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강원도민일보
2005/8/5(금)
[강원도민일보 사설] 영세농을 망하게 하는 '군납 개편'  

[강원도민일보 사설] 영세농을 망하게 하는 '군납 개편'

 군납 제도를 개편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에 농민들이 크게 반발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지금도 문제가 많은데 어찌하여 더욱 나쁜 쪽으로 가려 하느냐는 것이다. '양질의 군 부식을 공급하고, 중간 유통 단계를 없애 농민들의 소득 증대에 기여'하려는 당초의 목적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판에 국방부가 내놓은 '군납 개편안'이 영세농을 망하게 하는 '개악'이라는 주장이다.
 
 사실 군납 현장이 그야말로 복마전이란 말이 나돈 지 수십 년이다. 지난 70년에 정부가 농협의 수의계약을 허가하는 규정을 만들어 놓은 이후 지금까지 '군 급식품목 계획생산 조달에 관한 협정서' 그대로 온전히 지켜진 예가 얼마나 되는가를 농민들은 묻는다. 예를 들면 도내 한 농협은 납품액 75%에 해당하는 채소를 겨우 밭 2천 평을 경작하는 농민 단 한 사람이 납품토록 했다. 이는 다수 농민이 참여하여 고르게 혜택을 봐야 하는 제도의 기본 취지와 목적에 어긋난다.
 
 문제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할 뿐만 아니라 오늘날 관행처럼 굳어졌다는 사실이다. 도대체 업자 한 사람이 수십억 원의 농산품을 납품할 수 있는 제도의 맹점을 한 세기가 지나가도록 고치지 않고 있었으니, 농민들의 원성이 하늘을 찌르고도 남지 않겠는가. 그럼에도 개편안의 핵심은 납품업의 단위를 더욱 대형화하겠다는 내용이다. 즉, 2007년 이후 농민의 계획생산 납품 제도를 아예 없애고, 또 지역 농협을 제쳐 놓고 농협중앙회에서 군납을 독점하는 방식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도내 2000여 영세 농가는 완전히 농산물 공급 하청 업자로 전락하거나 제값을 받기는커녕 납품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게 될 게 뻔하다. 일선 회원조합에서 납품토록 한 오늘의 제도도 문제가 많은데 중앙회에서 독점·대형화한다면 '공평한 물량 배정 원칙'은 사문화될 게 분명하다. 농민들의 소득 증대에는 전혀 기여하지 못하고 몇 대형 업자들의 배만 불려주는 문제점이 두드러질 이런 개편을 왜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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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가·저급품을 막고 행정 이원화를 극복하겠다'는 당국의 논리는 WTO로 고사돼 가는 이 땅의 농민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행정 편의주의의 극치다. 따라서 국방부가 내놓은 군납 개편안은 재고돼야 마땅하다. 농협중앙회 역시 자회사를 만들어 군납 업무를 독점하려 하지 말고 농민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방안을 찾아보라. 제도 개혁 이전에 법과 규정을 어긴 농협 및 농민에게 페널티를 주는 엄격한 조치가 먼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농협중앙회는 근본적으로 군납사업단을 없애는 방식은 어떻겠는지 고민해 봐야 한다.
 

기사입력일 : 2005-08-03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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