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
청년실업, 해결책은 없는가
대학 졸업시즌을 앞두고 접한 9급 공무원 공채 원서접수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다. 2125명 모집에 17만 8802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이 무려 84대 1. 특히 교육행정직의 경우 14명 모집에 7042명이 몰려 503대 1을 기록했다.
공직에 많은 젊은이가 응시해 우수한 젊은이가 공무원이 되는 것은 물론 바람직하다. 정부는 작은 것이 좋고 공무원도 그 수가 적은 것이 좋지만 유능하고 똑똑한 젊은이가 공직에 청신한 새 바람을 일으키는 것은 국민 모두가 바라는 바이다.
그러나 공직에 들어가려는 젊은이가 지나치게 많아진 것은 우리 사회 구조적 모순의 결과물이 아니겠는가. 참으로 씁쓸한 마음 금할 수 없다.
공무원 경쟁률 503 대 1은 청년실업의 심각성 반영
요즘 젊은 신랑감이 가장 선호하는 신부 직종은 초등학교 교사라 한다. 하위직 공무원과 군인의 경우 과거에는 신랑감으로 환영을 받지 못했지만 요즘은 꽤나 인기가 높다고 한다. 교원과 공무원의 경우 봉급 인상으로 일반 대기업에 비해서 월급이 차이가 나지 않는데다 정년이 보장된다. 퇴직 후 연금 수령액도 만만치 않다.
이태백과 사오정 그리고 오륙도라는 일반인과는 달리 공직 세계는 아직 별세계라는 것이다. 이에 요즘 대학가에서는 전공과는 관계없이 고학년에 올라가면 고시 등 공무원 시험을 보려는 대학생들로 도서관이 온통 만원이다. 경기 불황 여파로 대학은 절름발이가 되고 만 것이다.
물론 사회란 것이 숱한 모순 덩어리인 만큼 고시학원화하고 있는 대학과 500대 1을 넘는 공무원 시험 경쟁률 가지고 요란하게 떠들 필요는 없는 것이라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대학의 고시학원화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고 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하늘을 찌를 듯 치솟고 있는 만큼 그 대책 마련이 시급함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공무원의 경우 어느 직종 보다 고용이 보장되어야겠지만 ‘철밥통’이라는 세간의 인식은 불식되어야하겠고 국민연금과 공무원 연금간 격차도 장기적으로 검토되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503대 1’을 보면서 우리가 걱정할 것은 청년실업의 심각성이다. 서울 부산 대구 인천 등 대도시의 큰 길거리를 돌아다니거나 다방에 들어서면 도처에서 청년백수를 볼 수 있다. 도서관 등에서 취직시험을 몇 년 째 하다 이제는 아예 구직을 포기한 청년도 부지기수다. 정부에서는 일자리 창출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소리높여 외치고 있으나 지방대 학생 등은 “원서낼 곳도 없다”며 아우성치고 있다.
지난해 청년실업자수는 39만명이다.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이다.
취업도 실업도 아닌 통계의 사각지대에 방치된 ‘잠재실업자’까지 합하면 20대 청년 10명 중 두세명은 ‘백수’인 것이 현실이다. 사무자동화와 국내기업의 해외이전도 그 이유가 되고 있으나 경기침체에 따른 일자리 감소로 청년실업은 이제 장기적인 현상으로 굳어져 가고 있다. 청년실업은 이제 구조적인 문제로 그 해법이 잘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정부나 기업이 이 문제를 ‘나 몰라라’할 수는 없다. 청년백수는 가장 큰 사회불안 요소의 하나로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정치사회적 안정은 기대하기 힘들다.
- 중소기업 살려 취업문 넓히고 대학 구조조정 서둘러야
여기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일자리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이 활력을 찾을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고 사회가 뒷받침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의 법인세율을 인하하고 중고기계투자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등 지원을 강화해 중소영세기업이 돌아가게 해야 한다.이럴 때 젊은이를 위한 일자리는 마련되는 것이다. 말로만 중소기업을 지원해서는 안된다. 20대의 일자리를 위해서도 중소기업을 살려야 한다.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교육개혁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대학과 기업간 계약교육 확대, 실업고와 기업간 취업협약 체결, 외국학교 허용 등 교육시장 조기개방 등도 청년실업 해소에 다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대학구조조정이다.
1980년대 이후 정부는 무책임하게 대학생 수를 늘려왔다. 그 결과 3D업종을 기피하는 대학졸업생들은 백수가 되기 십상이었다. 3D업종의 경우 외국인이 취업해 새로운 사회문제를 야기시키기도 했다. 정부는 대학간 통폐합을 과감하게 유도해 대학생 수를 대폭 줄여야한다. 그리하여 자기 적성과 실력 학력 수준에 맞게 취업하는 사회분위기를 만들어야 청년백수를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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