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한탄강네트워크에서
2005/7/10(일)
Re..접경지역 지원법의 허와 실 1. - 2001년  

접경지역 지원법의 허와 실 1.


분단으로 인해 접경아닌 접경이 되어버린 우리지역의 운명을 바꿀 수도 있는 접경지역 지원법이 지난 연말 부랴부랴 통과되었다. 혹자는 총선용이라고 폄하하기도 하고, 플래카드를 줄줄이 걸어놓고 환영하는 사람도 있다. 총선용이라고 하는 사람은 너무 정치적이고 무조건 환영하는 사람들은 그 애향심은 놀랍지만 이 법이 가지고 있는 한계와 그 졸속성을 간과하지는 않았는지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먼저, 이 법의 목적(제1조)을 보면 '남북분단으로 인해 낙후된 접경지역의 경제발전 및 주민 복지 향상을 지원하고, 자연 환경을 체계적으로 보전·관리하며, 평화통일의 기반을 조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되어 있다. 이의가 없다.

2조에서는 접경지역의 정의를 풀이하는데 민통선 이남의 지역으로 대통령령이 정한다고 했다. 그러나 대통령령이 정하는 접경지역과 기존의 군사시설 보호 지역을 어떻게 차별을 둘 것인지, 임의성의 소지가 충분하다.

3조는 특별법으로서 다른 법과의 관계를 설명하였다. 그러나 국토건설 종합계획법과 수도권 정비계획법, 군사시설보호법은 예외로 했기에 특별법의 위상이 악화되었다. 사실은 군사시설 보호법 때문에 여러모로 불이익을 당하는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4조는 종합계획의 수립 확정인데, 법안에서는 행정자치부-시·도지사가 수립의 주체가 되며 이해관계가 있는 주민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가장 문제가 많은 조항이다. 우리의 접경지역은 단순히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닌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지역이다. 평화, 생태, 남북의 통일 문제 등 부처간의 협조를 통해 이루어져야 할 문제가 아니다.
이는 접경지역과 DMZ를 총체적으로 사고해야 하며 국가적 차원에서 위원회를 구성하고 서부권역, 중부권역, 동부권역으로 나누어 종합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현실적인 시도 경계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계획 수립 과정에서도 민간단체, 주민 등 다양한 연구진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위원회에 실질적인 권한을 주어야 한다.
그런데 5조의 정착 심의 위원회는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지만 그저 심의 기관으로 한정하여 이중구조를 만들뿐이다.

6조와 7조는 사업계획의 수립과 시행자로 규정하였는데 행정자치부와 시도지사가 주체가 되는 것은 4조의 반복이고 시행자 또한 그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한다.
8조 사업의 시행 승인은 절차법이지만 접경지역 전체의 밑그림이 없는 조건에서 무분별하게 사업승인이 날 수 있음을 우리는 지금까지의 개발 과정에서 너무 많이 보아왔던 것이다.

접경지역 지원법이 만들어지게 된 동기는 대체로 군사시설 보호지역에 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었던 지역주민의 숙원과 통일시대를 준비한다는 거시적 포석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군사시설 보호구역이기 때문에 격는 불이익이 뒤늦은 공업화와 무분별한 개발로 보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얼마전 환경부에서 토교 저수지 일대를 환경보호구역으로 설정한 것은 아주 잘 한 일이다. 이를 확대하여 한탄강과 DMZ를 국제적인 환경보전지역으로 만들면 환경이 돈 되는 시대에 그 동안의 저 개발이 오히려 우리에게 다행한 일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마치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DMA가 생태의 보고가 되어 우리에게 돌아왔듯이 말이다.

포천의 어지러운 개발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는 답답한 아음을 금할 길 없다. 산허리는 잘려지고 강물은 거품으로 뒤덮이고 공장매연으로 가득한 신평 공단, 어지러운 43번 국도의 간판들, 무계획한 도시화, 콩나물 교실, 어디 그 뿐인가. 영평천의 대형 돈사들의 흉칙한 모습들을 보면서 이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개발인지 멀리 가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식당 짓고, 공장 짓고, 사람 많이 모이면 살기 좋아지고 재정자립도가 높아지는 줄 아는 편견이 얼마나 우리의 삶을 질을 낮아지게 하였는지 알아야 한다. 래프팅하면 한탄강이었는데 왜 내린천으로, 동강으로 사람들이 가는가를 알아야 한다.
한탄강같이 더러운 물에서 누가 뱃놀이를 하고 싶을까. 물이 깨끗하면 갓끈을 씻고 물이 더러우면 발을 씻겠다는 굴원이 한탄강에 오면 무슨 생각을 할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이제 지역개발에 있어 기존의 경제 중심의 개발론은 전세계적으로 퇴조했다.

그러나 아직도 일시적인 이익에 눈이 어두워 공장 짓고, 식당 짓는 일이 삶의 질을 높이는 것만으로 생각하는 우리 의식 속의 개발론이 너무 강하다. 전문가 하나도 없는 지방자치단체의 행정 또한 개발과 비리가 동전의 양면이 되어 산천도 부패하고 사회도 썩게 만들고 있다. 이제 접경지역의 군사시설보호법 때문에 받았던 불이익을 시대에 뒤떨어지는 개발로 보상 받지 말고 21C에 걸맞는 새로운 디자인이 필요한 것이다. 공장이 들어오고 식당을 짓고 인구가 늘어나는 것이 살기 좋아지는 것이라는 환상을 우리는 이제 버려야 한다. 이대로 가면 한탄강엔 아무도 놀러오지 않을 것이다.
연천의 한탄강 유원지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70년대 피서철이면 뉴스에 항상 한탄강 유원지 행락객 숫자를 발표하던 기억을 더듬어 보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흉칙하게 이중수로를 만들어 놓고(이것은 전세계에서 유일한 풍경) 사람을 기다리는 슬픈 현실을 철원사람들은 바로 내일 우리의 일이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철새도 쫓아 버리고 강물도 다 썩게 하고 시원한 평야에 여기저기 아파트 짓고 울긋불긋 가로에 간판세우고 우리가 얻는 것이 무엇일까. 철원에 평화와 환경을 연구하는 대학을 세우고 철원만이 가지고 있는 조건을 살려서 국제적인 평화, 생태의 관광지로 만들 꿈을 꾸는게 더 철원다운 생각이다. 연천 사람들은 현재의 철원쪽 한탄강 물 정도만 깨끗해도 소원이 없겠다고 한다. 철원 사람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다.
우리는 군사시설보호구역에 살면서 받아왔던 불이익을 깨끗한 자원환경으로 보상받아야 한다. 국가 차원에서는 세금감면이나 교육, 문화혜택과 환경 친화적인 농업의 지원 등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해야하며 해당 지자체가 재정 자립도를 위해 무분별한 개발을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을 감안하여 재정지원을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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