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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3/5(토)
[기고] 신자유주의와 환경문제 (2004.3) [펌]  
[기고] 신자유주의와 환경문제 (2004.3)

2004. 3. 2  경인교대신문 제442호


며칠 전 국회는 결국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을 통과시켰다.
농민들이 아무리 국회 앞에서 몸을 던지면서 애원하며 시위를 해도, 모든 언론은 농민 몇 명 살리자고 공산품을 팔아서 버는 엄청난 잠재적인 국익을 훼손할 수는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고, 결국 우리 농업은 또다시 첨단산업을 위해서는 기꺼이 맞바꾸어야 할 사회적 희생양이 되어버렸다.

생산된 농산물이 갖는 가치 뿐만 아니라 농업이 만들어내는 여러 가지 부수적인 환경적 가치와 식량안보의 가치를 생각한다면 분명히 그런 단순무식한 계산은 나오지 않았을 터인테, 이는 시장에서 교환되지 않는 가치들은 깡그리 무시된 결과이다.
게다가 칠레산 과일이 우리 시장에서는 값싸게 거래되지만, 이는 그 속에 계산되지 않은 각종 환경적 문제들(칠레에서 재배시 농약의 남용과 그로 인한 칠레 농민의 건강 및 환경의 파괴문제)과 지구 반바퀴를 날아오는데 드는 에너지 등이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멕시코가 1994년 미국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맺고 난 후, 미국의 대농장에서 재배되는 값싼 옥수수가 멕시코의 옥수수 재배 소농들을 파멸시키면서 결국 멕시코 농촌사회가 파탄나는 결과를 가져왔던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였다.
정부의 엄청난 보조금과 함께 수입된 멕시코 석유를 엄청나게 소모하면서 재배되는 미국의 옥수수가, 시장에서는 멕시코 소농들이 노동집약적인 전통적인 방식으로 생산하는 옥수수보다 더 싸기 때문이다.

시장가격 측면에서 ‘비교우위를 갖는’ 멕시코의 석유와 미국의 옥수수가 FTA 체제 하에서 맞교환되면서 발생한 비극이다. 신자유주의의 확산과 더불어 FTA가 앞으로 더욱 확대되면 될수록 전세계적으로 이런 문제들은 더욱 첨예해질 것이다. FTA를 단순히 농업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전세계적인 차원의 환경․생태문제로 보아야 하는 이유이다.

문제는 FTA 뿐만이 아니다.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새만금 간척사업이나 경인운하 건설공사, 도시순환고속도로 건설공사 등 각종 환경파괴적인 거대 개발사업들은 계속되고 있는 한편, 환경과 노동규제가 사실상 무력화되는 경제자유구역이 설치되고 전국적으로 각종 환경규제와 토지이용규제가 되려 느슨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청계천 복원사업 같이 겉으로는 생태적인 척 하지만 실제로는 도심재개발 이익을 챙기기 위한 목적으로 청계천 주변 상인들을 무자비하게 쫓아내기도 한다. 이러한 최근의 개발지향 경향을, 전세계적인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조응하는 “新개발주의”라고 부르기도 한다.

60-70년대 개발주의 정권과 비교하면 (말로는) 환경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내세운다든지 해서 좀 세련화되긴 했지만, 그 속에 들어있는 개발지향적 본질은 다를 바가 없다는 의미에서이다. 자본의 이익을 위해 자연과 환경은 상품화되거나 필요없으면 무시되고, 자연과 환경문제가 갖고 있는 사회적 ‘공공성’은 심각하게 훼손된다. 그러면서도 환경을 말하는 저들의 입은 정말이지 가증스럽기 그지 없다.

신자유주의 세계화 속에서 우리가 살아남기 위한 방도로서 더욱더 신자유주의적인 성향을 내재하고 있는 동북아 중심국가론과 국민소득 2만불론이 다시 우리 사회의 핵심 화두가 되고 있다.
그 속에서 그동안 공들여 쌓아왔던 환경에 대한 관심은 껍데기만 남은채 점점 희석되고 있다. 앞으로 점점 더 강도가 더해갈 노동자와 농민에 대한 탄압은 물론이거니와, 우리가 숨쉬고 발딛고 있는 모든 환경과 자연 또한 비슷한 운명에 놓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그런 목표를 달성하는 것도 요원한 일이겠지만, 우리 사회의 소수자들(부안 군민들, 그리고 농민 등)이 모두 배제되고 우리의 국토환경과 민중들의 건강이 망가져 가는 가운데 달성되는 국민소득 2만불 사회는 도대체 누구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 정말 궁금해진다.



2004/05/05 01:2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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