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동아일보
2005/11/24(목)
5) 군납부식파동 장기화 조짐/농가협 납품중단… 군부대선 현지조달나서  

군납부식파동 장기화 조짐 / 농가협 납품중단… 군부대선 현지조달나서

[동아일보] 1990 - 05 - 17   07면   1687자 경제 해설

◎ 납품가 인상폭 공개경쟁 입찰싸고 발단/군의 가공완제품 구매확대도 이해얽혀 국방부와 군납참여 농민간에 채소 과일등 군부식납품가격 및 납품방법을 놓고 의견이 대립,지난 9일부터 농민들이 납품을 중단하는 사태가 빚어져 장기화할 전망이다.

이같은 사태는 △농민들이 올해 채소류 군납단가를 20% 올려달라고 요구한데 대해 국방부측은 9.8%이상 인상은 절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고 △부식납품 방법은 국방부가 현행 농협과의 수의계약에 의한 일괄 수주방식을 폐지,앞으로는 일반업체까지 참여하는 공개경쟁입찰로 하겠다고 나서자 군납농민들이 판로를 보장하라고 요구한데서 빚어졌다.

국방부와 농협은 연초부터 협상을 벌여왔으나 견해차로 진전이 없자 전국군납농가협의회(회장 유인수)는 지난 1일부터 군납을 중단했다. 국방부와의 계약당사자인 농협중앙회측은 장병부식임을 감안,지난 1∼8일에는 서울가락동시장등에서 부식원료를 구입해 급한대로 납품했으나 지난 9일부터는 이마저 전면 중단됐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각군총장책임하에 부대별로 부식을 현지조달토록 하는등 긴급대책을 마련,시행중이다.

그간 농림수산부는 국방부 및 농협관계자들을 소집,수차례 중재를 했으나 견해차를 좁히는데는 실패했다.

군납단가를 놓고 농민들은 무 배추 양파 마늘등 주요품목의 가격이 지난 82년이래 8년간 거의 동결됐거나 오히려 인하됐다고 지적,그간의 물가상승등 생산비증가를 감안해 20%를 올려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국방부측은 해당품목의 최근 5년간 시장가격을 기준으로 단가를 산정하는데 인상요인이 별로없다는 주장이다. 특히 올예산이 이미 짜여져 있어 농산물가격을 대폭 인상하면 장병급식량을 줄여야 하는등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계약당사자간에 단가를 결정하는 방식이 정형화되지 않은것도 매년 가격협상에 어려움을 더해주는 요인이 되어왔다.

농민들에게는 올해의 단가인상률과 함께 군납물량의 안정적인 확보가 더 큰 문제.

전국 5만여명의 군납참여농민은 32개 부식용 농산물을 작년에 4백53억원 어치를 납품했고 올해는 작년보다 다소 줄어든 4백9억원어치(국방부 예산기준)를 납품토록 돼있다.

국방부는 지난 88년에 세운 군급식현대화계획에 따라 종전의 부식 원품조달 방식을 바꿔 가공완제품을 사들인다는 방침.

또 낮은 가격으로 좋은 부식을 확보키 위해 일반업체까지 참여하는 경쟁입찰방식을 채택키로 했다.

이에 대해 군납 농민들은 판로상실을 우려,가공납품권을 자신들에게 보장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일반 업체가 끼어들 경우 불필요한 중간이윤이 추가될뿐만아니라 일반업체와의 입찰에서 농협 또는 농민이 견뎌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들고 있다.

또 군납농민들은 일반업체가 부식가공용 농산물을 전국 농촌을 상대로 구입할 경우 자신들은 안정적인 수요확보라는 기득권을 잃게돼 생계에 어려움을 겪을 농가가 많을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국방부측은 일부기득권을 누리는 농민을 보호하기 위해 급식현대화 계획을 보류할 수 없다는 강경입장이다.

사태가 여기까지오자 군납농가들은 오는 22일 전국적으로 군납을 위해 재배하고 있는 무 배추밭등을 갈아엎는 집단시위를 벌이고 재야단체등과 연대,대정부투쟁을 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장병급식에 차질을 주는 군납중단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군납농민들에게도 문제는 있지만 지난 20년간(79년부터)군납에 성실하게 참여해온 대다수 농민들이 판로상실을 우려할 정도로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국방부측에도 이번사태의 책임이 적지않다는 지적이다.<권순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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