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강원도민일보
2004/9/21(화)
[사설] 철원으로 향한 여야의 시선  

"철원으로 향한 與野의 시선"     강원도민일보 사설

엊그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어제는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이 철원을 방문했다.

최전방 부대를 위문하는 길에 곁들여 민심도 살펴보겠다는 형식이지만, 실상은 그 반대였을 것이다. 군수 보궐선거를 앞둔 철원은 주민 본의와는 관계없이 지금 정치 1번지로 부상하고 있다.

여당은 이번만은 밀리지 않겠다는 비장한 각오이고, 야당은 총선 우위를 수성 하겠다며 서로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여야가 과거 발끝도 안보이던 철원 땅에 왜 정성을 드리고 있는지는 주민들이 먼저 알고 있는 것이다. 여야 대표의 잇단 방문에 대해 주민들이 치를 선거에 중앙당이 먼저 불을 지피기냐는 볼멘 소리가 나오는 이유가 따로 있지 않은 것이다.
 
기왕에 먼 오지까지 찾아와 주민들의 손을 잡았다면 과연 철원 사람들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를 경청하는 것부터가 순서다.

먼저 방문한 박대표는 지역의 경기부양을 위해 100만 평 규모의 공단유치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북한주민이 비무장지대를 통해 그 공단으로 출퇴근하도록 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마치 지금 서울에서 개성공단 건설현장 관계자들이 비무장지대를 통해 출퇴근하다시피 하는 상황을 연상케 하는 구상 대목이다.

이의장도 경원선복원추진위원들을 만나 경기도 신탄리에서 잘려있는 그 철도를 곧 철원까지 연결해 줄 것처럼 말했다.

'100만 평 공단'이든, 경원선 복원이든 철원사람들이 바라마지 않는 숙원이자 현안인 만큼 지역주민에게 희망을 주는 것은 나쁠 것 없다.
 
그러나 문제는 민심을 빤히 읽듯 한 그런 인기성 발언이 곧 닥칠 선거에서 군수후보의 공약이 되고, 결국은 과열선거의 원인이 될뿐더러 한편으로는 지역정서의 버블이 되고, 땅 장사들의 투기 소재가 된다는 것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당대표들이 그토록 철원에 애정을 뒀다면 이제서야 그런 구상을 내놓을 리 없으며, 굳이 찾아와서 당의 구상과 의지를 밝히는 '선심'을 쓰지도 않는다는 것을 주민들이 손바닥 들여다보듯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결국 여야는 철원 주민들과의 진실게임에서 당리당략적 차원의 애정표출을 하고 있다는 사실만 노출시키고 있는 셈이다.
 
굳이 철원 한숨소리의 진원지를 색출한다면 강원도에서도 멀고, 서울에서도 멀다는 그 고립감일 것이다.

강원도에서도 변방 취급을 받고, 서울로부터는 그 많은 수도권 혜택이 도계(道界) 하나 때문에 오지 않는다는 뜻일 게다.

오죽하면 경기도로 편입시켜 달라는 주민 운동이 일어나겠는가. 여야 대표들이 기왕에 철원까지 행차를 했다면 바로 그런 소리를 청취해 실현 가능한 얘기로 그 '고립증'의 처방을 내렸어야 했다.  
 

기사입력일 : 2004-09-21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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