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유치마을 마동옥님의 글 2005/5/28(토) | |
"댐은 너무나 많은 것을 잃게 했다." ◎ 2005/2/24(목) 10:44 (MSIE6.0) 211.227.96.16 1024x768 "댐은 너무나 많은 것을 잃게 했다." 마동욱 2005-02-02 00:21:52 아! 물에 잠긴 내 고향 수몰민의 아픔은 멈추지 않는다. 2004년 11월 25일 장흥군 유치 면에서는 지난 1996년도부터 시작된 댐 공사의 마지막 단계인 물을 가두는 담수 식 행사가 수자원공사 직원들과 8 년 동안 댐 건설 공사를 진행했던 건설 업체의 몇 몇 직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조용히 열렸다. 댐 공사는 8년 동안의 길고긴 댐 공사 기간동안 숱한 사연들을 남겼다. 사람을 위한다는 댐 건설은 2,200명의 사람들 가슴에 피로 얼룩진 대못을 박았고, 영원히 멈출 수 없는 한 맺힌 눈물을 흐르게 했다. 댐에서 억지로 쫓겨 난 수몰 주민들은 평생 동안 순박하게 땅을 지키며 힘겨운 삶을 지탱했던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보잘 것 없이 다 쓰러져가는 벼랑 끝 집과 쓸모없이 버려졌던 손바닥만한 땅뙈기가 어느 날 얄팍한 돈으로 환산되면서 싸움이 일어났다. 그 싸움은 6.25 전쟁 중에 일어난 동족상잔의 비극보다 더 마음이 아픈 형제간의 다툼이었고 또한 마을 공동체가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서글픈 싸움이었다. 돈을 내세운 댐은 참으로 잔인했다. 가족을 이간시켜 법정으로 불러 들였고 오랜 전통의집성촌도 얼굴을 붉히며 무너져갔다.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문중의 버려진 땅뙈기가 돈으로 환산된다는 소식을 듣고 친족이라며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나고, 수 십 년 동안 조상들의 산소 한 번 찾지 않던 후손들이 보상이 된다는 소문에 우르르 몰려와 다 허물어진 봉분을 벌초하기 시작했으며 서로 자신들이 산소의 주인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고향을 지키다 죽겠다던 노인들도 억지로 고향을 떠난 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하나 둘 망자의 슬픈 꽃상여를 타고 물에 잠길 고향집터가 바라보이는 산기슭으로 돌아와 묻혔다. 높이 53m 길이 403m 의 탐진 댐 둑은 모든 역사와의 단절이었다. 육중한 콘크리트댐은 679세대 2200여명의 누천년에 걸친 삶과 눈부시게 흘러가던 물만 가로 막는 것이 아니라 그 곳에 집을 짓고 새끼를 기르던 온갖 생명들을 송두리 채 수장 시켰으며, 그들의 장구한 신화들까지 단절시켰다. 홍수피해를 막고 전남 서남부 남악 신도시를 비롯한 9개 시군의 식수와 생활용수 해결이라는 명분으로 장흥 유치 일대에 건설된 탐진 댐, 이 억지스러운 인간의 창조물은 오만하게도 흘러가야 할 역사이자 영원히 남겨져야 할 아름다운 신화를 무참하게 수몰시키고 있는 것이다. 유치, 그러나 有治는 거대한 물의 횡포를 誘致(유치)해야만 하는 슬픈 운명이었던 것일까? 탐진 댐 수몰 지역 상류엔 신풍이라는 마을이 있다. 마을 사람들은 예로부터 수 백 년 동안 농사를 지었던 논밭을 품은 마을 앞 들판의 이름을 선창들이라 불렀는데 댐이 건설되면서 실제로 보트가 들고 나는 선창이 될 것이다. 또한 주암(舟岩)이라는 마을이 있다. 마을에는 마치 배처럼 생긴 큰 바위가 있는데 이를 두고 사람들은 마을 이름을 주암이라 했고 뒷산 산 봉오리 중의 하나를 돗대봉이라고 불렀다. 이 마을엔 사람들의 입을 통해 전해오는 전설이 있었다. “언젠가 이 마을에 엄청난 금은보화가 들어오는데 마을 사람들은 모두 부자가 되어 주암에 금은보화를 가득 싣고 돗대봉에 돗대를 달고 마을을 떠난다.”는 이야기가 오늘 날까지 전해지고 있었다. 사람들은 고향을 떠나면서 말했다. “옛날 어른들 이야기가 정말 맞아 떨어졌다.”고 하면서 옛날 사람들의 마을 지명에 대한 선견지명을 놀라워했다. 이 외에도 유치면의 대리, 수덕, 오복, 사미동, 신월, 송락봉, 단산, 송정, 노루목, 늑룡, 금사, 월천, 장터, 돈지. 덕산, 건동, 공수평, 갈두 등 이 정겨운 이름의 마을들은 지도에서 조차 흔적 없이 사라질 것이다. 지난 12월 15일 한국 수자원공사 탐진 댐 사업단은 11월 25일 담수 식을 하면서 지상에서 50cm 정도의 높이만큼 탐진 강물이 흐르도록 놔두었던 것을 20일 만에 강바닥까지 내리면서 물을 채우기 시작했다. 유치면 일대는 한 겨울의 차가움만큼이나 꽁꽁 얼어붙은 대지에 물이 채워지고 있다. 수자원 공사는 “금년 6월부터 남악신도시를 비롯한 9개 시군에 물을 공급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겨울 가뭄이 지속되면서 유입되는 물의 양이 작아 물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은 차질을 빚을 것 같다. 며칠 후면 일년 중 가장 큰 명절인 설이다. 머나먼 서울에서부터 10여 시간동안 차안에 갇혀 고향에 계신 부모 형제를 그리워하며 기쁘게 찾아왔던 귀성객은 간데없고 조상의 산소를 찾는 수몰민만 물속에 잠겨가는 고향을 바라보며 쓸쓸하게 떠나 갈 것이다. 지난 1991년부터 수몰 지역을 드나들며 기록했던 서글픈 사진들과 댐 반대를 외치다가 고향을 쫓겨 가며 울부짖던 힘없는 사람들의 아우성, 피비린내 났던 6.25 전쟁에서 힘들게 살아남았던 이야기들을 풀어 놓은 할아버지의 생생한 동영상을 보면서, 이미 저 세상으로 떠난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생각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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