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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8/31(수)
[펌] 표고 5백미터 이하 저지대 산림의 중요성  

 

표고 5백미터 이하 저지대 산림의 중요성
- 산림생물 다양성 보전과 우선순위 -

 

편집부 webmaster@agri-korea.org

 

임종환(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태과) 


   자연자원의 관리에 있어 개발과 보전의 균형 잡기에 가장 어려운 부분 가운데 하나가 생물다양성 보전이 아닌가 생각된다. 최근 우리 사회의 커다란 이슈들이 이것을 말해 주고 있다. 새만금 간척사업과 갯벌보호, 천성산 습지보전과 관통도로 개설, 백두대간보호지역 설정, 동강댐 건설, 통일 후 비무장지대의 보전과 관리 그리고 왕피천 유역 생태계 보전지구 설정 문제, 각종 개발사업과 관련된 환경문제 등 많은 사안들이 의사결정과정에서부터 이미 결정된 사안에 대해서까지도 이해당사자들 사이의 갈등과 논의가 끊이지 않는다.

이러한 어려움은 제한된 자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관리하느냐 하는 것과 사라지고 나면 되돌릴 수 없고 현재와 미래의 가치를 판단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생물다양성을 보전해야하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생태계는 다양하면서도 어느 영향과 변화를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복잡시스템이라는 점, 그리고 시공간적 규모에 따라 그 결과가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점, 독립된 자연계가 아니라 인간사회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점, 그리고 인간의 이해관계에 따라 보전가치가 달라진다는 점 등이 결정과 판단의 어려움을 더해준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보전을 주장하는 환경론자들의 대부분은 보전(conservation) 보다는 보호(protection)이나 보존(preservation)의 개념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어 왔다. 사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자연환경이 인위적인 간섭을 많이 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초기에는 비교적 자연성이 높은 경우, 아니면 대체할 수 있는 생태계가 없는 경우나 사라지기 쉬운 매우 취약한 생태계들을 대상으로 보호지역을 설정하는 것은 매우 지당하다. 그 결과 지리산국립공원을 필두로 여러 지역에 보호구역을 설정하였고 그 효과도 매우 크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지식이 부족하지만 시급한 상황에서는 이와 같이 직관적인 판단에 의해 보호지구를 설정하는 것이 타당하리라 여겨지지만 어느 정도 시급성을 넘겼다면 과학적인 근거 하에 체계적으로 생태계보전 네트워크 우선순위를 설정하여 지정하여야 한다.

    우리나라의 인구밀도는 2003년 기준으로 481명/㎢으로서 방글라데시(954명/㎢), 대만(617명/㎢)에 이어 세계 3위로 매우 높은 편이다. 더구나 국토는 약 64% 정도가 산림으로 덮여 있어 토지의 수요와 개발압력이 높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우리나라는 대체로 직관적인 방식에 의존하여 생태계 보전정책을 추진하고 있지 않은지 반문하고 싶다. 즉, 매우 막연한 잣대인 자연성이 높고 생태적으로 우수하다든가 몇몇 희귀종이 출현하였다든가, 전문적인 검토도 없이 단순히 언론에 회자되어 사회적 이슈가 되는 지역이라든가 하는 사유로 종종 보호지역의 설정이 논의되곤 한다. 바로 이렇게 과학적 지식과 논리가 빈약한 보전논리는 경제논리나 개발압력에 대응하기 어렵고, 일방적인 보호론적 보존활동은 때로 적절한 수준에서의 인간과 자연과의 교류를 통하여 유지되는 생물다양성을 저해할 수 있다. 보다 합리적인 접근방식은 없는지, 그리고 우리나라는 지금 어느 생태계가 우선적으로 보호되어야 하는지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산림생태계 보호지역 지정의 문제점

     생물다양성을 평가하고 보전전략을 수립할 때에는 어느 곳에 사는 종수가 많다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언제나 보다 큰 규모, 즉 경관규모, 국가 전체, 지역 또는 지구적 차원에서 고려하여야 하며 소멸될 위협에 처한 종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생물 종들은 각기 나름대로의 생활사전략(life-history strategy)이 있다. 따라서 숲의 천이단계에 따라 서식하는 생물 종들이 달라지기 마련이다. 즉, 다양한 생물 서식처 또는 산림생태계가 있어야 다양한 생물을 보유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나라는 생물다양성 보전 측면에서 어떠한 숲이 우선적으로 보전되어야 하는가? 우리나라뿐만이 아니고 전 세계적으로도 원시림이나 오래된 성숙림이 매우 희소하다. 우리나라는 전국의 거의 모든 천연림마저 어느 정도 인위적 간섭을 받은 이차림이라는 점을 감안하였을 때 성숙림의 중요성이 매우 높으며 대부분의 희귀․멸종위기 생물들이 이러한 곳에 서식하는 종들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이러한 곳에 어느 정도 보호지역이 설정된 상황에서 토지수요는 늘어나고 국토는 제한적이고, 지속가능한 이용을 감안한 자연자원관리가 필요한 이 시점에 보호지역 지정의 우선순위는 어디에 두어야 하는가? 국제적인 협약이나 기구에서 권장하는 것처럼 모든 생태계 유형에 대한 배려가 필요한데, 현재까지 지정된 국립공원이나 생태계보전지역들은 대부분 산악지나 산림지역에 편중되어 있다.
지금까지 지정된 산지형 국립공원과 백두대간 보호지역(산림청 안)만 하더라도 전체 산림면적의 10%를 상회하고 있다(그림 1과 2). 그 외에도 산림유전자원보호림과 같은 다른 보호지역 등을 포함한다면 더욱 높은 비율인데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지속적인 논의 대상이 되는 부분은 산지생태계이다. 이는 과학적인 지식이 없이 구태의연하게 기존에 보호지역을 지정해오던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 백두대간 보호지역(산림청 (안)이고 아직 확정되지 않음)이 설정되면 산림의 10% 이상이 보호지역임

   
▲ 대부분 산악지를 중심으로 지정됨.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보호지역네트워크를 위한 우선적 보호지역 설정

     유엔 생물다양성협약에서는 2002년도에 지구식물보전전략(Global Strategy for Plant Conservation) 16개 목표를 채택하였다. 이중 제4목표는 보호지역과 연관되는 바, 그 내용은 “세계의 각 생태지역에 대하여 최소 10%를 효과적으로 보전한다”로 하면서 다음과 같은 주석을 달고 있다. 『육지의 약 10%가 보호구역으로 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산림과 산악지역은 보호구역으로 잘 대표되고 있는 반면, 자연 초지(예, 초원지대)와 망그로브림을 포함한 해안 및 강하구 생태계는 잘 대표되고 있지 않다. 이 목표는 1) 보호구역에서 상이한 생태지역들의 대표성 증대, 2) 보호구역의 효과성 증대를 함축하고 있다. 어떠한 생태지역들은 10%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이 잣대는 “최소한”으로 사용된다. 어떤 경우는 생태계 복원과 복구가 필요할 수 있다. 효과적인 보전은 그 지역이 식물 종과 군집에 유익한 보전 상태를 달성하기 위해 관리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주요 식생유형에 근거하여 생태지역의 구명에 여러 접근법이 사용가능하다(CBD COP Decision VI/9).』 생태계 유형별로 최소 10%를 보호하자는 목표는 1991년 World Conservation Strategy가 발간한 “Caring for the Earth: A Strategy for Sustainable Living(200pp.)”과 1992년 제4차 세계 국립공원 및 보호구역 학술대회에서도 제시된 바 있는 수치이다.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한 보호지구 네트워크를 설정할 때, 다음 2가지 사이에 대한 개념적인 저울질이 필요하다.
즉 ① 보전지구 내에서 최대종수를 대표하는 것, ② 지역, 국가, 생물권 서식지 또는 이를 특징짓는 종과 군집에 대한 대표성의 보장하는 것이다. 여기서 이 두 가지의 목표가 가능한 많은 종을 보전한다는 동일한 목표를 가지는 것으로 보이지만 첫 번째는 종풍부도를, 두 번째는 상보성(complementarity)을 의미한다. 종풍부도의 기준을 이용하는 것이 보전지구 네트워크의 최대 종수를 대표함에 있어 불충분하다는 것을 인식함으로써 획기적인 개념적 발달을 가져왔다. 예를 들어 2지역이 모두 종이 풍부한 곳인데 이 2지역의 종조성이 비슷한 경우를 가정해 보자. 둘 중의 하나를 보전지구로 선정하였을 때 만일 목표가 가장 많은 종수를 보전한다고 한다면 그 다음으로 선정되어야 할 보전지구는 종조성이 서로 비슷한 곳 보다는 이미 선정된 곳에서 대표하지 못하는 종들이 많은 곳이 선정되어 한다. 따라서 종풍부도가 높은 두 번째 지역은 채택하지 않은 것이 효율적일 것이다. 이것이 상보성의 원리이며, 이 개념이 나온 뒤로 보전지구 네트워크 설계에 있어 전 세계적으로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주의 깊게 보아야 할 부분은 표고 500m 이하의 지역

    우리나라에 대하여 생태계 유형을 어느 정도 대변하고 있는 표고를 기준으로 하여 어느 비율로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는가를 분석해 보았다. 그 결과 국토면적대비 산림형 보호지역의 비율은 다음 그림과 같이 고도가 높을수록 높았다. 표고 1,700m 이상은 100%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고산지대는 사실 이러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매우 취약한 생태계이고 국토 전체적 차원에서 매우 좁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희소 생태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우리가 주의 깊게 보아야 할 부분은 표고 500m 이하의 지역이다. 대부분 주거지나 경작지로 개발되어 있어 보호면적이 매우 적다. 광릉지역의 생태계를 학자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광릉지역은 표고 90-600m사이로서 매우 오랜 기간동안 능지기와 임업인들에 의하여 보호되어 온 성숙림으로서 크낙새, 장수하늘소, 광릉요강꽃 등 희귀멸종위기 동식물들이 서식하는 보루로 남아있던 것도 이러한 저지대의 오래된 천연림이 우리나라에 매우 드물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그림 3>에서 보여주는 바와 같이 향후 이러한 측면에서 향후 비무장지대의 저지대 산림, 습지, 철새도래지 등은 산지형 보호지역을 보완하는 측면에서 보호지역으로서의 중요성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은 서부해안과 임진강하구에서 산야지와 저습지 및 철원평야 그리고 동부산악지역까지 다양한 생태계가 연계되어 있다는 측면에서도 생물다양성 보전 가치가 크다. 사실 비무장지대가 원시림처럼 잘 보존되어 있는 곳은 아니다. 군사목적상 사계청소를 위한 불놓기나 벌채 등으로 숲은 엉성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지역은 다른 곳과는 달리 인간의 출입에 의한 선택적 채취가 없다는 것과 자연상태로 남겨져 있는 저습지 등이 남아있다는 측면이 이 지역을 생물다양성의 보고로서 유지시켜 주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통일 후에 남북한 소통을 위한 최소한의 도로건설 등을 친 환경적으로 허용하고 많은 지역을 보전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취약생태계는 복원사업도 하고 일부는 생물다양성 유지를 위하여 불 놓기나 벌채와 같은 관리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 고도가 높을수록 보전지역의 비율이 높다. 보호구역 면적에 대한 국제적 가이드라인을 생태계별 10%로 본다면 현재 우리나라는 표고 500m 이하의 지역에 대한 보전필요성이 크다(비무장지대는 제2축).

상보성의 원리에 입각한 합리적인 원칙과 기준 세워야

   보전과 개발(이용)은 이분법적으로 나누어서 해결될 사항은 아닌 것 같다.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서 상승적인 효과를 이룰 것인지가 중요하다. 이때 사회․경제적인 측면에서 제한적인 여건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경우라면 우선순위라는 것이 필요하다. 몇 개의 시급한 생태계에 대하여 보호지역을 설정하였다면 국가․지역․지구차원의 생물다양성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하여 어느 지역은 생산지, 다른 곳은 지속가능한 이용으로 유도하고 어떤 지역은 보호하여야하고, 나아가 어느 곳이 우선적으로 보호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합리적인 원칙과 기준이 필요하다.
이러한 기준이 되는 것 중 의미심장하게 고려하여야 하는 것이 상보성의 원리이다. 즉 기존에 설정된 보호구역에 의해 보전되고 있는 생물 종이나 생태계 유형보다는 이들과는 다른 종과 생태계가 우선적으로 보호되어야 함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나라 산림생태계 보호지역은 지나치게 높은 산악지에 치우쳐있다. 합리적인 국가의 자연자원관리를 생각한다면 보호지역에서 생존이 보장되는 산림생태계는 어떻게 다양한 생태적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공급하도록 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다. 구태의연하게 자연성이 높다고 보호지역으로 하자고 하는 것은 불필요한 소모전만을 가져올 뿐이다. 저지대 산림이나 습지생태계 또는 하안생태계가 비록 현재 자연성이 낮다 하더라도 이러한 곳에 대한 배려가 시급한 상황이다. 아울러 단순한 보호가 능사가 아니며 필요한 경우 관리작업도 시행하는 보전이 요구되며 이는 상당한 생태적 지식을 필요로 한다.

 

2005년 08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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