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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3/6(월)
[경향신문 사설] 이해찬 총리의 골프 파문이 남긴 교훈  

[경향신문 사설] 이해찬 총리의 골프 파문이 남긴 교훈
                                                                         
                                                                                                 2006년 03월 05일
 

이해찬 국무총리가 ‘3·1절 골프’ 파문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이총리가 자신의 골프 행각이 구설에 오를 당초부터 자숙하는 모습을 실천했더라면 이런 사태도 없었을 터이다. 하지만 뒤늦게나마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했다는 점은 불행 중 다행이라 하겠다. 이총리의 거취문제로까지 비화된 이번 파문은 공직자의 핵심어인 ‘공(公)’의 의미를 다시 한번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다.

총리가 골프를 좋아한다는 개인적 취향은 사적 영역이다. 그러나 일국의 총리가 언제 어디서 누구와 골프를 친다는 것은 엄연히 공적 영역에 해당한다. 이총리의 골프가 문제된 것은 비단 시기적 부적절성 때문만이 아니다. 그간 이총리와 함께 골프를 친 인사들 중에는 거물 브로커와 불법 정치자금 관련자, 기업인 등 사적 이해관계가 얽힌 인물들이 포함되어 있다. 우리 정치풍토에서 이들이 총리와의 골프회동을 어떻게 호가호위에 활용할지는 보지 않아도 뻔한 일이다. 더욱이 이총리는 누차 자신의 골프 행보에 대한 여론의 질타가 있었는데도 오불관언의 자세를 보여왔다.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고 자신을 성찰하는 공인의식에 투철했더라면 이런 경솔을 자초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공직자 윤리법이 제정된 지 20년이 지났는데도 공직자들의 ‘공(公) 의식’은 여전히 수준 이하다. 골프니 폭탄주니 하며 업무 외의 각종 모임을 통해 끼리끼리 뭉치고 줄서는 문화가 아직도 횡행하고 있다. 총리의 골프 파문이나 야당의원의 여기자 성추행 파문 등도 그런 사회의 도덕적 해이와 무관할 수 없는 사건들이다.

현대사회에서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란 한마디로 ‘자신의 직분에 걸맞게 처신하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대통령은 대통령답게, 총리는 총리답게, 의원은 의원답게, 과학자는 과학자답게 처신해야 한다. 공직자들의 자질을 판단하는 기준은 단순히 개개인의 능력과 도덕성뿐 아니라 그들이 얼마나 공직자답게 처신했느냐가 중요한 잣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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