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삶과 꿈
2004/7/25(일)
미국 선거전략가 딕 모리스(클린턴대통령)  

美선거전략가 딕 모리스 | interview/memoir 2004/07/07 17:00  

http://blog.naver.com/les130/80003831472

 
[화제의 강연]美선거전략가 딕 모리스



            고려대 특별 강연  



“vote.com이 세계의 정치를


바꾼다”



딕모리스. 미국 아칸소주 법무장관이었던 빌 클린턴을 아칸소 주지사에 당선시켰고, 1992년에는 마침내 미국 대통령에 올려놓은 1등 공신이다.
그는 1996년 클린턴이 재선할 때도 선거총책임자였으며 올해 당선된 폭스 멕시코 대통령의 선거도 지휘했다. 그런 그가 (주)이프레지던트 초청으로 한국에 와서 10월7일 고려대에서 ‘미국대선과 전자정치(E-politics)’에 관해 강연했다.



최영재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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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 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터넷에 관해 얘기하기 전, 여러분에게 흥미가 있을 미국의 정치체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먼저 잠깐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미 정치체제, 견제와 균형, 입법, 사법, 행정부 등에 대해서 말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민주주의에서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느냐 하는 것입니다. 국가가 새 문제에 직면했을 때, 공화당과 민주당은 이 문제를 안건으로 채택합니다. 그리고 양당은 이 문제의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토론하고 논쟁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그러면 미 국민은 양당 의견을 모두 들어본 뒤에 결론에 도달합니다.

그러나 그 결론은 결코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습니다. 다만 양측 의견 중 최선의 것만을 선택, 조합해 제3의 결론을 냅니다. 여기서 50~60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발생했던 미국의 역사적 사건들에 대해 말씀드리기로 하죠.

1930년대 미국이 과연 외국의 정치 상황, 예를 들면 극동 지역이나, 유럽 정치 상황에 개입해도 되는지의 여부를 묻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상관할 바가 아니라면서 개입에 반대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개입해서 사람들의 자유를 위해 싸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이 문제를 두고 열띤 논쟁이 벌어졌으며 미국이 좋든 싫든 개입을 해야 한다는 쪽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이번에는 공산주의의 위협이 미국의 문제로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진보주의자들은 공산주의가 좋은 체제이니 소련과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공산주의는 끔찍한 체제니 전쟁을 통해서라도 뒤집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우리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소련은 그렇지 못하니 소련에 핵무기를 투하하자고 주장했습니다. 동부 유럽에서 공산주의를 몰아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러한 논쟁의 결과로 우리는 봉쇄정책을 채택했습니다.
그 후 50년 동안 지속되었던 이 정책은 공산주의를 공격하거나 전복하려는 시도를 배제했습니다. 공산주의 체제는 그 자체 결함으로 붕괴하고 말 것이기 때문입니다. 공산주의 체제의 결함 때문에 러시아와 중국을 비롯한 여러 공산국가는 변화의 노선을 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1960년대 미국은 민권과 소수인종 인권이라는 새로운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이들이 권리를 누릴 자격이 없다고 주장한 반면, 어떤 이는 그들의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팽팽히 맞섰습니다. 그런 논쟁의 결과,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즉, 소수인종뿐만이 아니라 여성, 동성애자, 장애인 등 모두가 평등한 권리를 누릴 자격이 있음을 인정한 것입니다.

1991년과 1992년 경제 사정은 매우 악화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정부는 세금을 올려야 했고, 정부의 역할도 한층 강화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보수주의자는 정부의 지출이 지나치게 많다는 것을 들어 세금을 낮추고 정부 지출을 줄일 것을 주장했습니다. 여기서 도출된 결론은 세금은 올리되 정부 지출을 줄임으로써 재정적자를 줄여나가자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했고, 좋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러한 역사를 통해 미국이 얻은 것은 의견이 맞서는 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이를 통해 합의점에 도달하는 정신입니다. 그리고 또 새로운 토론을 시작하는 것이죠.
독일의 역사 철학자인 프레드릭 헤겔은 “역사는 정과 반의 반복적 대립을 통해 합을 도출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고 말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제가 말하는 논쟁이라는 것입니다.




논쟁 통한 합의 도출이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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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민주주의의 성공열쇠는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민주주의적 절차를 거쳤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일단 도출된 합의안에 대해선 모두가 잘 따라주었던 것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이 합의점은 양분된 의견 중 최선의 것을 반영한 것이었습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있는 삼각형은 헤겔의 삼각형 또는 “트라이앵글레이션”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제가 미국 정치를 설명하기 위해 도입한 것입니다만, 제 이론은 아닙니다. 헤겔의 이론이죠. 정말 민주주의는 이 이론처럼 발전해왔습니다.
한국이 새 문제에 직면했다고 가정할 때,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
그리고 어떻게 반대할 것인지를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 문제를 해결할 때 창의력을 발휘하거나 자신만의 의견을 개진해 나가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정치적 의사를 결정할 때 이미지나 인기, 슬로건에 휩쓸리지 마십시오. 오로지 토론이나 논쟁을 통해서 한국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해보십시오. 모든 토론이 끝나고, 한국인들이 결론에 도달한 게 분명해 보일 때 “합”이 도출되는 것입니다.

한국은 지금 이런 상황에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북한을 폐쇄사회에서 끌어내 주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들은 북한도 변화를 원하고 새로운 국가로 거듭나고 싶어한다고 말합니다. 가난하고 굶주린 북한을 원조하고 우호관계를 맺어나가면 궁극적으로 통일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다시 한 형제 자매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반면, 북한은 남한을 속이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들 주장에 따르면, 북한은 군사력을 계속 유지하고, 핵무기 개발에 온 힘을 기울일 것이며, 남한에서 받은 재정원조금을 남한을 배신하는 데 사용할 것입니다. 북한으로부터 확실한 약속도 받아내지 않고 북한과 협력하는 김대중 대통령은 한마디로 매우 어리석은 사람이라는 거죠.

  이 상반된 두 견해를 두고 뜨거운 논쟁이 오고갈 것입니다. 이것은 건전하고도 참 좋은 현상입니다.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이기 때문입니다.

6개월이나 1~2년 동안 이에 대한 논쟁이 이뤄진 뒤, 결론에 도달할 것입니다.
아마도 우파는 북한으로부터 안전에 대한 확약을 받고 싶어할 것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 동포임을 감안해 북한이 원조를 계속 받길 바랄 것입니다. 그렇게 합의점에 도달하면, 또 다른 문제에 직면할 것입니다.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는가 하는 것입니다.

오늘 제가 다룰 주제는 인터넷입니다. 인터넷은 세계의 모든 것을 바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정치와 정부를 바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맨 처음 미국이 건국되었을 때 일부 사람들은 초대 재무장관이었던 알렉산더 해밀턴이 이끄는 소수 부자들이 나라를 다스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지 워싱턴은 그 견해에 찬성했습니다.
그러나 토머스 제퍼슨과 제임스 메디슨은 이에 반대했습니다. 국민이 정할 수 있도록 민주주의를 도입, 일반 국민에게 투표권을 주자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그들은 이겼고, 그 결과 오늘날의 민주주의를 우리가 누리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에 대해선 제퍼슨과 메디슨도 견해가 달랐습니다. 제퍼슨은 “개인이 직접 결정할 수 있도록 하자”고 얘기했습니다.




미래에는 인터넷으로 정치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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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퍼슨은 “국가의 모든 문제를 모든 사람들이 함께 모여 직접 결정할 수 있도록 하자”고 얘기했습니다. 이에 반해 메디슨은 그런 직접 정치는 효율적이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보다는 강력한 중앙정부가 필요하다고 역설했습니다.
수천 마일 멀리 흩어져 사는 300만 명의 사람들을 한 자리에 모아 직접 결정을 내리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제퍼슨은 동의했습니다.
비록 직접 정치가 가장 이상적인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각 지역의 대표들을 뽑아 의회로 보냄으로써 그들이 그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도록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로부터 100여 년 후인 1900년대, 많은 사람들은 의회 의원들이 의사를 결정하는 방식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대기업, 부유한 자, 은행과 업계가 대통령, 상하 양원 의원 모두를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민들이 직접 이러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한 몇몇 주가 주민 발의안에 관한 법률을 통과시켰습니다. 이 법률에 따르면, 그 주의 주민은 발의안을 작성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서명이 충분히 확보되면, 그들은 이 문제를 투표에 부칩니다.

그러면 모든 주민들이 이 투표에 참여해 채택 여부를 결정합니다. 주민들은 의회나 정부, 입법부 입장을 개의치 않습니다.
이 시스템은 아직도 미국에 존재하며 총 50개의 주 중에서 27개의 주가 주민 발의안 제도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캘리포니아의 주의 경우, 20년 전 세금이 지나치게 계속 인상되자 주민들은 세금 인상 상한선에 관한 주민 발의안을 채택했습니다.
이는 주 정부가 어떤 선 이상으로는 세금을 인상할 수 없게 만든 것입니다.
이 발의안이 통과하자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이를 따라야 했고, 이 법안은 지금까지도 캘리포니아에서 매우 잘 지켜지고 있습니다.

인터넷은 위와 같은 종류의 정부를 미국, 한국, 일본 등 세계 모든 국가에 세울 것으로 믿습니다. 미래에는 인터넷 투표를 통해 사람들은 의사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의 모든 국회, 의회는 인터넷을 통해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바에 귀를 기울이게 될 것이고, 우리가 의사를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이를 실현시키기에 역부족입니다. 왜냐하면 아직까지도 인터넷을 사용할 줄 모르는 인구가 많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이런 면에서 매우 앞선 국가 중 하나입니다.
한국은 전체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고, 일본은 한국보다 약간 뒤진 20%, 미국은 한국보다 높은 약 50% 이상의 국민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만간 모든 인구가 인터넷을 사용하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앞으로는 여러분이 인터넷을 사용하기 위해 컴퓨터를 사야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일본인들이 인터넷 매체로 많이 활용하고 있는 이동통신이나 호출기, 텔레비젼을 통해서도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TV의 경우 리모콘으로도 여러분은 쉽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가 정치인들을 신뢰할 이유가 사라집니다. 정치인들이 우리의 의견을 대변해 의사결정을 하도록 내버려 둘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우리 의견은 우리가 직접 결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치인들이 우리에게 우리의 의견을 법제화할 능력을 허용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한 법안을 통과시키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치인들은 단지 국민들이 인터넷을 통해 투표를 할 수 있도록 해주고, 그 투표결과를 존중하겠다고 약속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아마도 그 결과를 존중하지 않을 것이고, 그리 쉽게 자신들의 권력을 내 놓으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럴 경우 여러분이 해야 할 일은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여러분의 의견을 투표를 통해 펼치기만 하면 됩니다.

여러분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 정치인은 다음 선거 때 탈락시키면 됩니다.
이를 통해 정치인들은 여러분의 의견을 존중해야 하고, 좋은 싫든 여기에 동의해야 한다는 것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물론 여러분도 이 과정에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다음 번에는 다른 결정을 내리면 됩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의사결정을 할 자유와 그로 인한 실수를 바로잡을 능력을 계속 유지하도록 해야합니다.




vote.com이라는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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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하고 있는 일은 여러분들의 도움을 많이 필요로 합니다. 저는 www.vote.com이라는 웹사이트를 개설했습니다.
이 사이트에서 저는 한국의 여러 가지 정치 사안들을 띄워놓고 네티즌들의 의견을 투표를 통해 수렴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김대중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해야 하는지, 아니면 게이라는 이유로 TV 출연을 모두 정지 당해야 하는지 등입니다.

저는 여러분이 vote.com에 매일 접속해 투표를 통해 여러분의 의견을 펼쳐주시길 바랍니다. 그러면 우리는 김대중 대통령이나 한나라당 총재, 민주당 총재 및 사회 각계 각층 인사들, 정책 결정자들에게 여러분의 이름으로 전자메일을 보냅니다.
여러분이 ‘예’, ‘아니오’란에 클릭하면, 여러분의 실명이 아닌, 이메일 주소로 그들에게 편지가 가게 됩니다.
우리가 여러분에게 묻는 유일한 정보는 바로 이 이메일 주소 한가지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수십 명, 수백 명 아니 수십만 명이 이 사이트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한다면, 한국에 지금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시킬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여러분은 투표에 참가할 것이고, 또 어떻게 투표를 하는지 알 것이고, 그리고 정치인들도 여러분이 어떻게 투표할지 알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정치인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알고 있습니다. 이것은 정치인들이 책임감을 갖고, 여러분의 의견에 귀기울이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한국에서도 곧 실현될 테지만, 미국엔 대학의 여러 가지 문제들에 관해 대학생이 투표하는 제도가 있습니다. 물론 대학생들은 모든 국가적 사안에 대한 투표에도 참여합니다.
미국 전역을 통해 대학생 투표는 별개로 진행됩니다. 대학 보건소에서 피임약을 다뤄야 하는지, 대학 교내 경찰이 학생의 마약 소지를 발견했을 경우 이 학생을 처벌 목적으로 사법당국에 넘겨야 하는지, 이런 문제들은 미 대학교 학생들에게 매우 중요한 사안입니다.

저는 한국 vote.com 사이트를 통해 한국에서도 이를 이룰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스포츠, 연예, 경영, 기술, 환경, 게이, 가족 등 각 분야의 중요한 문제들에 대한 투표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서비스는 한국어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사이트에 대한 광고를 게재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여러분이 재미난 유머를 친구들에게 보내주듯 저희 사이트를 친구들에게 소개해 주기 바랍니다. 이렇게 입에서 입으로 전달된 미국의 vote.com 사이트에는 1600만명 이상의 네티즌이 투표에 참여하고 있으며, 가입자 수는 110만5000명입니다.

지난 주 미국에서는 대선주자 토론이 있었습니다. 모든 전문가들은 고어가 이 토론에서 우세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vote.com 사이트에선 토론에서 누가 우세했냐는 질문에 16만5000명이 투표에 참가해 부시가 우세했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부시도 토론에서 아주 잘했다는 분위기를 만들면서 고어 판정승을 내린 전문가들을 한 발 물러서게 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고어가 우세했다는 말을 접어넣고 대신 부시와 고어가 비슷한 수준의 토론을 펼쳤다거나 부시가 오히려 잘했다는 평가를 하게 됐습니다.

이는 그들의 마음이 바뀌었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vote.com을 통해서 보여준 여론의 힘에 밀렸기 때문입니다.
때로 민주주의는 그 체제 내의 특정이익에 밀려 극단적 방향으로 나아가기도 합니다. 그럴 때 이를 중간으로 되돌릴 힘이 필요한데, 저는 vote.com이 그런 기능을 잘 수행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인터넷 통해 글로벌 민주주의 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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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1997년 말 빌 클린턴 미 대통령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바로 한국이 환란위기를 겪고 있을 때입니다. 원화가 폭락하고, 국제통화기금이 구제금융 제공 조건으로 한국 경제의 근본적 개혁을 요구할 때였습니다.

당시 클린턴 대통령은 저에게 “나는 한국이 겪어야 하는 이 모든 상황이 무척 싫다. 우리는 한국의 실업률을 낮춰야 하고, 한국내 외자유치를 위해 해외기업의 한국 기업 인수를 장려해야 하고, 그로 인해 한국은 결국 경제 식민지가 되고 만다.
이런 모든 것이 세계 경제를 위해 바로 내가 해야할 일들인가?”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런 상황을 묘사하면서 몇몇 단어를 더 사용했는데, 공개석상에서 언급하기는 좀 곤란하군요. 하여간 대통령은 매우 화가 났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에게 “문제는 전세계가 민주주의 체제를 갖추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금융시장은 민주주의 체제를 갖추고 있습니다.

금융시장에서는 매일 수십 조 달러 규모의 외환 거래가 일어납니다. 시장이 김대통령의 정책에 동의하면 원화가치는 상승하고 그렇지 않으면 원화는 떨어집니다.
돈으로 투표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금융시장에는 국제통화기금, 세계은행, 세계무역기구와 같이 그런 압력을 행사하는 기구가 있습니다.
한국인은 한국의 대통령을 선출할 수 있고, 우리는 미국의 대통령을 선출할 수 있지만, 세계은행이나 국제통화기금의 총재를 뽑을 수는 없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클린턴 대통령과 대화한 후, 저는 미국에서 vote.com이 성공한다면 2~3년 더 노력해 세계 각국에서 이 사이트가 성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세계 모든 사람들이 투표할 수 있고, 그들의 의견을 나타낼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그러면 “세계은행이 지구 환경 보존을 위해 제 역할을 충분히 담당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와 같은 질문을 던질 수도 있게 될 것입니다.

이에 대해 우리는 유럽, 인도, 러시아, 동아시아, 한국, 일본, 미국, 중남미, 북미, 아프리카 사람들이 투표에 참가해 그 중 3억9600만명의 응답자가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고, 1억1000만명만이 “그렇다”고 응답했다고 말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 투표결과는 세계은행에 전달될 것이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세계은행이 환경문제와 노동기준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도록 만들 것입니다.

제가 틀릴지도 모릅니다. 제 말을 듣지 마십시오. 여러분 고유의 결정을 내리고 자신의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한번 따라 해보십시오.
이게 제가 여러분에게 원하는 것입니다. 제가 이 자리에 온 이유는 한국에 글로벌 민주주의를 조성하는 데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 자리에 계신 110~120여 분이 2~3000명에게 vote.com을 이용해 투표해 참여하도록 유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중요한 사안에 대한 투표가 있을 때 여러분에게 이메일을 통해 알려드릴 것입니다. 그러면 여러분은 사이트를 방문해 투표에 참여해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이를 주위 친구들에게 권유 해주시고 또 그 친구들은 그 주변 친구들에게 권유해서 알려주기를 바랍니다.

인터넷의 윤리는 어떤 강력한 전달 매체가 우리에게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얘기해주고 광고하는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 인터넷 검색을 통해 우리가 해야할 일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저는 여기에 작은 씨앗 하나를 심어 크고 무성한 나무로 키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 나무가 글로벌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또 하나의 작은 씨앗의 역할을 담당할 뿐만 아니라 이제 이 나라에 싹트고 있는 지도부의 대응력과 자발적 참여를 도출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3년 전인 1977년 클린턴이 미국 중부에 있는 아주 작은 주인 아칸소주 주지사 선거에 처음 출마할 당시 저는 그와 함께 일했습니다.
당시 그와 나는 서른살 동갑으로 함께 정치를 배웠습니다. 저는 그의 첫 번째 정치자문이었고, 그는 저의 첫 번째 의뢰인이었습니다.




77년에 클린턴을 처음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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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0년대 대부분을 우리는 함께 일했습니다. 그리고는 각자의 길을 갔죠. 그러다 1992년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때, 의회는 공화당이 장악하게 되었습니다. 왜냐면 당시 미국인들은 클린턴이 너무 진보주의적이고, 세금을 지나치게 올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때 다시 도움을 요청하며 저를 백악관에 불러들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1995,6년 동안 그의 옆에서 대통령 재선을 돕기 위해 일했습니다. 여기서 저의 임무는 어떻게 하면 현직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할 수 있는지를 알아내는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대통령이 힘을 가질 수 있고, 재선에 성공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었습니다. 미국에는 “레임덕(권력누수현상)”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즉 정권 말기에 권력이 약화되는 현상을 일컫는 말입니다. 권력 말기쯤 되면 사람들이 좀처럼 대통령의 말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습니다. 이것이 바로 클린턴이 우려하고 있는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대통령에게 그의 재선 성공여부는 바로 ‘공화당을 움직일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당시 공화당은 자신들이 매우 중요하다고 여기는 사안들이 전혀 해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일종의 좌절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미국에는 강간, 살인, 도둑 등 많은 범죄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공화당은 강경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한 반면 민주당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그리 많지 않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복지수당에 의존해 살고 있습니다.
전체 인구의 14%가 빈민층이고, 1000만명 내지 1200만명이 복지수당 수혜자입니다. 한번 수혜자는 영원한 수혜자인 양 가난을 대물림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우리 엄마도, 우리 할머니도 생활보호 대상자니까 나도 그 복지수당을 받게 될거야. 그러므로 나는 학교 갈 필요 없어. 배울 필요 없어”라고 말하고 다닙니다.




클린턴 재임기간 내내 정치 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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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한편, 민주당은 지속적으로 재정을 지출할 것을 요구하고, 공화당은 재정 지출을 줄일 것을 요구했습니다.
당시 미국은 엄청난 재정 적자에 시달리고 있었으며, 이는 미 경제를 주름지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기업이 대출을 받기위해 은행에 가서 “저는 수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해 낼 수 있는 새 공장을 지으려고 하는데 돈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했을때, 은행측에서 “죄송합니다만 그럴수가 없군요. 대신 저희는 정부에 돈을 빌려주었습니다.
정부로부터 돈을 대출받지 못하면 파산할 지경에 이르렀거든요. 그리고 정부가 일반 기업보다는 더 안전하거든요”라고 대답하는 상황이 된다면, 그러한 경쟁상태에서는 고용창출을 이루어 내지 못할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대통령에게 드린 조언은 “세상에 민주당의 문제니 공화당의 문제니 하는 것은 없습니다. 다만 미국의 문제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그리고 미국의 문제에 직면했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모두가 협력해야만 합니다.
대통령께서는 공화당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민주당의 방식을 사용해야 합니다. 공화당은 범죄에 대해 불평하고, 민주당은 재정 지출을 원합니다. 그러니 경찰공무원 10만명을 추가 고용하는 데 돈을 사용십시오”였습니다.

민주당은 총기 규제를 통해 총기류 취득이 까다롭게 되길 원하는 반면, 공화당은 이에 반대했습니다. 어쨌건 총기규제법은 통과되었고, 신변 보호용 총기류 구입을 위해서도 기다려야 하고, 정신병원이나 감옥에서 마음대로 총을 쏘아 댈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클린턴의 대통령 취임 당시와 비교해 범죄율은 반으로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뉴욕의 경우 1992년만 해도 연간 2000건에 이르던 살인이 올해 650여 건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초당적 합의가 이루어진 사회복지 개혁 프로그램은 일하지 않으면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복지 수혜자는 5년의 유예기간 동안 자립능력을 갖춰 프로그램에서 나가야 합니다. 여기에는 수혜자들에 대한 탁아, 직업훈련 제공과 기업들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함으로써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결과 1992년과 비교해 복지수혜 대상자는 반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재정적자에 대해 클린턴은 세금 인상이라는 용단을 내렸습니다.
그 대가로 의회 다수당의 자리를 내주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대통령에게 노약자 의료혜택, 환경, 교육과 같이 중요한 분야에 대한 재정지출은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 기타 다른 관료부분이나 복지 프로그램 분야에 대해선 과감한 예산 삭감 단행과 수백만 명의 정부 인력감축을 조언했습니다.
그 결과 이제 미 정부는 재정적자 대신 눈부신 재정흑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매우 잘 진행되었습니다.

그 결과 1996년 공화당이 밥 돌을 대선 후보로 내세웠을 때 공화당은 들고 나올 만한 쟁점 사안이 없었습니다. “우리는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개혁해야 한다”고 돌이 주장하면, 클린턴은 “우리는 이미 그것을 했네”라고 받아치고, 돌이 “범죄를 줄여야 한다”고 얘기하면, 클린턴은 “그것도 우리가 이미 하지 않았는가”라고 응수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균형 예산 문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 결과로 클린턴은 여유있게 재선될 수 있었습니다. 즉 1994년 공화당이 중요하게 여기고 있던 여러 가지 사회 문제들이 공화당을 의회내 다수당으로 만들어 주었다면, 그 문제를 민주당이 해결함으로써 클린턴은 재선의 승리를 맛볼 수 있었던 것입니다.




미래에는 인간 DNA 완전 해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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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최근 수년간의 유산은 좀 더 복잡합니다.
이 유산은 평범한 시대의 마지막이 될 것이고, 앞으로 다가올 수년간은 완전히 다른 미래의 처음이 될 것입니다.
앞에서도 일부 언급했지만, 국경의 개념은 사라지고 우리는 인터넷을 통해 정치적으로 하나가 되어 글로벌 민주주의를 이루게 될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변화에 불과합니다.

가장 큰 변화는 인간 게놈 프로젝트의 완성으로 인간 DNA를 완전히 해독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인자가 오른손잡이 및 금발을 결정하는지, 또 날씬함과 뚱뚱함, 그리고 장수와 단명을 결정하는지를 알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이 모든 것의 비밀을 밝혀내, 유전자를 조작하거나 변경하게 될 것입니다. 처음에는 조작 및 변경 기술이 단순하겠지만 점점 더 발달함에 따라 인기를 끌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사전에 기형 및 정신지체아 출산을 예방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런 점은 게놈 프로젝트가 갖는 긍정적 측면이고 보편적인 동의를 얻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그치지 않고 사람들은 뭔가를 더 증명하고 싶어할 것입이다. 이는 불가피한 것입니다.
조만간 누군가가 암과 심장병을 예방할 수 있는 유전자를 발견하게 될 것이고, 그 결과 인간은 150~200살까지 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또 누군가는 아이큐가 110인 사람을 유전자 조작을 통해 200으로 만들어 버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오늘날 가장 똑똑한 사람 부류에 속했던 사람이 미래에는 가장 멍청한 사람 집단에 속하게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혜택을 부유한 사람들만 누리게 될까요?
아니면 정부가 이를 법으로 규제하게 될까요? 만약 정부가 규제한다고 했을 때, 어떤 사람이 보트를 타고 태평양 한가운데 가서 “만약 내게 1000만 달러를 준다면, 내가 당신의 아기가 천재로 태어날 수 있는 하얀 알약을 주겠다.
그 아이는 200살까지 장수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얘기한다면? 그 보트를 탄 이유는 그 유전자 조작 약을 얻기 위해서임이 분명합니다.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겠습니까?

  또다른 문제는 인터넷을 통해 ‘모두’가 서로에 대해 ‘모든 것’을 알게 된다는 것입니다. 누구도 사생활을 가지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무엇을 사는지, 무엇을 즐기는지, 어떤 그룹에 속하는지를, 그리고 우리가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인터넷에서 모두 알게 될 것입니다. 왜냐 하면 사람들은 우리의 쇼핑 목록과 사이트 방문횟수, 그리고 여행지 등을 인터넷 트랙 추적을 통해 모두 알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좋은 뉴스라면 우리가 할 일은 인터넷에 접속해서 우리가 사고자 하는 제품이 자동적으로 화면에 뜨면, 그냥 클릭하고 사버리면 된다는 것입니다.

나쁜 뉴스는 개인 사생활이 거의 사라지리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정보가 개인에게 해를 끼치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사람들은 만약 내가 10년 후인 60세에 심장병으로 사망하게 되어 있다면 이 사실도 다 알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유전자 정보가 그렇게 얘기해주고 있기 때문이죠. 그렇게 되면 저는 이 유전 정보 때문에 직장에서도 거절당하고 보험상품도 들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이런 것들이 우리가 미래에 직면해야 할 문제들입니다. 그래서 미래에 제가 지난 세월들을 돌아 보았을 때는 마치 지금 1800년대를 돌아보는 것과 같은 기분으로 좋은 시절에 대한 깊은 향수와 그림움을 간직하게 될 것 같습니다. 이것이 진정한 유산이 아닐까 싶습니다.

폴링(polling)과 보팅(voting)에 대한 약간의 개념 설명을 하죠. 폴링은 전화로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자의 의견을 수집하는 것이고 보팅은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를 통해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입니다.
인터넷 폴링은 신뢰할 만한 샘플이 있다면 매우 믿을 만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미국 전체 인구의 약 12%를 차지하는 흑인 인구 중 인터넷 사용 인구는 약 8~9%에 불과 합니다. 그래서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할 때 그 중 120명이 흑인이라면 그 조사는 전화로 하는 것만큼 신빙성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 인터넷 선거 실험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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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미국에서는 선거를 인터넷을 통해서 실시하는 방법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미 서부에 있는 아리조나주에서 지난 4월 민주당은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프라이머리를 가졌었는데, 여기서 고어가 승리했습니다.
그때 아리조나 주에서는 선거장과 인터넷을 통한 투표 모두를 허용했습니다.

온라인 투표 신청자가 자기 이름과 주소, 사회보장번호와 전화번호를 적은 전자메일을 선거관리위원회에 보내면, 선거관리위원회는 당사자에게 코드 번호가 적힌 용지를 일반 우편으로 보내줍니다. 그러면 그 사람은 우편으로 전달받은 개인 코드 번호를 입력하여 인터넷에서 투표를 하게 됩니다.

온라인 투표는 4일에 걸쳐 실시되었습니다. 물론 일반 투표는 단 하루 시행되었습니다. 4만5000명이 온라인으로 투표에 참여했고, 3만5000명은 선거장에서 직접 투표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아리조나에서 예상했던 투표참여 인구는 3만 5천여명에 불과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4만 5천명은 순전히 온라인 투표가 있었기 때문에 참여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실험으로 이루어진 온라인 선거는 어떤 부정이나 결과 조작 없이 아주 성공적으로 시행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노조나 다른 단체들도 같은 시스템을 이용해 노조 위원장이나 단체장 선거를 실시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2004~2008년쯤 되면 미국 대선도 온라인과 투표장 두 가지 방법으로 실시되리라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 어떤 사람들은 컴퓨터 살 여력이 없는 가난한 사람들은 이를 이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돈 있는 사람들의 투표율은 더 올라갈지 모르나 가난한 사람들의 투표율은 더 떨어지는 결과를 낳게 되리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현재로선 일리 있는 말입니다.




인터넷이 빈곤층 수준 올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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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2004년 경이 되면 미국민 모두가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리라고 봅니다. 미국 인구 2억7000만명 중에서 약 1억2000만명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곧 텔레비전을 통한 인테넷 접속도 가능하리라고 봅니다. 모든 세대가 TV는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가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때, 부자만 전화를 가지고 있다고 얘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부자만 TV를 볼 수 있다고 얘기한 적도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인터넷도 TV와 전화처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일상 생활용품이 될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인터넷은 가난한 사람과 가난한 국가가 발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빈민가의 자녀들은 교육 수준이 그다지 높지 못한 곳에서 공부를 합니다. 그런 빈민 지역 학교의 선생님들 수준 또한 그리 높지 못합니다.
학교 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고, 교실과 실험실도 장비를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합니다.
그래서 장래가 촉망받는 학생마저도 빈민 지역의 열악한 학교 시설에서 수준이 떨어지는 선생님으로부터 흡족하지 못한 교육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인터넷을 통하면 유명한 교수님들의 수업과 강의를 들을 수가 있습니다. 한국의 깊은 산골에 사는 탓에 훌륭한 대학에 직접 가 공부할 수 없다 하더라도 인터넷을 통해 원하는 강의를 들을 수 있습니다.
인터넷 사용이 보편화되고, 전화선이 아닌 지구 어디에건 도달할 수 있는 인공위성으로 접속하게 된다면, 아프리카 정글 속 사람들도 인터넷을 통해 세계최고의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인터넷은 빈곤층 사람들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강력한 도구가 될 것입니다.


[정치컨설턴트] 미 선거판의 막후 주역,



                  정치 컨설턴트의 세계



돈 없으면 당선도 없다

 

올해 미 대통령 선거와 의원 선거에 뛰어든 후보들이 쓸 선거바용은 대략 3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유권자의 표를 현금으로 사들이는 매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미국의 정치풍토를 감안할 때 후보들이 책정한 선거 비용의 태반은 결국 컨설턴트들의 주머니로 들어가는 돈이다.



이흥환 재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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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인들도 나이키나 코카콜라와 다를 게 없다.’

정치인들이 들으면 과히 기분 좋을 소리는 아니지만, 사실이다. 사실일 뿐만 아니라, 정치인이라는 상품을 유권자라는 소비자에게 팔아먹고 사는 정치 컨설턴트들의 세계에서는 진리로 통하는 말이다.

2000년 대통령 선거를 치르는 미국은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다.
올 대선의 경우 민주당 앨 고어 후보와 공화당 부시 후보 간의 대접전은 역대 어느 대통령 선거보다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두 후보가 내세운 정책의 차이가 뚜렷하지도 않고, 주목할 만한 대형 이슈도 없다는 점이 오히려 두 후보의 대결을 첨예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런 선거판일수록 두 진영의 정치 컨설턴트들의 구실이 두드러지게 마련이다.




짝수 해의 황금 노다지, 미 선거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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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정치판은 짝수 해와 홀수 해가 엄격하게 나뉜다. 짝수 해에는 올해처럼 대통령 선거를 비롯해, 상하원 의원 선거, 주지사 선거에서부터 지방정부의 각종 선거직 자리의 임자를 뽑는다. 중간 선거도 물론 짝수 해에 치러지며, 간혹 일부 특수 선거만이 홀수 해에 치러질 뿐이다. 그러므로 짝수 해에 특수 경기가 조성됨은 물론이다.
이른바 정치 산업 경기다. 정치인은 정치인대로 정치 생명을 걸지만, 정치인이라는 상품을 만들어내는 컨설턴트들도 정치인 못지않게 눈에 불을 켜고 정치 시장을 파고든다. 돈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정치시장이야말로 노다지다.
일확천금을 노렸던 서부 개척시대를 무색케 할 컨설턴트라는 이름의 ‘총잡이’들이 혈혈단신으로 혹은 무리를 지어 정치 마켓을 누비고 다닌다. 무법 천지, 배신, 일확천금 등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의 상징어들이 고스란히 되살아나는 것이 짝수 해 미 선거판의 진풍경이다.

돈은 미국 정치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단어다.
미국 선거를 정의 내릴 때 역시 빼먹을 수 없는 단어가 돈이다. 지하 수맥처럼 잠복해 있던 돈이 선거 때에는 지표로 솟아올라 지표면을 따라 흐른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그리고 정치 컨설턴트들이 그리는 족적과 행동 반경은 이 지표수 지도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올해 미 대통령 선거와 의회 의원 선거에 뛰어든 후보들이 쓸 선거 비용은 대략 3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유권자의 표를 현금으로 사들이는 매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미국의 정치 풍토를 감안할 때, 후보들이 책정한 선거 비용의 태반은 결국 정치 컨설턴트들의 주머니로 들어가는 돈이다.

  올해의 선거 비용은 1996년 선거 때보다 50%나 많아진 액수이다. 이런 인플레이션의 최대 수혜자가 바로 정치 컨설턴트들이다.
이들은 후보를 만들어내고, 개조하고, 어떤 이슈가 중요한지 결정하며, 선거 자금을 모으고, 텔레비전 광고를 만들어내는 대전략가들이자 고도의 특수 지식과 노하우를 갖춘 고급 기능 보유자들이다. 정치 캠페인이 무엇인지는 이들이 정의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도 대선 후보로 나섰다가 또 도중 하차한 백만장자 스티브 포브스의 1급 선거 전략가는 한 달 만에 22만3000달러를 챙겼다.
앨 고어 부통령이 올해 예비선거에서 컨설팅 비용과 언론 광고에 들인 돈은 자그마치 1000만 달러가 넘는다. 거액이 오가다 보니 선거 캠프에 고용된 회계사들이 만지는 떡고물도 만만치 않다. 조지 W. 부시와 공화당 대통령 후보 자리를 놓고 맞붙었던 존 매케인 상원 의원 캠프에서 회계 장부를 정리했던 회계사들도 1500만 달러를 거머쥐었다.




정치 컨설턴트의 꽃, 미디어 전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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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 컨설턴트의 꽃은 뭐니뭐니 해도 언론 전략가다.

이른바 ‘정치 광고’가 이들의 손에서 주물러진다. 선거 분석가들의 평가에 따르면, 올 한 해 미국의 선거판에서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인쇄물 등의 매체를 통해 정치 광고에 이미 지출되었거나 앞으로 수개월 안에 쏟아부을 돈은 무려 6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92년 대선 때 썼던 3억 달러의 딱 2배이며, 96년 대선 때의 4억 달러에 비하면 40% 증가한 액수이다.

  정치 광고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매체는 물론 텔레비전이다. 1998년의 짝수 해에 정치 광고로 지출된 비용 가운데 텔레비전이 차지한 비율은 전체의 83.5%에 달했다. 라디오가 10.2%, 신문이 4.6%를 차지했고, 옥외 광고판과 잡지가 각각 1.5%와 0.2%였다.

주요 광고 회사 가운데 허스트-아가일(Hearst-Argyle)이 58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려 선두였고, 2위 벨로(Belo)가 3600만 달러, 3위 스크립스(Scripps)가 2000만 달러의 수익을 챙겼다. 또 1998년 한 해 동안 전체 텔레비전 광고 가운데 물량 면에서 정치 광고가 차지한 비중은 자동차(25%)와 소매업(15%) 광고에 이어 세 번째(10%)였다.

미디어 컨설턴트, 정치 광고 제작자, 애드 메이커, 애드맨 등은 모두 언론 전략가를 지칭하는 말들이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언론 전략가들이 가장 듣기 좋아하는 소리는 ‘미디어 귀족(media baron)’이라는 호칭일 것이다.

  미 전역을 누비면서 선거운동을 벌이는 고어나 부시 후보의 사진이 신문에 실릴 때마다, 비행기 안이든, 버스 안이든, 호텔 방이든, 선상이든, 기차 안이든 후보 바로 옆에는 늘 이 미디어 컨설턴트들이 후보와 코를 맞대고 앉아 최측근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는 순간들이다.

공화 민주 양당은 평균 4~5개의 미디어 컨설턴트 그룹을 고용하고 있다.
어느 한 그룹에게만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민주당 앨 고어 대통령 후보 진영만 해도 슈럼 디바인 앤 도닐런(Shrum, Devine & Donilon)이라는 컨설턴트 펌(firm) 외에 스퀴어(Squier) 컨설턴트 펌 두 곳에 미디어 전략을 맡겼다.

이중 슈럼 펌은 대대로 민주당 출신 대통령의 연두교서 작성을 도맡아온 민주당의 대표 주자 컨설턴트 펌이다.
클린턴 대통령의 연두교서 문장도 슈럼 펌이 만들었고, 케네디 가문의 모든 연설문도 슈럼 펌의 작품이다. 지금은 앨 고어 후보 진영 미디어 전략의 최선두에 서 있다.

미디어 펌들은 나름대로 비장의 주무기를 한두 개씩 보유하고 있다.
위의 슈럼 펌이 대통령 연두 교서 등 주로 문장과 정책 이슈 다듬기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다면, 스트러블(Struble) 펌은 민주당 현역 상원 의원이 주고객이다. 스트러블이 관리하는 상원 의원 고객 명단이야말로 스트러블의 생명줄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하원보다는 상원 의원 선거가 늘 경쟁이 치열하고 긴장감 높고 박진감 넘치고 돈도 많이 돈다. 민주당 상원 캠페인을 도맡아 장기 집권(?)하고 있는 스트러블 펌은 민주당 하원 캠페인 위원회도 맡아달라는 ‘구애’를 받고 입이 벌어져 있다.

  공화당의 단골 미디어 전략 팀 가운데 알렉스 캐스텔라노스(Alex Castellanos)가 이끄는 캐스텔라노스 펌은 가차 없는 공격용 비난 광고로 명성을 떨치는 미디어 귀족이다. 1996년 보브 돌 캠페인도 이 캐스텔라노스의 작품이다.
캐스텔라노스 펌이 공격 광고 외에 하나 더 감춰놓고 있는 비장의 무기는 자사 고객들에게만 제공하는 특유의 하이테크 서비스다. 이른바 광고 추적 시스템인데, 텔레비전 라디오 등 전파를 타고 나가는 모든 정치 광고를 일일이 추적해낸다.
네트워크는 물론 미 전역에서 방송되는 스폿 광고나 로컬 광고의 방영 여부 및 시간, 횟수 등을 모두 추적 점검해주는 이 서비스야말로 고객 만족의 으뜸가는 전략이 아닐 수 없다. 캐스텔라노스 펌은 올해 부시 후보 진영의 광고 캠페인도 맡고 있다.

마이크 머피(Mike Murphy)가 수장인 머피 펌은 1992년 조지 부시 대통령의 재선 캠페인 언론 전략을 담당했던 ‘3 아미고스’ 가운데 하나. 올해는 존 매케인 상원 의원 캠페인에 합류했다가 결국 도중 하차의 쓴잔을 마셨으나, 매케인 의원이 도중 하차하기 한 달 전 먼저 손을 터는 순발력을 발휘했다.




선거판의 지하 수맥 ‘소프트 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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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대한 돈을 들여 정치 컨설턴트를 고용할 수 있는 자금줄 가운데 가장 든든한 밧줄은 이른바 ‘소프트 머니’다. 기업0104조합·개인 등으로부터 제한 없이 받을 수 있는 기부금이 대부분 소프트 머니로 들어간다.
클린턴 대통령의 1996년 재선 캠페인이 이 소프트 머니의 덕을 톡톡히 보았고, 공화당도 곧 선거판의 이 금과옥조 같은 전례를 뒤따랐다. 공화당이 2000년 대통령 선거를 위해 모금할 소프트 머니는 무려 1억6000만 달러에 달한다.

  민주당 의회 선거위원회(DCCC)의 경우에는 2000만 달러의 소프트 머니를 모금해놓았으며, 광고 캠페인은 미시시피 강을 기준으로 동서부로 양분해 두 컨설팅 그룹에 나누어 주었다.

가장 최근인 9월 첫째주에 발표된 커먼 코스(Common Cause) 그룹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1999년 1월부터 2000년 6월까지 18개월 동안 공화 민주 양당이 모금한 소프트 머니는 무려 2억5600만 달러에 이른다.
4년 전인 1996년에 비해 82%가 많은 금액이다. 이 가운데 75명의 기부자는 50만 달러 이상을 기부했고, 최대 금액의 단일 기부자는 AT&T 전화회사로 양당에 290만 달러를 기부했다. 노동조합들에서도 1600만 달러를 기부했는데, 이는 4년 전과 비교해보면 3배나 상승한다.

개인 기부자 가운데에는 톰슨 의료 회사의 대니얼 에이브러햄(Daniel Abra- ham) 회장이 민주당에 1200만 달러를 기부해 최대 금액 기부자의 기록을 세웠다. 당별로 보면 같은 기간에 공화당이 1억3074만 달러를, 민주당이 1억1800만 달러를 거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 선거판의 거대한 지하 수맥인 소프트 머니야말로 미국을 움직이는 필요악의 원동력이다. 민간 기업, 협회, 압력단체, 개인 등이 모두 소프트 머니의 사슬을 형성하는 주체들이다. 소프트 머니의 형성 과정과 사용 방법은 선거판의 자금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동전의 양면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캘리포니아의 벤처 기업 D사는 민주당이나 민주당 후보에게 직접 돈을 주지 않고도 얼마든지 정치 자금을 제공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 로컬 텔레비전 방송국의 광고시간을 D사가 사들였을 경우, 이것 역시 소프트 머니다. 그 시간에 공화당 후보나 정책을 비난하는 광고를 내보낼 수 있는 것이다.

겉보기에 D사는 엄연한 광고주다. 광고는 물론 D사의 이름으로 방영된다. 낙태, 총기 규제, 세금 감면, 교육, 외교 및 국방 정책 등 이슈는 얼마든지 있다. 이 경우 D사와 민주당은 겉으로는 아무 관계가 없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이런 식의 소프트 머니는 단순한 정치 기부금과는 전혀 차원이 다르다. 노동조합이나 각종 협회 등 거의 모든 이익단체와 압력단체들이 이런 식으로 선거 운동에 참여한다. 개인도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광고 시간을 살 수 있다. 이런 구조를 파악해, 각 지역의 특색과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할 줄 알아야 1급 정치 컨설턴트로 군림해 큰돈을 만질 수 있다.

  거액의 소프트 머니가 텔레비전 광고라는 거대한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고 있지만, 정치산업에서 텔레비전의 영향력은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
정치 광고 전략가들도 이 사실을 모르는 바 아니다. 부동표 공략에서 텔레비 광고 효과가 전 같지 않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방송매체 종사자들조차 전통적인 재래식 텔레비전 광고의 영향력 감소를 경고하지만 동시에 텔레비전의 영향력은 여전히 어떤 매체보다 우위에 서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인터넷이 대안 매체로 떠올랐지만, 언론 전략가들이 원하는 광범위한 시청자들을 확보해 붙들어 놓기에는 역부족이다.

바로 여기에서 방송 매체 광고의 역설이 나오게 된다.
텔레비전의 영향력이 감소하면 할수록 방송 매체의 은행 구좌에는 돈이 더 들어오는 것이다.
영향력이 없을수록 광고 시간을 그만큼 더 많이 사기 때문이다. 광고 시간을 아무리 많이 산다 해도 효과는 같은 수준에서 맴돈다. 결국 효과가 떨어지는 것을 알면 알수록 돈은 더 많이 쓰게 되는 것이다.




“돈 없으면 당선될 생각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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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거판의 색깔을 결정짓는 것은 돈의 규모다. 없는 돈 긁어모아 푼푼이 쪼개 쓰는 선거판은 탈 많고 잡음 많고 구질구질하게 마련이지만, 선거 전략가가 한 달에 수억 원씩 챙길 돈이 흘러 다니는 미국의 선거판은 그야말로 포성만 들리지 않고 피비린내만 나지 않을 뿐 정치 생명과 사업 생명을 내건 전쟁터가 아닐 수 없다.

전미 정치 컨설턴트 협회(AAPC) 회장인 레이몬드 스트로서는 컨설턴트들의 목표야말로 ‘이윤의 극대화’라고 서슴없이 토로한다. 정치인들에게 줄 수 있는 자문의 질이 어떤 것이냐에 따라 컨설턴트들이 노리는 이윤의 폭이 결정된다.
스트로서는 “돈이 선거 구조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하는 컨설턴트는 뭘 모르는 사람이거나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각 당에서 서열 3, 4위 안에 드는 1급 언론 전략가들은 1년에 평균 최소 100만 달러는 거뜬히 거머쥔다.
이들이야말로 정치판을 주무르고 정치 산업계를 좌지우지하는 컨설턴트 귀족들이다. 여름은 이탈리아, 겨울은 하와이에서 보내고, 경관 좋은 휴양지에 으레 별장 한두 채 정도는 있으며, 각종 스포츠카에 고급 와인도 수집한다.

이들보다 한 급수 낮다 해도 1년에 50만 달러의 수입은 보장된다.
아메리칸 대학이 정치 컨설턴트들을 대상으로 최근에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응답자의 20%가 1년에 20만 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 조사에 따르면 컨설턴트들의 4분의 1이 컨설팅을 하는 이유로 댄 것이 돈벌이였다. 컨설턴트들은 고객들(정치인들)에게 민주주의에는 큰돈이 든다는 사실을 늘 설교해야 한다. 이런 설교를 하는 컨설턴트들의 낯빛에서 부끄러워하는 기색은 전혀 없다.

컨설턴트들의 정치 자문 중에는 후보자들을 ‘사회화(socialization)’시키는 과정이 반드시 들어가 있다.
한마디로 정치판·선거판의 습성을 익히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정치 초년생이거나 선거판에 처음 뛰어든 후보자일수록 이 사회화 학습은 필수적이다.
말이 그럴듯해 사회화지 알고 보면 아주 간단하다.
상대 후보를 공격하는 공격용 광고를 되도록 많이 방영하도록 만들고, 돈은 현대 정치라는 요리에 빠져서는 안 될 필수 불가결의 재료라는 사실을 알아듣게끔 만드는 것이다.

  지난 3월에 타계한 베테랑 여론조사가 윌리엄 해밀턴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후보들은 돈 얘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은 돈이 필수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왜? 당선되려면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결별, 배신, 불신의 와일드 웨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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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거판에 뛰어든 후보들은 정치 컨설턴트들이 만들어내는 메시지의 위력에 매혹되어 그들과 사랑에 빠진다.
사랑의 끝은 종종 비극이 된다. 결코 일반에 공개되지도 않고 공개될 수도 없는 돈 문제 때문에 후보들은 자신이 고용한 컨설턴트들을 해고하기도 하는 것이다.
결국 후보와 컨설턴트를 맺는 끈은 돈이다. 또 선거판 특수를 노려 한몫 단단히 챙기는 컨설턴트들이 만지는 돈이 워낙 어마어마한 탓에 후보와 컨설턴트 사이의 경계와 불신의 강도는 공존공생의 필요성 못지않게 살벌하고 질기고 강하다.

클린턴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 자문이 천문학적 숫자의 자문비를 요구하자 면전에서 노발대발한 적이 있다. 이 일화는 컨설턴트 세계에서 금세 화제가 되었다.
마이크 머피(Mike Murphy)는 공화당 내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대표급 언론 컨설턴트다.
동료와 같이 만든 텔레비전 정치 광고를 각기 다른 두 고객에게 팔았다가 구설수에 올랐던 인물로 역시 컨설턴트 귀족 대열에 드는 베테랑인데, 컨설턴트와 고객의 관계를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내가 만약 삼류 정치 지망생이고 컨설턴트를 구하는 중이라면, 금속 탐지기와 거짓말 탐지기를 구입하기 전에는 절대 컨설턴트를 고용하지 않겠다.
솔직히 말하면 컨설팅을 그만둘 생각이다. 좀더 합법적인 일, 예를 들면 개 경주에 돈을 거는 게 낫다고 본다.”

컨설턴트들 간에도 불신의 벽은 높다. 컨설팅 펌이 깨졌다면 필시 돈이 연관되어 있다. 최근 화제가 되었던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이 현재 조지 W. 부시 대통령 후보 선거 캠프의 1급 전략가로 뛰고 있는 스튜어트 스티븐스(Stuart Stevens)라는 사나이다.

  스티븐스는 지난 1998년 컨설팅 동료였던 더글라스 매컬리프(Douglas McAuliffe)를 상대로 소송을 했다. 매컬리프가 자기 고객인 의회 의원들을 훔쳐갔다는 것이다.
매컬리프는 즉각 벤저민 긴스버그(Benjamin L. Ginsberg)라는 변호사를 고용했다.
긴스버그는 “불행한 소송건이다. 더욱 불행한 것은 스티븐스가 경쟁자인 공화당의 언론 컨설턴트들을 상대로 똑같은 수법을 써먹고 있다는 사실이다”라면서 자신의 고객인 매컬리프를 변호했다.
그렇게 말했던 긴스버그는 지금 고객의 고소인이었던 스티븐스와 함께 부시 후보 진영에서 선거 자문을 맡고 있다.

부시 진영의 손꼽히는 일급 자문역 가운데 한 사람인 칼 로브(Karl Rove)의 일화 역시 비정한 컨설턴트 세계의 뒷모습을 보여준다.

칼 로브는 연방 항소 법원에서 리처드 손버로(Richard L. Thornburgh)와 맞붙었다.
손버로가 1991년 특별 선거에서 상원 의원에 출마했을 당시 칼 로브가 그의 정치 컨설턴트였다. 선거에서 패배한 후 손버로가 17만 달러의 컨설팅비를 지불하지 않았다는 것이 칼 로브의 주장이다.
손버로는 지금 칼 로브가 돕고 있는 조지 W. 부시의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 밑에서 법무장관을 지냈던 사람이다.

  대개의 경우 컨설턴트들은 후보들보다 늘 한수 위다.
컨설팅비가 비싸다거나 너무 무관심하다고 컨설턴트에게 불평을 늘어놓는 후보가 있다면 그 후보는 컨설턴트에게 ‘해고’당하기 십상이다.
그리고 보통 컨설턴트가 후보보다 더 이름이 나 있기 때문에 후보로서는 늘 컨설턴트를 모시게 된다.

이런 역학 관계를 모르고 컨설팅비를 제대로 지불하지 않는 등 컨설턴트를 박대했다가는 후보로서는 어떤 보복을 당할지 모른다.
실제로 투표일을 불과 몇 주 남겨놓고 컨설턴트가 보따리를 싼 예는 비일비재하다.
유타주 상원 의원으로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나섰던 오린 해치 의원도 그런 ‘실수’를 저지른 경우에 해당한다. 공화당의 베테랑 전략가 샐 루소(Sal Russo)를 고용했다가 대선 중도 하차 한 달 전에 샐 루소에게 ‘해고’당했다.




컨설팅과 로비의 불투명한 경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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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컨설팅비, 즉 커미션 액수는 당연히 극비 사항이다. 선거 비용의 몇 퍼센트가 커미션으로 지출되는지도 비밀에 속하긴 하지만, 대략 6~7%로 보면 무난하다.
컨설팅 세계의 전설적인 인물로 정치사업계에 군림하다가 지난 2월 타계한 로버트 스퀴어(Robert Squier)는 탁월한 선거 전략가로도 이름을 날렸지만, 15%라는 부동의 커미션을 고집했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커미션 기준은 15%. 이 15%는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
싫으면 다른 사람을 써라”라는 것이 스퀴어의 말이었고, 난다 긴다 하는 정치인 고객들은 말 한마디 붙여 보지 못한 채 계약서에 서명을 하든지 아니면 발길을 돌려야 했다.

컨설턴트의 78%는 컨설턴트 법인에 소속되어 있다. 따라서 선거판이 펼쳐질 때마다 명성과 이름을 날리는 쪽이 컨설턴트라면, 뒤에서 돈을 거둬들이는 쪽은 컨설턴트 법인이다. 이러다 보니 정치 컨설턴트와 로비의 경계가 불분명해진다.
마이크로 소프트, 월마트 등 대형 민간 기업들도 정치 컨설턴트의 기술이 결국은 로비의 세계와 맞닿아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정치 컨설턴트의 명함을 가지고 다니기는 하지만 미디어 전략가의 명성과 부와 영향력의 그늘에 가려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컨설턴트도 있다.
여론조사가(pollster)와 전화 선거운동가(telemar- keter), 기금모금가(fundraiser)들이다.

민주·공화 양당의 폴스터들은 선거 예산의 5~10% 정도는 여론 조사에 쓰이기를 바란다. 하원 의원 선거의 경우 대략 100만 달러, 상원 의원 선거의 경우 1000만 달러가 여론 조사에 지출된다. 대통령 선거에는 물론 수천만 달러가 투입된다.

거액의 선거 자금이 텔레비전 광고 비용에 지출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 후보자들은 광고가 유권자들에게 제대로 먹혀드는지를 먼저 알고 싶어한다.
이때 폴스터들의 대답을 듣기 원한다. 여론조사 비용이 선거 때마다 증액되어 책정되는 이유 중의 하나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폴스터들은 미디어 전략가들처럼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키우고 있지 못하다.
굳이 예외를 들자면 클린턴 대통령의 그 유명한 폴스터로 컨설팅 귀족의 대열에 끼여든 마크 펜(Mark Penn) 정도일 것이다.
더구나 폴스터들은 미디어 컨설팅처럼 일정 기간을 정해놓고 돈을 받는 것이 아니라, 여론조사가 한번 실시될 때마다 일한 양에 따라 비용을 받기 때문에 미디어 귀족만큼 떼돈을 만지기가 쉽지 않다.
폴스터들이 법인체로 자리를 옮기는 것이 유행이 된 것도 이 때문이다.

  20년 전만 해도 폴스터를 고용해 정기적으로 여론조사를 할 수 있었던 사람은 대통령 후보와 고참 상원 의원, 주지사 정도였다. 지금은 물론 사정이 달라졌다. 주 의회 의원들도 상근 폴스터를 고용해 정기적으로 여론조사를 하고 있다.

폴스터들은 미디어 컨설턴트들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다.
캠페인 목표를 정하고, 메시지를 선별하며, 인구 분포 및 지역 특성 등을 감안해 선거운동 전반을 점검하면서 유권자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사람들은 자신들인데, 미디어 컨설턴트들은 빈둥거리다 20분 만에 스폿 광고를 3개씩이나 만들어 생색만 낸다는 것이다.




텔레마케터: 110만 통의 전화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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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스터들만 해도 돈은 한푼도 만들어내지 않고 쓰기만 하는 사람들이다. 이에 비해 텔레마케터들은 돈을 쓰기도 하지만 전화로 직접 유권자와 접촉하면서 기금 일부를 모으는 등 한편, 돈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러나 텔레마케터들의 주임무는 기금모금이 아니라, 유권자들 사이에 네거티브 메시지를 전파하는 것이다.

  이런 전화 선거운동을 텔레마케터들은 ‘부정적 설득(negative persuastion)’ 또는 ‘여론 밀어붙이기(push-polling)’라고 부른다.
가능하면 많은 유권자들에게 상대후보에 대한 비난성 정보를 유포하는 것이다. 실제로 유권자들에게 이 비난이 먹혀드는지는 관심 밖이다. 알아볼 필요도 없다. 무조건 비난하라! 그리고 설득하라! 이것이 텔레마케터들의 지상 과제다.

전화로 후보를 판매하는 텔레마케팅은 빠르고, 효과적이고, 추적을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일종의 게릴라 전략이다.
단점이 있다면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개인용 전화가 아니라 사업용 전화비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1통화당 최소 50센트(500~550원)가 든다. 또 지역 전화국을 먼저 선점해야 효과적으로 전화 전쟁을 치를 수 있다.

  플로리다주의 민주당 텔레마케터 한스브로(Hansbrough)가 네거티브 캠페인의 대가로 명성을 얻게 된 것은 지난 1994년이다.
조지 W. 부시의 동생 젭 부시가 플로리다 주지사 선거에 출마했을 때, 민주당 후보 로턴 칠리스의 선거 진영에 소속된 한스브로의 텔레마케팅 펌 요원들은 플로리다 지역 유권자들에게 장장 110만 통의 전화를 걸었다.

이중 7만 통이 노인을 겨냥한 것이었다.

젭 부시 후보는 탈세 혐의를 받고 있으며, 그가 주지사가 될 경우 사회보장제도가 엉망이 될 것이라고 전화통에다 대고 부르짖었다.

현재 조지 W. 부시 후보 진영의 텔레마케터인 제프 라슨(Jeff Larson)은 사우스 캐롤라이나 지역을 책임지고 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는 라슨 펌의 기지 구실을 하는 곳일 뿐 전화 공세지역은 미 전역이다. “군인 부인들이 여기서 전국에 전화를 걸고 있다.” 전화 전쟁의 지역 지휘관 라슨의 말이다.




기금모금가: “중고차 세일즈맨으로 보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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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금모금자 (fundraiser) 없는 정치는 상상도 할 수 없다. 그러나 정치 비즈니스에서 기금모금자는 찬밥 신세다. 같은 정치 컨설턴트이긴 하지만 늘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다. ‘정치판의 중고차 세일즈맨’이라고 혹평하는 이들도 있다.
이들은 늘 이전보다 많은 금액을 모아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린다. 실적은 모금 액수로 평가된다. 폴스터나 텔레마케터, 미디어 전략가들과는 평가 기준이 다르다. 누가 얼마나 많은 돈을 모았느냐에 따라 등급이 매겨지기 때문이다.

하는 일도 거의 전방위다. 확보하고 있는 기금 기부자 명단을 판매하는 일에서부터 전통적 정치행사인 이벤트 만들기, 소프트 머니 기부자 관리 등 일이 끝이 없고 범위 또한 일정하지 않다. 그러다 보니 ‘기금 모금은 뚫고 들어가기 좋은 직업’이라는 말이 나오게 되었다. 누구도 하고 싶어하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이야말로 후보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후보자 주변에 포진한 정치 컨설턴트들 가운데 오로지 기금모금자만이 돈을 만들어오는 사람이고, 이들이 은행 구좌를 채워놓는 것만이 캠페인이 제대로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가장 확실하게 알 수 있는, 믿을 만한 증빙물이기 때문이다.

  기금모금자의 목표액은 정치 비용의 인플레이션과 비례해 해마다 상승세를 타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하원 의원의 경우 정치행위위원회(PACs)의 모금 목표액은 10만 달러에 불과했던 것이 지금은 50만 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 3월 부시 후보가 어떤 모금 파티에서 사상 최대액수를 거둬들인 것도 뒤에 숨은 기금모금자의 실력 과시가 아니면 불가능했던 일이다.

최근 추세로 볼 때, 1급 펀드레이저가 만들어내는 돈은 평균 12만 달러에서 15만 달러 사이를 오간다. 물론 20만 달러에서 25만 달러까지 만들어내는 초일류급도 수두룩하다. 5년 전 평균 5만 달러를 거둬들이면서 왜 이 짓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푸념을 늘어놓았던 적도 있지만, 5만 달러 모금은 옛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공화당에서 손꼽히는 기금모금자 가운데 한 사람인 맷 킬란(Matt Keelan)은 이렇게 말한다. “단 하루만이라도 돈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돈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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