일본 국세청도 2003년 비슷한 사례로 논란이 일자 ‘간주 고정사업장’ 개념을 적용해 외국기업에 대해 과세한 적이 있다.

김상조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은 “이중과세 방지협정을 악용해 세금을 회피하려는 론스타에 대해 정부는 적극적인 과세의지를 보여야 한다”며 “간주 고정사업장 개념을 적용하면 과세가 어려울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박구재·오관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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