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환경운동연합에서
2005/7/11(월)
[2002/01] 현안과 쟁점/ 댐을 위한 건교부의 작전과 홍보  

[2002/01] 현안과 쟁점/ 댐을 위한 건교부의 작전과 홍보  

댐을 위한 건교부의 작전과 홍보


건교부가 새로 건설하겠다는 댐 예산을 둘러싸고 논란이 이는 가운데, 건교부가 가을가뭄을 과장
해 여론몰이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실은 언론의 보도가 지나치게 선정적으로 치닫는 것을
의아스럽게 생각한 환경연합의 조사결과로 밝혀졌다.

지난 연말 가뭄 관련한 언론 기사는 “이젠 먹는 물도 모자란다(세계일보 2001. 11. 23.)” “내
년 장마까지 물부족(세계일보 11. 23.)” “가뭄 극심… 식수·공업용수 비상(한국경제 11.
23.)” “최악의 늦가뭄 초비상(전북도민일보 11. 24.)” “가뭄 극심… 갈라진 대청호 바닥(한
국일보 11. 23.)” “한강 수질관리 비상(대한매일 11. 27.)” 등 충북 제천시와 전남 완도군 등
에서 4만3천명이 제한급수를 받고 있다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었다. 더구나 이어진 기사들은 “가
뭄 속 댐 건설 예산삭감 위기(국민일보 11. 24.)” “댐건설 절실한데 눈치만…(세계일보 11.
24. 1면 특집기사)” “가뭄고통 쉽게 잊고 딴전만(세계일보 11. 24. 2면)” “5년간 댐 건설 전
무… 가뭄·홍수 빈번(한국경제 11. 28.)” 등으로 댐 건설을 반대하는 환경단체와 주민들을 비
난하며 정부의 댐 건설을 직설적으로 촉구하고 있었다.

그러나 환경연합이 확인한 결과, 기상청이 11월 보도자료에서 밝힌 올해 강수량 현황은 10월까
지 충청도와 남해안 일부지역을 제외하고는 평년수준이며, 내년 봄까지의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
하거나 조금 적을 것으로 전망되었다. 즉, 봄 가뭄에도 불구하고 올해의 강수량은 평년에 비해
조금 적은 정도이며, 가을철의 적은 강수량은 계절적 요인이 크고 내년 장마까지 가뭄이 계속될
것이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실제로 농림부는 농업용 저수지의 저수율이(2001.
11. 30. 현재) 60퍼센트여서 평년(70퍼센트)에 비해서는 적으나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밝혔
고, 용수전용댐의 저수율도 평년과 차이가 없었다. 또 건교부가 비상이라고 주장한 다목적 댐의
저수율조차도 94년 96년 97년에 비해서 양호한 상태였다.

이런 확인 결과 때문에 환경연합은 언론의 과장보도의 배경을 추적하게 되었다. 오해와 해프닝
의 발단은 건교부의 보도자료(10. 26)「내년 봄 가뭄 대비 용수공급대책 마련·추진」과 기상청
의 보도자료(11. 5.) 「최근 강수량 현황 및 전망」, 국무총리실(11월 22일)에서 나온 「합동가
뭄대책」이다. 먼저 가뭄 주장의 도화선이 된 것은 다목적 댐 저수율이 적다는 내용의 건교부 자
료였다. 거기다 올해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하다고 현황을 보고하고서도 건교부에서 제출한 의견
을 너무 심각하게 반영한 기상청의 자료가 문제를 더욱 꼬이게 만들었다. 기상청 기후예측과가
우리나라의 수문자료를 제대로 해석하지 않고 건교부의 의견을 과도하게 반영함으로써 다목적댐
의 저수율이 가뭄의 지표로 둔갑하게 되었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무총리실에 파견나가 있는 건교부 직원들이 정부합동으로 발표한 대책에 ‘물 사용량이 많은 목욕탕 수영장 등의 제한급수 및 자율휴업 유도’ 그리고 ‘장기적으로 댐 건설의 적극 추진’ 등을 내용에 포함하면서 가공할 가뭄소동이 완성되었다.
하지만 국무총리실이 비상사태라며 발표했던 대책은 지금 어디에서도 실행되지 않고 있다. 또 심각한 가뭄의 증거로 인용되었던 제천과 섬 지방의 제한급수는 지형(고지대)과 지질이 특별한 이 곳에서 수시로 취해지는 조치들이었고, 설사 댐이 건설되더라고 혜택을 받을 길이 없는 곳들이었다.

결국 가을가뭄소동과 당장 댐을 지어야 한다는 주장은 댐 건설 예산확보에 집착한 건교부의 치밀
한 작전과 홍보에 따른 사태였다. 게다가 이를 검증하지 않은 채 건교부의 자료를 무책임하게 보
도했던 기성 언론의 관행이 사태를 크게 확장시키게 된 것이다.

필자는 이번 가뭄사건을 조사하면서 ‘북한이 금강산댐을 터뜨려 63빌딩의 절반까지 잠기는 수공
을 펼칠 것’이라고 했던 86년의 사태를 여러차례 떠올렸다. 지금은 아무런 쓸모도 없이 방치된
‘평화의 댐’이라는 이상한 이름의 값비싼 구조물을 정당화하기 위해 당시 건교부와 기술자들
은 별 이상한 논리를 다 끌어 모았었다. 그들은 또 3년 전에는 동강댐이 없으면 서울은 2001년
에 2.6억톤의 물 부족이 올 것이라며 흥분했었다. 그런데 1백년만의 가뭄이 왔다는 올 봄에도 팔
당호에는 서울시민이 한달 이상 쓸 수 있는 물이 남아 있었다.

댐건설론자들은 환경단체가 해왔던 질문들, ‘최근 20여년간 댐 건설비가 47배나 높아지고(95년
물가 기준) 홍수피해지역은 도시 저지대이고 또 가뭄지역은 농촌의 산간이나 섬 지역이기 때문
에 큰 강을 막는 댐계획은 대책이 될 수 없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여전히 답변하지 않고 있
다. 도리어 한편으로 환경단체의 압력으로 정책추진이 어렵다느니 시민단체가 권력화되었다며 자
신들의 어려움을 하소연하기에 바쁘고, 다른 한편으로 가을가뭄의 과장을 밝힌 환경연합을 고발
하겠다는 엄포를 놓고 있다. 의기양양하다. 건교부가 6개의 댐을 새로 건설하겠다고 국회에 신청
한 1244억원이 통과된다면, 이들이 무슨 조화를 부릴지 걱정일 뿐이다.

염형철 yumhc@kfem.or.kr
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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