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에서 다시 만난 황 할머니와 두 아들
[프로메테우스 강서희 기자]
67살의 황말남 할머니, 40살의 강상기씨, 35살의 강상원씨. 이들은 <프로메테우스>가 지난 8월 원폭60년 특집으로 기획한 플래시 <숨겨야했던 기억, 원폭 60주년>의 주인공이다. 경남 합천군 용주면 장전리에 살고 있는 황 할머니는 원폭피해자 1세, 두 아들은 2세이다. 4남 2녀 중 둘째 아들 상기, 막내아들 상원씨는 정신지체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다.
10월 31일, 이들을 서울에서 다시 만날 수 있었다. 8월 당시 황 할머니는 “두 아들을 데리고 서울로 올라가서 데모라도 해볼까 생각한다”고 했는데, 원폭피해자 특별법 통과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과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합천에서 서울로 상경한 것이다.
강상원, 상기씨는 맨 앞 줄에 앉아 있었다. 이들은 ‘원폭피해자 및 원폭2세 건강권, 생존권을 보장하라’ ‘원폭피해자 지원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있었다. 사람들이 구호를 외치면 같이 팔을 들어 올리며 구호를 외쳤다.
황말남 할머니와 두 아들은 이날 있을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새벽 4시 30분에 집에서 출발해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가 대절한 버스를 타고 서울로 왔다. 황 할머니는 “자식들 때문에 원폭피해자 특별법이 통과 안되면 큰일”이라며 “그래야 마음놓고 죽을 수 있다”고 말한다. 황 할머니는 원폭피해자 1세로 지난 여름, 풍이 찾아와 1주일간 입원했고 그 때부터 할머니는 죽을 때까지 약을 먹어야 했다.
밭일을 대강 정리해놓고 이 자리에 참석했다는 황 할머니의 소원은 두 아들이 원폭피해자로 인정받아서 합천읍내에 있는 복지관에 들어가 사는 것. “특별법이 통과되면 2세들도 원폭피해자로 대우를 해준다 하대. 당연이 되어야지 하며 보고 있는기라. 아이들이 가장 큰 걱정이니께. 나가고 싶어도 집을 못 나가.”
10살 정도의 지능을 가진 강상기씨, 그리고 5살 정도의 지능을 가진 강상원씨는 황 할머니 없이는 밥도 차려 먹기 힘들다. 두 아들이 경제적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동네 사람들 외에는 주변에서 밥 한 끼 먹으러 오라는 사람도 없으니 할머니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런데 특별법이 통과되면 두 아들이 정부로부터 생활지원을 받게 될 테고 그러면 어느 정도 살아갈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 황 할머니의 생각이다.
황 할머니에게 다른 자식들과 원폭피해자 특별법에 대한 이야기를 해봤냐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황 할머니는 “병이 없어도 특별법 지원을 받을 수 있냐”고 대뜸 기자에게 물어본다. 법안에 명시된 지원대상 중 피해자 자녀에 대한 정의가 ‘원자폭탄에 직접 피폭되지 않았으나 부모 또는 조부모 등 직계존속 중 어느 한쪽이 원자폭탄 피해자인 경우’라고 되어 있다고 대답하니 고개를 끄덕인다.
![]() |
“사실 우리 며느리가 더 이상 애를 안낳겠다고 하더라고. 한명이면 된다고. 며느리가 상기, 상원이처럼 될까봐 안논대. 안그려?” 황 할머니는 아쉬워하는 듯하면서도 이해가 된다는 눈빛이다. 원폭피해자들이 평생 안고 가야할 짐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황 할머니 옆을 졸졸 따라다니던 막내아들 강상원씨에게 오늘 집회가 어땠는지 물어봤다. 그는 수줍게 웃기만 했다.
- 플래시 <숨겨야했던 기억, 원폭 60주년> 다시보기
강서희 기자(heeging@prometheus.co.kr)
- ⓒ 프로메테우스 prometheu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이름: 종현
"원폭피해자 2세도 인정해야 편히 눈을 감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