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문화일보에서 2005/2/13(일) | |
<포럼>국책사업, 민주 절차 따르라 <포럼>국책사업, 민주 절차 따르라 [문화일보 2005-02-11 12:35] ‘신 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 조치법’에 대한 헌법재판소 의 위헌결정에 이어 새만금사업 취소신청 거부 처분에 대한 서울 행정법원의 취소 판결이 잇따르자 여당 일각에서는 사법부에 대 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또,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터널공사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재실시가 결정되자 국책사업의 잇단 제동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달리 정부는 이에 대응하 여 대규모 개발과 관련한 계획수립 단계에서부터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계획의 적정성과 입지의 타당성을 미리 검토하기로 했다는 긍정적인 소식도 들린다. 국책사업을 둘러싼 갈등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는 국 책사업들이 선거공약 사업이라는 점, 둘째는 이해관계가 상반되 는 집단 간의 갈등이 야기됐다는 점, 셋째는 시민단체들의 역할 이 두드러진다는 점, 넷째는 소송에 의지하고 있다는 점이 그것 이다. 사태의 발단은 국책사업들이 사전 검토나 의견수렴 과정이 충분하지 못한 상태에서 선거공약에 의해 조급하게 추진됐던 것이 므로 사회적 갈등의 해소를 위해서는 공약규제법이라도 만들어야 할 판이다. 게다가 집단 간의 대립이 시민단체의 활동에 의해 보다 조직화되고 전문화된 형태로 나타났으며, 상호 간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법정투쟁을 불사하고 있으니 참으로 풀기 어려 운 문제가 됐다. 그런데 국책사업을 둘러싼 이러한 문제들은 한국 사회의 새로운 현상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국책사업을 둘러싼 갈등은 집단적 이익 내지는 공익을 위한 갈등이자 절차적 민주주 의를 요구하는 갈등이며, 국가의 활동에 대한 법의 지배를 요구 하는 갈등이라는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책사업 의 원만한 추진을 위해서는 민주화된 한국 사회의 특징을 먼저 이 해해야 할 것이다. 현대 민주사회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오히려 불필요한 저항 을 하게 되면 사회적 갈등을 더욱 지속시켜 결과적으로 국책사업 을 더욱 지연시키는 부작용을 가져오게 된다. 그런데 불행히도 정부는 사법적 결정 이후 사업의 타당성을 신중히 재검토하기보 다는 반대논리가 만만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의 정당성에 대 한일방적 홍보에 주력함으로써 객관적인 공익의 실현자와 중립적인 조정자의 위치가 아닌, 분쟁의 당사자 지위로 전락한 게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심지어 새만금 사업이나 경부선 고속철도 사업과 같이 현 정부의 공약사업도 아닌 과거 정부의 공약사업에 대해서까지 원 계획 추진 일변도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결국, 대립하는 이해집단 간의 어느 한쪽에 가담해 버리거나 편파적인 공청회와 환경영향 평가에 대한 시비가 계속되는 등 절차적 민주주의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데도 밀어붙이려는 인상을 준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더욱 염려되는 것은, 현대 법치주의에 대한 정부 여당의 이해부 족이다.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가의 활동은 자의적으로 행사 될 수 없다. 헌법과 행정법에 따라 활동해야 하며, 점점 더 정교 해지며 엄격해지고 있는 헌법재판과 행정재판에 의한 통제를 받 아야 한다. 하지만 오늘날 세계 민주국가의 공통 현상인 현대법치주의의 이 러한 의의를 망각하고 위헌결정이나 위법판결을 받고도 국책사업 에 대한 진지한 재검토를 하지 않고 단순한 절차적 정당성에 대 한 판단만으로 축소 해석하면서 원 계획의 내용을 사실상 재추진 하려는 형식적 법치주의의 태도를 보여 주고 있다. 더 나아가 법 관의 판단에 대해 ‘월권’ 시비를 하기도 했다. 법관은 국민여론 을 바탕으로 헌법과 행정법에 나타난 공익을 해석하여 재판하는 것이므로 정부 여당은 재판부를 상대로 불만을 표시할 게 아니라 국민 여론의 지지를 받도록 진지한 공을 들여야 할 것이다. [[이광윤 / 성균관대 법학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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