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데일리 서프라이즈
2005/5/26(목)
[표명렬 컬럼] 강대국 공포심 버려야 强軍된다  

 

[표명렬 컬럼] 강대국 공포심 버려야 强軍된다
[데일리 서프라이즈 2005-05-08 13:52]    
표명렬 군사평론가
지난 4월 28일 윤광웅 국방장관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한 ‘2005년 국방업무보고의 핵심 줄기는 국방개혁에 관한 내용이었다.

프랑스식으로 개혁하겠다고 해서 여러 말들이 무성했지만, 민관군의 지혜를 모으고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법제화하여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프랑스의 방식을 참고하겠다는 뒤 설명이 있어서 더 이상의 논란은 없었다.

그간 역대정권 모두 국방개혁에 대해 주장들은 많았지만, 말로만 요란했을 뿐 결과는 용두사미 흐지부지 되고 말았던 경험을 거울삼아 이를 법제화하여 일관성 있게 추진하겠다는 방법상의 진전은 높이 평가할만하다.

그러나 무엇을 개혁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면 정작 그동안 국민들이 절실히 바라며 요구해 왔던 군 개혁에 대해서는 언급이 거의 없다시피 미흡하고 물리적 군사분야의 효율성을 고려한 국방발전책만을 담고 있어 군 개혁을 갈망해온 국민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이런 내용이라면 차라리‘국방개혁안’ 이라기보다는 ‘국방발전계획’이라 명명함이 더 타당했지 않았을까 싶다.

그나마 대통령이 “우리 군도 과거사에 대한 진상규명을 통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도록 거듭나야한다”는 진정한 의미의 군 개혁에 대한 주문이 있었음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국방장관은 ‘국방개혁’ 안을 보고했고 대통령은 ‘군대개혁’을 지시했다고 할 수 있다.

‘국방개혁’과 ‘군대개혁’은 그 어휘에서 풍기는 뉘앙스만큼 실재 내용도 사뭇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함으로서 막대한 비용이 수반되는 ‘국방개혁’이라는 거창한 이름에 눌리고 파묻혀 예산 없이도 가능하지만 못지 않게 중요한 ‘군대개혁’이 실종되지 않도록 붙들고자한다.

전자는 냉전체제 붕괴로 인한 안보환경의 대 변화와 고도로 정밀 첨단화된 무기체계의 눈부신 발달로 인해 군사전략과 군사작전에 관련된 군 구조와 조직, 제도 등 군사력 건설과 운영에 대한 일대 혁신이 불가피해짐에 따라 군사 강국 모두가 단행하고 있는 순수 물리적 군사분야에 대한 개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 분야의 업무는 주로 선진국에서 군사학을 전공한 전문가들이거나 해 분야에서 복무하여 전문적 경험을 쌓은 군 간부 출신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대부분 미국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에서의 국방개혁에 관한 연구 실적과 자료를 참고 활용하고 있으며 이론적 배경과 방법론 또한 그들의 것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때문에 우리 군만의 독특한 역사적 경험에 의한 내부적 문제로서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인적요소인 ‘군대문화개혁’에 대해서는 자연 관심 밖이 되어 거의 무뢰한들이나 다름없다고 할 수 있다.

실제 우리 ‘국방연구원’이 그토록 방대한 조직의 인적 구성을 갖추고 국방개혁에 대해서 나름대로 심도 있는 연구를 통해 참여정부의 정권인수위원회 단계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권위 있게 조언 건의하고 있는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다할 수 있지만 그곳 역시 군대문화개혁에 관해서 만은 불모지일 수밖에 없다.

선진국 어느 나라에서도 이런 문제를 다루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 분야에 대한 무지와 문제의식 없음에 대해서 계면쩍어 할 필요조차 없는 분위기다.

막강한 국방력을 갖추고 있는 선진 군사강국의 경우, 변화된 새로운 상황에 조응하여 안보 정책방향이나 관련제도를 전환하게되면 그 미치는 파급효과가 그야말로 혁명적으로 엄청 크기 때문에 이를 ‘국방개혁’이라고 표현함이 타당할 것이다.

하지만 아직 우리는 물리적 군사분야에 있어 혁명적 변화를 시도할만한 수준의 내용을 갖추고 있다 할 수 없다. 우선은 가장 바람직한 최선의 선택을 시도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국방개혁’이라 말하기보다는 그냥 ‘국방 발전 계획’이라 함이 더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이런 물리적 군사분야에 대해서는 과거부터 꾸준히 연구가 진행되어왔다. 70년대에는 70계획이 있었고 80년대에는 80계획 그리고 90년대 들어서서는 818계획이라는 이름으로 국방개혁차원의 연구가 추진되어왔다. 현 윤광웅 국방장관도 818연구 위원회의 일원으로 참여한 경험을 가지고 있어 국방개헉에 대한 남다른 신념과 식견을 갖추고 있는 탁월한 분이다. 당시 그는 국방개혁안을 법제화하여 일관되게 추진해야함을 뼈저리게 느꼈던 것 같다.

앞에서도 누누이 언급한바와 같이 우리 군이 역점 두어 개혁해야할 군 개혁의 주요 핵심내용은 이런 물리적 역량의 토대를 이루고 있는 군대문화의 개혁이다. 식민사관에 찌든 구 일본군 앞잡이들에 의해 잘못 뿌리내려지고 정권안보에만 눈이 어두워있던 군부 독재권력에 의해 왜곡 형성해온 파행적 군대문화를 뿌리뽑아 정상화하는 작업이다

사실 이러한 의식과 문화에 관련된 제도는 문민정부 처음 시작당시 단행 정리했어야하는데 기회를 놓침으로서 기득권 층의 저항력만 키워 문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어온 셈이다.

“군대란 본래 이런 것이야”라며 군대의 특수성을 빙자하여 당연시하며 받아드려 이어오고 있는 극단적 권위주의 문화와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군대라는 이름으로 무리함을 자행해온 불합리성을 씻어내는 일 등이 군대개혁의 일차적 과제이다.

그 구체적 내용을 보면 사병 인격무시, 생명경시, 고급간부 위주, 윗사람 비위 맞추기, 불필요한 겉치레 작업, 인권부재의 내무생활 관행, 그리고 무엇보다 조국과 민족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의 결여, 자주적 안보의식이 희박한 강대국 공포의 사대주의적 의식 등을 불식하는 일이 급선무이다.

그리하여 친일 독재 세력에 의해 빼앗기고 지워진 민족 정기를 되살리고 민족혼을 되찾아 민족적 자존심을 회복 군 생활에 대한 보람과 자부심을 일깨우고 인간존엄의 민주적 가치관을 보편화 군대 내에 정착함으로서 국민들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군이 변화되고 있음을 느끼고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한다.

‘군대 개혁’은 ‘국방개혁’과 달리 국회의 의견을 물어 국민적 합의를 도출할 필요가 없는 내용이다. 대대장이 대대훈련을 잘시키는 방법상의 문제를 국회에 물어볼 필요가 없듯이 국군 자체에서 해결해야할 너무나 당연하고 자명한 본연의 업무이기 때문이다. 시행하기만 하면 된다. 아니 반드시 실행해야만 한다. 국민이 국군 통수권자에게 위임한 권한 내의 중대 책임이기 때문이다.

군대문화 개혁은 국민들의 군에 대한 인식과 느낌을 바람직하게 형성될 수 있도록 군 자체를 바꾸는 군대사회 개혁작업이다. 그 결과는 우리 사회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국민들의 국가적 자존심과 자신감을 드높이고 공 조직문화와 회사조직문화를 새로운 열린 시대에 맞게 한 단계 높임으로서 선진국 진입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군이 되도록 하라!”는 국군 통수권자의 요구가 바로 ‘국방개혁’과 구별되는‘군대개혁’의 비전이요 지침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과거 독재시대처럼 민·군 협조 체제를 어떤 방식으로 구축하고 홍보를 어떻게 잘하고의 그런 차원이 아니다. 진실로 국민들이 좋아할 수 있는 군대로 그 성격과 모습을 바꾸어야한다. 물론 우리 군이 이런 분야에 대해서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결코 아니다. 서슬 퍼런 유신독재 하에서도 ‘정신전력’ 강화라는 이름으로 이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국방부에 “정신전력 연구위원회”가 구성되어 정신전력의 요소를 사기, 단결, 신념으로 설정하였다는 것 자체가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발상이었다.

물론 필자는 처음 시작단계부터 연구를 주도하여 정신전력학교를 설립하였고 정신전력 참모부를 구성하여 한국군 독자적 심리전력 교리를 갖추는 일에 진력했으며 간부교육에 역점을 두어 ‘대대장 반’ ‘연대장 반’ ‘장군 반’등 과정을 설립 고급간부들의 의식 개혁에 몰두했다. 군대문화 개혁은 간부들의 사고방식, 생각과 행위를 개혁함이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이다.

군대문화개혁이 이루어지면 군 복무를 마친 병사들이 인격적인 모멸감과 “설마 이렇게까지 불합리하고 이렇게도 목적의식이 희박하고 의미부여가 되 있지 않은 집단인줄은 몰랐다”는 배신감을 갖지 않게 될 것이다.

비록 죽을 고생은 했지만, 군대생활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평생 기억되게 될 것이다.“세월만 도둑 맞았다. 너무나 억울하다. 군 이대로는 안 된다.!”하는 한탄의 느낌을 해소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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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명렬 군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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