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의 지대추구 지대추구와 관료제
황 수 연*
< 目 次 >
Ⅰ. 지대와 지대추구
Ⅱ. 정부 규제와 지대추구
Ⅲ. 관료제의 지대추구
Ⅳ. 지대추구의 축소방안
1. 지대와 지대추구
지대란 요소의 기회비용을 넘는 수입을 말하며, 지대추구(rent seeking)란 이러한 지대를 획득하려고 자원을 지출하는 활동이다. 그러나 이러한 지대를 획득하려는 모든 활동이 지대추구활동인 것은 아니고, 단지 사회적으로 낭비를 가져오는 활동만 지대추구라고 부른다.
새로운 기술의 개발로 독점력을 얻게 된 기업은 소위 독점지대를 누리지만, 지대추구이론에서는, 독점지대를 누리기 위해 기술을 개발하는 활동을 지대추구라고 부르지 않는다. 이러한 활동은 극히 바람직한 이윤추구활동인 것이다. 시장에서 독점지대(혹은 독점이윤)가 발생하면 이것을 신호로 다른 기업이 진입하는데, 그 결과 생산은 증가하고 가격은 하락하며 종국에는 독점지대는 사라질 것이다. 그 결과 국부가 증대하고 소비자 후생이 개선된다.
그렇지만 정부가 인위적으로 진입장벽을 쳐서 발생하는 독점지대의 경우는 그 지대가 시장의 힘에 의해 사라지지 않는다. 산출은 정의상 증가될 수 없고, 그래서 인위적인 독점지대를 획득하기 위한 지출은 경제를 위하여 추가적인 산출물을 생산하지 않는다. 지대를 획득하기 위해 자원을 지출했지만 생산물은 증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러한 자원지출은 사회의 관점에서 보면 아무런 순기능을 행사하지 않은 사회적 낭비일 뿐이다.
지대획득활동 가운데서 경제적 부를 증가시키는 활동은 이윤추구활동이라 부르고 이와 같이 오직 사회적 낭비를 초래하는 지대획득활동만 지대구활동이라 부른다(Buchanan 1980)는 점은 공공선택론적 시각에서 지대추구이론을 전개하고 있는 버지니아학파의 일치된 견해이다.
오늘날 지대추구는 단지 독점지대뿐만 아니라 독점지대를 포함하여 널리 소득 혹은 富의 移轉을 달성하기 위해서 자원을 지출하는 활동을 가리키게 되었다. 다만 이러한 이전추구활동 중에서도 사회적으로 낭비적인 것만 지대추구활동이라고 한다는 점은 앞에서와 같다. 이러한 독점지대 혹은 소득(부)이전을 추구한다는 것은 정부에 의해 제공되는 특혜나 특권을 추구하는 것이므로 지대추구라는 말 대신에 특권추구(special privilege seeking)라고 부르기도 한다.
전통적으로, 독점지대는 소비자로부터 생산자로의 소득이전일 뿐, 사회적 후생손실은 없는 것으로 간주되어 왔다. 또 이전도 양도자로부터 양수자로의 부 혹은 소득의 재분배에 불과할 뿐 사회적 낭비는 없는 것으로 간주되어 왔다. 양도자의 효용이 상실되는 만큼 양수자의 효용이 증대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물론 자발적인 이전의 경우는 사회적 낭비는 없다. 자발적인 이전의 경우는 양수자의 효용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양도자의 효용도 증가하기 때문에, 이전이 없었던 경우에 비해 이전으로 말미암아 효용이 두 배로 증가하게 된다. 문제는 비자발적인 이전의 경우다.
비자발적인 이전은 단순히 소득의 재분배로 볼 수가 없다. 移轉에는 사회적 낭비가 수반된다. 이전의 가능성이 존재하면 양수자는 자신에게로 이전을 가져오기 위해 시간, 돈, 노력을 투입한다. 양도자도 마찬가지로 원하지 않는 이전을 막기 위해 시간, 돈, 노력을 투입한다. 이전된 부 혹은 소득 자체만 보면 부 혹은 소득을 잃은 사람들의 효용 상실은 부 혹은 소득을 얻은 측의 효용증가로 상쇄되어 적어도 영합게임(zero sum game)은 되는 것같이 보인다. 만약 양수자와 양도자가 이전을 가져오는 데, 혹은 이전을 막는 데, 아무런 자원을 투입하지 않았다면, 다시 말해 이전이 순조롭게 이루어졌다면, 이 말은 맞을 것이다.
그러나 비자발적 이전은 순조롭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비자발적 이전은 양수자가 자신에게로 부 혹은 소득을 이전시키기 위해 자원을 지출하여야만 이전이 이루어진다. 그렇다면 그러한 지출의 가치만큼 사회적 낭비가 생기게 된다. 왜냐하면 그러한 자원은 (순)효용을 증대시킴이 없이 지출된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그러한 자원이 移轉에 쓰이지 않고 다른 생산적인 활동에 사용되었더라면 사회의 효용을 증대시켰을 것인데, 이전활동에 사용되었기 때문에 그만큼의 효용 획득의 기회를 상실한 것이다.
비자발적인 이전의 가능성이 존재하면 양도자도, 그러한 이전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시간, 돈, 노력을 지출할 것이다. 비자발적 이전이 순조롭게 이루어진다면 사회적으로 보아 적어도 영합게임은 될 것이지만, 이전을 막기 위해 자원을 지출하게 된다면, 위의 이전을 가져오기 위해 자원을 지출하는 활동에 추가하여, 사회적 낭비는 더욱 커지게 된다. 지대를 회피하기 위한 활동에 쓰이는 자원, 곧 시간, 돈, 노력이 다른 생산적인 활동에 사용되었더라면 사회적으로 富가 증대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지대회피(rent avoidance)의 활동도 넓은 의미의 지대추구활동이다.
어떤 대안의 비용(기회비용)이란 그 대안을 선택하지 않고 다른 차선의 대안을 선택하였을 때 얻을 수 있는 편익의 상실이다. 이러한 이전 활동, 달리 말해 지대추구의 비용은 자원을 그러한 지대추구에 사용하지 않고 다른 생산적인 활동에 고용하였을 때의 (순)편익의 상실이다. 그러한 (순)편익이 상실되기 때문에 지대추구는 바람직하지 않다.
요약하자면, 지대추구는 정부가 경쟁을 제한하여 인위적으로 지대를 창출한다든지, 사회의 구성원들끼리 소득의 이전을 가져오려고, 혹은 막으려고, 할 때 발생한다. 이들 경우는 지대를 획득하기 위해 자원을 지출했으나 생산이 늘어나지 않았으므로, 자원지출은 사회적 낭비이다. 이러한 자원이 다른 생산적인 활동에 고용되었더라면 富를 증가시켰을 것이다. 기회비용의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지대추구는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킨다.
移轉이 지닌 사회적 비용에 착안하여 지대추구이론의 단초를 열고, 또 이 방면의 연구에 지금까지 가장 큰 공헌을 한 학자는 고든 털럭(Gordon Tullock)이다. 그는 1967년의 논문(Tullock 1967)에서 지대추구이론으로 독점의 사회적 비용을 고찰하였고 1971년에는 그 이론을 이전의 비용의 문제로 확대하였다. 오늘날 지대추구이론은 공공선택론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이론의 하나로 자리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 방면의 연구는 민간의 기업 혹은 이익집단들이 정부를 상대로 독점권을 부여받기 위해 로비활동을 하는 것에 관해서 중점적으로 연구해 왔다. 확실히 대부분의 중요한 지대추구활동은 이러한 면에서 나타날 것이므로 이러한 연구경향은 당연하다. 그러나 부 혹은 소득의 이전을 달성하기 위해 자원을 지출하는 활동은 민간의 기업 및 이익집단이 정부를 대상으로 해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정부 내에서 관료들이 정치가들을 상대로(또는 관료제가 의회를 상대로) 일어날 수도 있다. 그런데도 정부 내에서 일어나는 지대추구활동에 대해서는 관심이 빈약하였다. 지대추구는 곳곳에 만연해 있고, 우리 모두는 잠재적 지대추구자이다.
지대추구활동의 주체가 민간 기업 혹은 이익집단인 경우와 그것이 관료기관인 경우, 지대의 내용, 지대추구활동의 양상, 지대추구의 원인, 그리고 지대추구의 사회적 낭비에 어떠한 공통점이 있고 차이가 있을까? 이러한 점들을 분석하는 것은 지대추구이론의 명확한 이해를 위해서 필요하다고 여겨지는데, 이것들을 분석하는 것이 본 논문의 목적이다.
제2절에서는 정부를 상대로 한 민간 집단들의 지대추구활동에 대해, 지대는 무엇이고, 지대추구활동이 왜 일어나며, 그 활동의 모습은 어떠하고, 어떠한 비용이 나타나는가를 중심으로 고찰한다. 제3절에서는 의회를 상대로 한 관료제의 지대추구활동에 대해 이러한 점들을 고찰한다. 마지막 제4절에서는 지대추구활동을 축소할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해 검토한다. 민간 집단의 지대추구활동과 관료제 내에서의 지대추구활동을 비교하여 분석함으로써 두 부문에서의 지대추구의 공통점과 차이점이 더욱 분명해질 것을 기대한다.
Ⅱ. 정부 규제와 지대추구
정부 규제로 말미암은 민간의 지대추구활동을 검토하기 위해, 정부가 독점권 부여 혹은 진입 제한을 위해서 경제에 개입했다고 해보자. 어느 산업에서 독점지대를 가져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산출을 제한하고 허가 없이는 진입할 수 없도록 하는 법령을 통과시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민간 기업 혹은 이익집단에 의한 지대추구활동이 일어난다는 점을 이 방면의 고전적 논문인 Tullock(1967)의 논문이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아래의 수요 및 공급곡선에서 경쟁 상황의 경우 기업은 Pc의 가격에서 Qc만큼을 판매한다. 반면 정부에 의해 경쟁이 제한되면 가격은 Pm으로 오르고 수량은 Qm으로 줄어든다. 공급량이 줄어들게 됨에 따라 삼각형 ABC의 후생손실, 소위 Harberger의 후생손실을 겪는다. 소비자는 이만큼의 소비자 잉여를 상실하게 된다. 전통 경제학에서는 사각형 PmPcCA는 소비자로부터 독점기업에게로의 소득이전이라고 여겨졌다. 소비자가 잃은 크기만큼 생산자가 얻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는 이익도 손실도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통 경제학은 독점 혹은 경쟁제한으로 말미암아 나타나는 사회적 낭비는 Harberger의 삼각형 크기뿐이라고 보았다. 사각형 PmPcCA는 이전(transfer)일 뿐이므로 후생손실과는 관계 없다는 것이다.
그림 1. 지대추구의 비용
그러나 사각형 크기의 移轉이 아무런 비용 없이 소비자에게서 독점생산자에게로 이전되는가? 만약 그렇다면 독점의 비용은 삼각형 크기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Tullock 교수가 발견한 것처럼, 移轉이 아무런 비용이 없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독점적 지대는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해당 이익집단(혹은 기업)의 로비활동의 결과이고, 또 독점적 지대가 존재하면 이익집단은 이것을 획득하기 위해서 시간, 노력, 자원을 지출한다. 그러나 독점지대를 얻기 위해 자원을 지출하지만 생산은 증가하지 않는다.
이러한 지대추구에서 지대란 무엇인가? 인위적으로 진입장벽이 설정되어 생긴 독점이윤이 지대이다. 민간산업에서의 자연독점은 비용체감산업의 경우 발생하는 것으로서 정부의 비호가 없는 한 대체품 혹은 대체산업의 등장 등으로 장기적으로 소멸되는 경향이 있다. 또 민간산업의 독점의 경우는 발생하는 이윤(지대)이 시장에 진입하라는 신호의 역할을 하여 많은 기업들이 진입하고 그 결과 장기적으로 이윤은 소멸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독점지대는 경제적 부를 증대시키는 순기능을 한다. 그러나 정부에 의해 인위적으로 형성된 독점의 경우는 지대는 사라지지 않고, 민간기업의 진입을 막으므로 생산량이 늘어날 수도 없다. 각 기업으로서 할 수 있는 길은 다른 기업과 경쟁하여 자기도 정부로부터 생산권을 획득하는 것이다.
이러한 지대추구활동이 일어나는 원인은 말할 것도 없이 정부가 민간에게 생산권(독점권)을 부여할 권한이 존재한다는 점에 있다. 만약 이러한 권한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정부를 상대로 지대추구를 할 이유가 없다. 기업의 입장에서 돈을 버는 방법이 질 좋은 제품을 값싸게 만들어 파는 것 이외에도 정부로부터 물건의 독점판매권을 얻는 것도 있다고 해보자. 기업이나 이익집단의 입장에서 후자의 방법이 더 이익이 되는 것으로 여겨지면 그들은 정부로부터 독점판매권을 얻거나 다른 기업의 진입을 억제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그 결과 독점지대가 발생한다.
경쟁제한 혹은 독점으로 말미암은 지대추구는 결국 移轉의 문제로 귀착된다. 잠재적 이전의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에 문제의 씨앗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전을 받으려는 자는 이전을 받기 위해 자원을 투입할 것이고, 소득을 뺏기는 자는 뺏기지 않으려고 자원을 투입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집단들 간에 힘의 차이가 존재한다. 생산자집단은 소비자집단에 비해 지대추구 능력이 더 크다. 생산자 집단 안에서도 기업주집단과 근로자집단 사이에 힘의 차이가 발생한다. 이에 따라 이전의 방향이 결정된다. 기업이나 특수 이익집단의 지대추구를 막을 수 없는 것은 소비자나 다른 잠재적 집단의 힘이 약하기 때문이다.
정부 규제가 있으면 지대가 존재하고, 지대가 존재하면 그 이전을 둘러싸고 자원이 낭비되는데, 왜 정부는 규제를 행하려고 하는가? 물론 시장에 외부효과 등이 존재하여 시장의 자동적인 처리에 내맡길 수 없을 때 규제가 필요하다. 문제는 반드시 그러한 공익적 근거에서만 규제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예를 들어, 변호사의 수를 제한한다든지 의사의 수를 제한하는 근거로서 흔히 드는 것에, 그러한 규제가 없으면 과당경쟁이 발생하고, 변호사와 의사의 전문적 지식과 자질이 떨어진다는 것이 있다. 과당경쟁이 왜 나쁜 것인지, 소비자가 비싼 서비스료를 지불하는 상황에서 변호사와 의사의 질을 높인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이해할 수 없지만, 흔히 공익을 내세우면서 정부 규제가 이루어진다. 그러나 정부 규제는 이미 시장에 진입한 참가자들에게는 이익이 되나 잠재적 기업들과 소비자들에게는 손해가 된다. 또, 정부 규제는 정부 관료제에도 이익이 된다. 공익을 내 세운 규제의 이면에는 이러한 사익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기업은(혹은 이익집단은) 이전을 가져오기 위해 정부를 상대로 여러 가지 지대추구활동을 하며 그 양상은 다양하다. 그들은 자신이 자격 있는 독점권 부여 대상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기존의 실적이 독점권 부여의 기준이 되면 효율성에서 문제가 있더라도 실적 쌓기에 노력할 것이고, 기준이 다르면 그 기준에 맞추도록 행동을 변경할 것이다. 자신의 자격을 과시하기 위한 광고선전활동에도 많은 자원을 투입할 것이다.
그렇지만 기업의 지대추구활동은 전형적으로 로비활동의 모습을 띤다. 로비는 의원이나 기타 의사결정권자와 직접 접촉하여 이익집단의 주장을 정부의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직접로비와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간접로비로 나눌 수 있다(소병희 1992, pp. 104-5). 직접로비에서 전통적으로 사용되는 방법은 뇌물과 접대이다. 그러나 이것들은 너무 노골적이기 때문에 정치헌금과 강연료, 변호사 수임료 등의 명목으로 돈을 주는 방법이 쓰이기도 한다. 간접로비는 민중을 움직여서, 의원들에게 편지를 쓰게 한다든가 전화를 걸게 하는 방법도 있고, 시위나 데모를 하는 방법도 있다. 간접로비는 또 언론을 통하여 여론을 조성하는 방법도 있고, 이익집단들끼리 연합전선을 형성하는 방법도 있다.
로비의 대상도 정치가에서 관료로, 심지어 심사권을 가진 대학교수에게로 그 제한이 없다. 정치가와 관료들이 뇌물을 받아 말썽이 나는 경우는 너무나 흔히 보도되고 있고, 최근에는 정부 발주 대형공사 심사권을 갖고 있는 대학교수들에게 설계-건설업체들이 '자문료'를 빌미로 대대적인 금품공세를 벌이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로비활동에 드는 비용은 회사나 이익집단의 기밀비와 접대비에서 충당할 수도 있지만, 탈법적인 방법으로 얻은 소득의 일부분을 기업의 비자금으로 만들어 충당하기도 한다.
기업들(혹은 이익집단들)이 지대추구 지출을 함으로써 정부로부터 얻는 것이 많다. 기업들은 관세, 수입금지 등을 통한 보호, 차관도입과 국내외 금융특혜, 공기업 불하, 수출지원, 부실기업정리와 인수 등에서 특혜를 받아 왔다. 이러한 특혜는 특히 대기업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는데, Olson(1965)의 이론이 지적하고 있듯이, 대기업은 소규모집단인 관계로,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집합적 행동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로비활동은 개인 기업의 관점에서는 합리적이겠지만 사회 전체의 관점에서는 엄청난 낭비를 초래한다. 해당 기업에는 이익이 되어도 다른 기업이나 일반 소비자의 손실은 그 기업의 이익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게임이론적으로는 음합게임이다. 만약 어떤 지대를 얻으려는 활동이 순 사회적 이익을 가져온다면 그러한 활동은 지대추구활동이라 할수 없다. 이 점은 이 장의 말미에 다시 강조하고자 한다.
로비활동이 사회적 낭비를 초래하는 예로서, 우선 이러한 지대추구활동으로 기업경영자의 행태가 바뀐다. 기업의 책임자들은 회사일, 생산적인 일에는 관심이 없고 잘 알지 못하게 된다. 그들의 관심은 정부의 바퀴에 윤활유를 칠하는(greasing the wheels of government) 일이 된다. 그들이 생산적인 일 대신 정부로부터 특혜를 얻는 데, 혹은 정부가 가져가려는 지대를 회피/보호하려는 데,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순전히 그들의 합리적 계산에서 비롯된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경제 결정에서 그들은 가장 높은 비교우위를 지닌 영역, 가장 큰 이득을 가져다주는 영역에 시간과 관심을 기울인다.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는 질 좋은 제품을 낮은 가격으로 생산하는 것보다, 정부로부터 특혜를 얻어 독점적 생산을 하는 것이 더 이익이 된다면, 그들은 생산적인 활동에 종사하는 것보다, 비생산적이고 부를 파괴하는 활동에 종사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회사의 생산에 관해서는 부하직원들에게 맡기고 자신은 정부 상대의 로비활동에 종사한다. 각 국가의 수도나 주도 혹은 도청 소재지에 정치가들과 관료들을 접대하기 위한 요식산업이 발달하는 것에서 그들의 로비활동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다.
정부의 간여와 규제가 많은 것과 이러한 로비활동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나는 것은 관계가 있을 것이다. 또한 기업의 정치자금 제공액과 정부로부터 사업권들을 따내는 것은 유의미한 정의 상관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즉 정부의 크기는 지대추구활동의 함수이고 지대추구활동은 정부의 크기의 함수일 것이다. 따라서 정부의 크기를 축소할 때 지대추구 낭비도 줄어들 것이다.
이러한 지대추구의 결과, 지대의 소진(dissipation)이 생기고, 소진된 만큼 자원지출의 낭비가 생긴다. 완전히 소진되면 완전한 낭비가 생기고, 부분만 소진되면 부분적 낭비가 생긴다. 이 낭비가 지대추구로 말미암은 독점의 비용이다. 독점의 비용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소진의 크기를 측정해야 한다. 그 크기가 얼마나 될지, 정확히 독점지대를 나타내는 사각형 크기일지, 사각형 크기보다 클지 작을지는 지대추구이론에서 아직까지 해결을 보지 못한 문제이다. 지대추구이론에서 사회적 낭비를 파악하고 측정한다는 것은 극히 어려운 과제로 남아 있다. 특히 정부로부터 얻는 편익이 엄청난 것에 비하면 정치헌금, 정치가와 관료의 접대 등에 들어가는 비용은 상대적으로 너무 작아 보인다는 역설에 대해 특히 Tullock(1989)을 중심으로 이의 설명을 위한 수많은 대안들이 시도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만족스러운 대답은 제시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만약 n개의 기업들이 모두 위험중립적이라면 각 기업은 독점지대의 크기의 1/n만큼 지출할 것이고, 따라서 총 지대추구지출의 크기는 정확히 지대의 크기와 같아질지 모른다. 그러나 소진의 크기는 지대의 크기보다 클 수도 있고 작을 수도 있다. 따라서 지대추구의 비용의 측정은 매우 어렵다.
이러한 낭비의 크기가 어느 정도나 될지 파악하기 쉽지 않은 것은, 지대추구활동의 총비용의 많은 부분이 은폐되어 있기 때문이다. 부분적으로는 그것이 실제로 뇌물과 같은 불법적인 성격의 것이기 때문이고, 부분적으로는 공개하는 것이 지대추구자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반생산적이기 때문이다. 사회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지대 이전은 직접적, 공개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다. 그러나 직접적인 지대 이전은 쉽게 공개되어 비판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지대 이전을 추진하는 당사자들은 눈에 띄지 않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비효율적으로 지대추구를 한다.
그렇지만 측정이 가능한 영역도 많다. 두 예를 들면(Tullock 1988, p. 466), 하나는 법률소송의 비용이고 다른 하나는 암시장의 크기이다. 법률소송은 종종 지대추구활동의 표현이다. 특정회사가 소송을 통하여 경쟁에 어떤 종류의 제한을 가하려는 시도에서 보듯이 소송은 상당히 큰 돈을 놓고 투쟁한다. 소송과 관련된 자원투자는 이전을 행하려고, 혹은 막으려고, 하는 지대추구활동이다. 법률소송에 이기려고 두 당사자가 투자하는 총액은 문제의 금액의 총가치와 대략 같으리라고 짐작된다. 다음, 측정만 할 수 있다면, 암시장의 크기를 통해서 지대추구활동의 비용을 측정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지불하는 뇌물의 크기를 얻어내는 것이 쉽지는 않고 그것을 얻어내는 데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겠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닐 것이다.
이제까지는 기업이나 이익집단이 정부 규제와 관련, 정부를 상대로 로비활동을 하는 지대추구활동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그러나 지대추구는 한 방향이기보다는 쌍방향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기업 혹은 이익집단들이 업무와 관련, 정치가나 관료들을 상대로 선거자금을 제공하거나 뇌물을 주는 등의 지대추구활동을 하지만, 정치가나 관료들도 기업이나 이익집단들을 상대로 지대추구활동을 하기도 한다. 기업이나 이익집단들은 정부로부터 독점권이나 경쟁제한의 혜택을 얻기 위해 지대추구를 하는 반면, 정치가들은 정치자금과 표를, 관료들은 '사례'와 퇴직 후의 자리 보장을 노리는 지대추구를 할지 모른다.
또 다른 예로 번문욕례(red tape)라 불리는 활동을 들 수 있다. 공연히 절차를 까다롭게 만들어 민원인으로 하여금 이곳 저곳을 경유하게 하고, 곧 처리할 수 있는 일인데도 갖가지 이유를 대며 차일피일 미루는 태도가 그 예인데, 이러한 비효율성이 발생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절차를 복잡하게 만들고 공연히 시간을 끄는 행위를 통해 관료들이 개인적 이득을 획득할 수 있는 길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할지도 모른다(이준구 1994, p. 155). 복잡한 행정절차는 많은 지대를 창출하게 되어 관료들 자신들에게 이득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지대를 얻기 위해 자원을 투입하는 모든 활동이 지대추구활동인 것은 아니고, 순 사회적 가치가 負가 될 때에만 지대추구활동이라는 점을 다시 강조하여야 하겠다. 지대를 얻기 위해 관세 혹은 수입할당을 입법화하도록 의회를 상대로 로비활동을 하는 것은 물론 지대추구활동이다. 관세 혹은 수입할당은 우리 모두에게 큰 사회 후생손실을 초래함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반면, 신 기계를 발명하여 특허권을 얻는 경우는, 분명 이러한 것도 지대를 획득하기 위해 자원을 지출하는 활동이지만, 그러한 독점권을 획득하려는 노력의 결과 사회적 효용을 크게 증대하였기 때문에 그러한 활동은 지대추구활동이 아니다. 그러면 관세 혹은 수입할당을 철폐하도록 정부 상대로 로비활동을 하는 것은 어떠한가? 로비활동을 하는 점은 같지만 로비활동의 결과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그러한 로비활동도 지대추구활동이 아니다. 암 치료약을 개발해서 특허를 얻어 독점적 판매를 하는 데 소요되는 지출활동이, 독점지대를 누리려는 것은 민간의 보통 독점판매권의 획득과 다르지 않지만, 지대추구가 아니라는 점은 자명하다(Tullock 1989, p. 79 및 Tullock 1993, p. 22).
Ⅲ. 관료제의 지대추구
이제 관료제가 의회를 상대로 행하는 지대추구활동을 고찰해 보기로 하자. 관료제가 추구하는 지대는 무엇이고, 어떤 지대추구활동을 하며,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요인이 무엇이고, 지대추구로 말미암은 사회적 낭비는 어떤 것인가를 고찰한다. 이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기초로서, 이 문제를 다소 더 공식적으로 분석해보자. 우선 관료제의 경우 추구하는 지대라는 것이 무엇이냐 하는 것부터 보기로 하자. 관료제가 추구하는 지대는 다소 애매한데, 그것은 요소지대(factor rent)일 수도 있고 재량적 예산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것은 관료 서비스에 대한 수요의 크기가 크냐 작으냐, 관료제의 목표함수가 생산량 증대냐 재량예산의 증대냐에 따라 달라진다. 민간 기업의 경우 단순히 독점이윤이 지대였던 것과 대비된다.
한 정부활동, 이를테면 경찰보호가 그림 2의 우상향하는 cC 곡선과 같은 한계비용으로 생산되고, 경찰보호에 대한 수요는 V1 혹은 V2와 같은 우하향하는 직선으로 나타난다고 해보자. 이것은 Niskanen(1971)이 가정한 수요 및 공급곡선이다. (한 그림에 수요곡선이 두 개인 이유는, 설명의 편의상, 하나는 수요가 작은 경우, 다른 하나는 수요가 큰 경우를 한 그림에서 나타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수요곡선 혹은 한계평가곡선은 시민들의 수요로 생각할 수도 있고, 시민들의 수요로부터 파생된 의회의 수요로 생각할 수도 있다.
현실적으로 흔한 것은 아니지만, 논의의 기초로서, 우선 개인들이 경쟁적으로 경찰 서비스를 구매하고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경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에는 경쟁시장이론이 보여주듯이 사회적 최적 수준의 경찰 서비스가 제공된다. 소비자의 수요가 작으면 경찰 서비스의 최적량은 n점에서 획득될 것이고, 비용은 ecmn이 되며, 시민들에게 생기는 소비자 잉여는 삼각형 ca1m으로 나타날 것이다. 이것보다 더 큰 소비자 잉여를 가져올 수는 없다. 소비자의 수요가 큰 경우는 최적량은 l점에서 획득될 것이고, 비용은 eckl이 되며, 시민들에게 생기는 소비자 잉여는 삼각형 ca2k로 될 것이다. 역시 최대의 소비자 잉여를 보장한다.
이러한 경우는 경찰 서비스의 공급자도 다수이고 수요자도 다수이며, 서비스도 시장에서 개별 단위로 매매되는 경우이다. 경찰 서비스의 공급을 정부로부터 허가를 얻어 행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앞의 절에서 살펴본, 정부를 상대로 독점 서비스 제공권을 획득하기 위한 지대추구활동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점은 관료제에서의 지대추구의 축소방안과 관련하여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경찰 서비스가 경쟁적으로 제공되는 이런 사례를 많은 사람들은 현실의 상황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느끼겠지만, 청원 경찰의 예에서 보듯,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또 경찰 서비스 대신 소방 서비스로 대체한다면 더욱 민간시장에 의존하는 것이 쉬운데, 미국의 애리조나 주는 민간 소방 서비스 제공의 선구자로 알려져 있다.
이제 현실의 관료제의 경우와 같이, 시민들이 경찰 서비스들을 개인으로서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경찰 서비스에 대한 개별 시민들의 수요로부터 파생된 수요를 지닌 한 정부기관, 즉 의회를 통해서 구매한다고 가정해보자. 또 경찰 서비스의 제공도 이제는 하나의 관료제에 의해 독점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해보자. 즉 쌍방독점을 가정한다는 것이다.
의회는 생산될 재화나 서비스의 종류와 양을 결정하고 필요한 예산을 관료제에 할당한다. 의회는 의회의 한계가치함수와 관료제의 생산함수에 토대를 두고 관료기관 산출물의 순가치를 최대화하는 예산결정을 하고 싶어한다. 한계가치함수는 투표자들의 수요로부터 파생된 수요이다. 관료제는 의회로부터 받은 예산의 범위 내에서 서비스의 생산량을 결정한다. 이 경우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이것은 공급독점 대 수요독점, 곧 쌍방독점의 경우인데, 쌍방독점의 결과는 경제학에서 일의적인 분석이 어려운 영역이고, 그 결과는 양 당사자의 협상력에 달려 있다는 결론이 보통이다. 따라서 분석의 결과는 각 경우로 나누어 보아야 할 것이다. 만약 의회가 그 상황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고, 경찰이 직면하고 있는 비용구조를 완전히 알고 있다면, 그 결과는 의회에 유리하게 나타날 것이다. 수요가 작은 V1의 경우 경찰이 en양의 경찰보호를 생산하는 대가로 의회는 ecmn의 예산을 경찰에 줄 수 있으며, 의회의 소비자 잉여는 ca1mn으로 된다. 이 때 우리는 자유경쟁에서와 똑같은 해를 가지게 된다(Tullock 1976을 번역한 황수연 1994, p. 56 참조). 수요가 큰 V2의 경우도 같은 말을 할 수 있다. el 양의 경찰보호를 제공하는 대가로 의회는 eckl의 예산을 경찰에 주며, 의회의 소비자잉여는 ca2k로 된다. 의회가 관료제를 완전히 감시감독하고 있고, 의회가 관료 서비스의 공급곡선, 즉 관료제의 비용함수에 대해 완전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면, 경찰 관료들은 지대추구를 행할 여지가 적다.
그림 2. 관료제 생산
그러나 만약 상황이 의회에 불리하다면, 다시 말해 의회가 경찰에 대해 감시감독(monitoring)을 완전히 할 수 없고, 경찰의 비용곡선에 대해 충분한 정보(information)를 지니고 있지 못하다면, 경찰은 여러 가지 양들의 경찰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을 거짓으로 나타낼 수 있고, 의회는 경찰의 진정한 생산함수를 알 수 없을 것이다. 반면 경찰은 경찰 서비스에 대한 의회의 수요함수에 대해서는 비교적 잘 파악할 수 있다. 의회의 수요함수는 국민들로부터의 파생수요인데, 국민들의 수요는 신문, TV 등을 통해 비교적 잘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경찰 관료들 자신이 경찰 서비스의 중요한 수요자이기 때문이다(Tullock 1976의 번역, 황수연 1994, pp. 59-60). 정보의 정도와 협상 잠재력에 관해 이렇게 가정하는 것이 앞의 경우에 비해 현실의 상황에 더 가깝다고 생각된다. 이런 상황에서 니스캐넌은 작은 수요의 경우 eh만큼의 경찰 서비스가 제공되며, 큰 수요의 경우는 ej만큼 제공된다고 하였다(Niskanen 1971). 왜 이렇게 적정수준 이상으로 제공되는가를 니스캐넌의 설명을 통해 살펴보자.
관료기관(bureau)들은 입법부로부터 주기적으로 예산을 배정받아 운영되는 비영리 조직이다. 관료기관들은 이윤을 자기 호주머니에 집어넣을 수 없는 비영리 조직이기 때문에, 기업과는 달리 이윤 극대화가 행동 목표가 될 수 없다. Niskanen(1971)에 따르면, 관료는 직무상의 수입, 공적인 명성, 권력, 후원, 변경의 용이성, 관료기관의 관리의 용이성 등으로 구성된 효용함수를 극대화하려 한다. 마지막 두 개를 제외하고는 이 모든 변수들은 관료기관의 총 예산의 단조 증가함수이다. 다시 말해 예산이 증가하면 봉급, 권력 등이 증가한다. 변경의 문제 및 관리의 문제가 예산이 많은 상위 기관에서 높기도 하겠지만, 이 둘 다 총 예산이 증가되면 그 어려움이 줄어드는 경향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니스캐넌은 예산 극대화가 관료들의 행태에 대한 적절한 대리변수라고 본다.
관료기관은 예산을 극대화하려 하는데, 현실의 정치적 환경도 관료제로 하여금 그것이 가능하게 해준다.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 관료들은 관료 서비스에 대한 의회의 수요곡선은 잘 파악할 수 있지만(그 수요곡선에 따라 예산이 배정된다), 의회는 관료 서비스의 비용함수를 알 수 없다. 거기에다가 관료제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수시로 개개 단위로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예산의 형식으로 일괄적으로 구매된다. 이러한 점들이 의회와 관료제의 협상에서 관료제에 유리하게 작용하도록 하는 요인들이다.
예산은 생산량이 늘어나면 증가하므로, 예산을 증대하기 위해서는 생산을 증가시켜야 한다. 따라서 관료기관은 가능한 최대한도로 생산량을 증대하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이미 본 바와 같이 생산량이 증대되면 예산이 늘어나서 관료들의 효용함수 안의 여러 값들이 증가한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생산이 증가하면, 차후에 살펴보겠지만, 특히 요소지대가 증가한다. 이와 같이 생산량이 늘어나는 것은 관료들에게는 이익이 된다. Niskanen(1971)에 따르면 관료기관은, 위의 그림 2에서, eh(수요가 작은 경우) 혹은 ej(수요가 큰 경우)까지 생산량을 확대한다. 그리고 관료제에게는 생산량을 그만큼 확대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이 갖추어져 있다.
의회로부터 관료제에 주어지는 총 예산의 크기는 특정 생산량까지의 수요곡선(한계평가곡선) 아래의 면적이다. 또 관료제 생산에 드는 총 비용은 특정 생산량까지의 공급곡선(한계비용곡선) 아래의 면적이다. 관료제 생산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총 예산은 최소 총 예상 비용을 초과해야 한다. 이러한 조건하에서 생산 및 예산을 최대화하려는 관료기관은 제공되는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작으냐 크냐에 따라 두 가지 다른 균형을 가진다.
먼저, 수요가 작은 경우이다. 이 때 관료기관은 eh만큼 생산을 확대한다. 이 수준의 산출량에서는 의회로부터 제공되는 총 예산(ea1gh)과 총 생산비용(ecfh)이 같다. 이 수준을 넘어 더 이상 생산을 확대할 수는 없는데, 만약 확대되면, 제공되는 총 예산이 총 생산비용에 미달해서 생산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균형은 예산 제약적(budget constrained)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균형에서는 총 비용이 총 예산과 같기 때문에 X-효율적이다. 산출물을 최소의 비용으로 생산한 것이다. 그러나 배분적으로는 비효율적이다. 의회 위원회의 한계평가함수가 총 투표자들의 선호를 반영한다고 가정한다면, 이 균형 산출량에서 한계비용 hf가 한계가치 hg보다 더 많이 든다. 이러한 균형에서는 생산은 적정 수준을 넘어서, 심지어 적정 수준의 2배까지 확대된다.
한계평가함수가 V2로 나타나는 높은 수요조건에서는 관료기관의 균형 산출물은 ej로서, 수요제약적(demand constrained)이다. j점에서 산출물에 대한 한계가치는 0이다. 이 점을 넘는 생산은 이루어질 수가 없는데, 전혀 수요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는 총 예산 ea2j가 최소 총비용 ecij를 초과한다. 따라서 이 균형 산출물에서는 관료기관은 X-비효율적이다(Tullock 1993, p. 56). 산출물은 또한 배분적으로 비효율적이기도 하다. 한계비용 ji가 0인 서비스 한계가치를 능가한다. 생산은 적정 수준을 넘어서 이루어진다.
관료제가 정보의 면에서 의회보다 우월한 지위를 지니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협상 잠재력이 큰 이 경우에, 관료제의 지대추구는 어떠한 양상을 띠는가? 예산 제약적 산출수준이건, 수요 제약적 산출수준이건 관료제는 배분 비효율적이며, 사회적 적정수준보다 더 많은 생산을 하고 있다. 이 점이 지대추구활동이 목표로 삼는 것이다. 즉, 적절한 산출량은 en(작은 수요의 경우) 혹은 el(큰 수요의 경우)인데, 사회적으로 적절한 산출량보다 더 많이 산출됨으로써 요소지대(factor rent)가 발생한다. 요소 공급곡선이 우상향한다고 가정할 때, 산출량이 늘어남에 따라, 그것은 요소 수요를 증가시키고, 그 결과 지대가 증가하기 때문이다(Faith 1980, p. 335). 생산이 경쟁수준보다 증가하면 그 결과 지대가 증가하는데, 지대는 봉급, 임시수입, 권력, 직위의 상승 등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관료들은 지대를 더 많이 획득하기 위해 의회를 상대로 경쟁수준 이상으로 생산을 증가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생산물 시장의 경우에는 수량이 감소함으로써 지대가 발생하나, 관료제의 경우에는 수량이 증대함으로써 지대가 발생한다는 점이 차이가 있다.
이러한 지대추구 노력은 정치적 광고 선전(political advertizing)의 형태로 나타난다. 정치적 광고선전은 민간의 광고활동과 유사하다. 그 내용은 신문에 게재하는 것, PR 하는 것, 로비활동 등이다. 이러한 것은 수요 증대 노력이다. 니스캐넌 모형에서 이를 테면 낮은 수요곡선 V1에서 높은 수요곡선 V2로 이동시키려는 노력이 지대추구일 뿐만 아니라 동일한 수요곡선 하에서도 적정수준 이상으로 생산을 확대하는 것도 지대추구이다. 이러한 지대추구활동은 수요확대 활동을 통해서나, 미래의 생산권 수립 노력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생산권(production right)에 대한 이러한 경쟁의 하나의 결과는 관료제의 확대이다. 관료기관들은 심사위원회(review committee)로부터 (예산증대의 형식으로) 호의적인 취급을 받도록 실질자원을 투입한다. 그들은 의회로부터 생산을 허가받으려고 하고, 허가된 생산에 대해서는 생산을 증대하려고 한다.
관료기관은 인원 감소의 경우에도 특히 고객에게 꼭 필요한 부서의 인력을 먼저 감축시킴으로써 수요 감소를 억제하려고 든다. 또는 서비스가 감축됨으로써 나타날 위기를 강조함으로써 감축을 막으려고도 한다. 이러한 활동들이 구체적인 지대추구활동의 모습이다.
또다른 지대추구활동의 모습을 보자. 위에서 우리는 ej만큼 생산될 때는 X-비효율이, 곧 투입 면에서의 비효율이 존재함을 보았는데, 관료들은 또한 생산비용에 관한 우월한 정보를 이용, X-비효율의 도전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X-비효율의 여러 가지 증거를 보면, 과도한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든가, 지나친 직무상의 여가를 누린다든가, 사무실을 호화롭게 꾸미는 것, 비용 비효율적인 투입물을 구매하는 것(다시 말해 투입물을 비싼 돈을 주고 구입하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X-비효율적인 활동으로 임시수입 등 지대가 증가하는 데 관료기관들은 이러한 지대를 추구하기 위해 전술한 정치적 광고선전에 종사하여 생산량을 증대시키려 한다.
지금까지는 니스캐넌 모형에 따라, 관료제의 지대추구 양상을 고찰하였다. 니스캐넌과 달리, Migue and Belanger(1974)에 따르면 관료들은 예산을 극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재량적 예산(discretionary budget)을 극대화한다고 가정한다. 만약 이 가정이 옳다면 관료제는 생산의 극대화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는 예산을 어떻게 극대화할 것인가에 관심을 기울인다. 미게와 벨랑제에 따르면, 관료제는 균형산출량 수준 en(수요가 작은 경우) 혹은 el(수요가 큰 경우)만큼 재화를 생산하게 된다. 작은 수요의 경우 만약 en만큼 생산한다면 재량적 예산은 ca1m으로 가능한 최대가 된다. 큰 수요의 경우 만약 el만큼 생산한다면 재량적 예산은 ca2k로 가능한 최대가 된다.
그런데 이러한 재량적 예산은 관료들의 개인적 선호를 충족시키는 데, 즉 사치스런 가구를 비치한다거나, 이국적 장소에서 회의나 훈련을 가진다거나, 비싼 업무상 여행을 한다거나, 그밖의 지원시설을 구입하는 데 사용될 것이다. 이러한 재량적 예산을 극대화하려는 활동도 지대추구활동이다.
이 외에도 Peacock(1983)처럼 관료들의 태만으로부터 지대추구의 낭비를 찾을 수도 있으나 생략하기로 한다.
니스캐넌 모형에서처럼 관료들이 생산을 증대하려는 노력을 할지, 미게-벨랑제 모형에서처럼 재량적 예산을 증대시키려 할지는 모르나, 지대추구활동의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그리고 이러한 지대추구활동 자체의 혜택은 정치가들이 아니라, 관료들에게 돌아간다. 민간에서는 정치가나 관료에게 돌아가는 것과 대비된다.
그러면 이러한 관료제의 지대추구가 가능하게 된 제도적 환경은 무엇인가? 관료제의 지대추구가 가능한 것은 우선, 관료적 생산이 지니고 있는 내재적 문제점 때문이다. 즉, 실제의 산출물을 결정하는 데 관료기관의 관리자에게는 재량의 여지가 있다. 이 점은 위에 지적된 것이지만 더욱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이러한 재량을 이용하여 관료들은 필요 이상으로 생산을 증대하려고 하는가 하면, 재량적 예산을 최대화하려고 한다.
첫째, 관료기관의 성과를 산출물로, 특히 질의 면에서 관찰하고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이 어렵고, 마찬가지로 비용의 면에서 측정하기도 어렵다. 이것은 특히 예를 들어 댐의 건설처럼 그 편익이 미래에 나타난다든가, 사회적 프로그램처럼 적절한 시장 대체물을 찾기 어려운 경우 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측정의 곤란은 관료기관의 관리자로 하여금 조직의 목적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추구할 여지를 크게 한다.
둘째, 의회는 감시감독자로서 생산의 담당자인 관료기관들을 감시감독할 유인이 약하다. 민간 기업의 경우에는 산출물 및 생산 결정이 주주와 소비자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평가되고 주주와 소비자들은 이러한 감독의 편익과 비용을 직접 누린다. 그러나 관료기관의 산출물은 의회(혹은 위원회)에 의해 오직 주기적으로만 평가될 뿐이며, 잘못된 평가에 대해서 의회가 당장 직접 부담을 지지 않는다. 이로 말미암아 시장보다 더욱 심각한 본인-대리인 문제를 겪는다. 의회는 국민의 대리인인데, 관료제는 의회의 대리인의 관계에 있는 중층 구조로 되어 있어 관료제의 경우 통제의 문제가 더욱 어려워진다.
셋째, 관리자의 이윤 동기가 결여되어 있다. 비영리기관인 관료제의 성격상 관료들은 잔여적 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고, 그 결과 비효율적인 생산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관료기관들은 민간조직들과 다르다. 정부 조직들은 자기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부과한 실질적 손실에 대해 경제적으로 책임을 지지도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 제공한 이득에 대해서도 청구권을 행사할 수도 없다. 이상의 요인들에 의해, 공식적인 시장이 없을 때는, 의회는 자기들이 각 관료기관에 할당한 자금으로 관료기관이 무엇을 얼마만큼 생산하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이러한 것들로부터 관료기관은 의회가 선호하는 산출물과 다른 산출물을 생산하거나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관료제가 의회를 상대로 지대추구를 할 수 있는 것은 관료제가 강력한 이익집단이기 때문이라는 점도 언급되어야 한다. 관료제도 이익집단의 하나이다. (관료제가 정부서비스의 공급자임은 물론이다.) 관료제는 특히 강력한 이익집단이다. 그들도 의회를 상대로 입법 등을 위해 로비를 한다. 관료제는 다른 이익집단에 비해 훨씬 유리한 입장에 있다. 관료제는 소규모, 특권적, 동질적 특수이익집단이다.
이익집단이 지닌 공통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익집단의 집합적 행동의 무임승차효과를 극복하는 것이 과제이다. 집합적 행동에는 대규모 집단보다 소규모 집단이, 대규모 집단인 경우에는 선택적 유인이나 강제가 주어지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훨씬 유리한데(Olson 1965), 관료제는 강력한 상명하복의 관계를 통해 집합적 행동의 무임승차문제를 용이하게 극복한다. 그래서 관료제는 이익집단들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이익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관료제는 구성원들을 강제할 수 있는 능력을 내재적으로 지니고 있는데, 이것보다 더 효과적인 무임승차 극복책은 드물다. 반면 일반 투표자들은 관료기관들의 행태를 억제할 수 있는 활동을 하기 위한 조직이 힘들다. 그들은 관료제의 지대추구를 억제하기 위한 집합적 행동을 하는 데 심각한 무임승차문제에 직면한다.
관료들은 또 투표를 통한 영향력의 행사가 사회의 어느 집단보다 더 크다. 관료들은 투표참여율이 높을 뿐만 아니라 해당 분야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지니고 있다. 관료들의 요구를 외면하는 정치가에 대해서는 관료들이 표를 거부할 수 있다. 반면 일반 투표자들은 합리적 무지의 어려움에 처해 있다. 이러한 여러 조건들이 관료제가 지대추구를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허용해주는 요인들이다.
그러나 이상의 여러 조건들 이외에도, 특히 관료제의 지대추구 낭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관료기관들끼리 예산할당을 목표로 경쟁을 한다는 점이 첨부되어야 한다. 마치 여러 민간기업들이 정부로부터 독점권을 얻기 위해 경쟁하는 것과 같다. 전통적인 관료제모형들은 정부산출물의 한 수요자(의회)와 정부산출물의 한 공급자(관료제) 사이의 상호작용에만 관심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관료제는 하나의 단일체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잘 조직된 카르텔도 아니다. 여러 관료기관들의 집합이 관료제다. 각각의 관료기관들은 자신의 정치적 및 경제적 보상(reward)을 획득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으며, 어느 한 관료기관에 돌아가는 보상은 불가피하게 다른 관료기관들의 활동들과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민간부문 산출물의 결정이 개별 기업들 및 산업들의 상호작용에 달려 있듯이, 관료적 산출물의 결정도 분명히 개별 관료기관들 사이의 관계에 달려 있다.
관료기관들간에는 예산 경쟁이 일어난다. 한 관료기관에서 많이 생산하고 그래서 예산을 많이 배정 받으면 다른 관료기관에서 적게 받을 수밖에 없다. 밀접한 대체물을 생산하는 경우 특히 그 경쟁은 치열하다. 육해공군 사이의 예산 할당이 그 예이다. 대체성이 약한 경우에도 경쟁이 일어나는데, 일반적으로 한 부서가 많이 받으면 다른 부서는 적게 받을 수밖에 없다. 국방비가 증대되면 복지비 지출이 줄어드는 것이 그 예이다. 물론 민간에서도 소비자의 구매를 노리고 경쟁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시장과는 달리 모든 관료기관들은 동일한 (소규모의) 구매자, 의회를 상대로 경쟁한다. 이러한 경쟁들은 생산성 향상과 관련이 없는 경쟁인 경우가 많고, 그런 면에서 지대추구 활동이다.
관료기관들간의 지대추구 경쟁은 물론 정부기구의 변경에 대해서도 일어나는데, 이것은 새로운 생산권의 획득 및 상실과 관련이 있다. 기구의 폐지를 막기 위해, 권한을 확대하기 위해, 혹은 권한의 축소를 방지하기 위해 이러한 지대추구, 지대회피, 혹은 지대보호 활동이 많이 일어난다. 상대적으로 어떤 부서는 폐쇄될 가능성이 작고 어떤 부서는 크다. 폐쇄될 가능성이 낮은 부서들은 가능성이 높은 부서들보다 지대추구의 가능성이 적을 것이다. 정부 관료기관들은 한정된 예산을 토대로, 정부 부서의 신설, 폐지, 확대, 축소 등과 관련, 서로 경쟁적인 관계에 있고, 이러한 경쟁적인 관계의 존재로 지대추구의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관료기관들 사이의 경쟁은 동일한 수준의 부서간의 경쟁뿐만 아니라 중앙과 지방 사이에도 발생한다. 중앙과 지방 사이의 경쟁의 예로는 지방경찰청(자치경찰청)의 설립과 관련된 경쟁이 그 예이고, 부서간의 경쟁으로는 검찰로부터 경찰이 독립하느냐 하는 것과 관련된 경쟁을 들 수 있다.
이러한 관료제의 지대추구에는 우군이 많다. 이제 관료제와 이익집단, 의회의 해당 위원회 사이에 상호간의 협력을 통해 지대추구를 하는 과정에 대해서 고찰해 보자. 관료기관들끼리는 경쟁하지만 특정 이익을 중심으로 의회(의 위원회), 관료기관, 이익집단은 서로 협조하기도 한다. 이 점은 정부로부터 새로이 독점 생산권을 얻기 위해 로비활동을 하는 민간 기업 혹은 이익집단들과는 다른 점이다. (그러나 민간의 경우에도 이미 독점권을 얻은 이익집단의 경우에는 정부와 강력한 유대관계를 유지한다.) 정부 내의 지대추구는, 흔히 철의 삼각형이라 불리는 관료, 정치가(의회 위원회), 이익집단들이 서로 연합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시킨다. 예로 건설부, 건설업자, 건설위원회가 결합하여 건설 이익을 지키며, 군사부문 주요 무기제조업자들이나, 의회의 국방위원들, 국방부 관료들도 특정 이익으로 서로 결합한다. 이러한 결탁의 결과 심각한 사회적 낭비가 나타나기도 한다. 미국의 예지만, 대표적인 사회적 낭비의 사례로 거론되는 것으로, 미국 농부, 농림부 관리, 의회 농림위원회가 비효율적인 농업을 유지하고, 비경제적 수확물을 재배하며, 다음에는 이를 파괴하는 활동을 들 수 있다. 정부는 이미 풍족한 농부들한테, 평균적인 미국 근로자 연간수입의 몇 배가 되는 1인당 소득을 보조한다고 한다(Tullock 1993, pp. 56-7).
이상을 요약하면, 관료제는 자신들의 서비스에 대한 미래의 수요 증대나 현재의 수요 확대를 위해서, 그래서 지대 증대를 위해서, 현재의 자원을 쓴다. 또, 예산 금액을 이전 당하지 않기 위해 자원을 사용한다. 이러한 지대추구지출은 관료기관들간의 경쟁으로 더욱 증대한다. (정치과정을 통해서 나타나는) 관료들의 지대추구는 해당 위원회 및 이익집단과 연계해서 이루어진다. 그 결과, 지나친 산출율, 부풀린 예산, 게으름, 부적당과 같은 사회적 낭비가 초래된다. 이러한 것이 가능한 배후에는 정치가의 협조와 유권자들의 합리적 무지가 도사리고 있다.
이제 정부 규제를 받는 민간에서의 지대추구와 관료제에서의 지대추구를 비교해서 요약하기로 하자. 우선, 정부 규제에 대응한 민간 기업 혹은 이익집단들의 지대추구는 생산물 수량이 감소함으로써 지대가 발생하나, 관료제의 경우에는 수량이 증대함으로써 지대가 발생한다는 차이가 있다. 전자는, 독점이윤이 기업들이 추구하는 지대이고, 후자는, 요소지대나 재량적 예산이 관료기관들이 추구하는 지대이다.
전자의 경우는, 지대추구활동의 모습으로, 정부로부터 자격있는 대상이라는 것을 보이기 위해서 실적 쌓기, PR 등의 방법도 사용하지만, 뇌물과 접대 등이 흔한데 대해, 후자의 경우는 그러한 뇌물과 접대 현상은 존재 가능성이 희박하고, 대신 PR과 같은 정치적 광고선전이 주요한 지대추구활동의 양상이라 할 수 있다. 아마도 이것은 민간에 비해 관료제의 경우, 이윤동기의 결여로, 그만큼 지대추구가 치열하지 않은 것도 한 원인일 것이다. 그러나 두 경우 다, 경쟁이 있음으로써 낭비가 더욱 커진다는 점은 동일하다. 전자는 정부를 상대로 기업간 혹은 이익집단간 경쟁을 한다. 후자는 의회를 상대로 관료기관들끼리 지대를 획득하기 위한 경쟁을 한다. 지대를 향한 경쟁은, 불가피하긴 하나,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생산을 위한 경쟁은 다르다.) 이 모든 지대추구활동이 발생하는 것은 생산권을 부여할 수 있는 기관이 존재한다는 점에 있다. 전자는 정부이고 후자는 의회이다.
지대추구에는 낭비가 수반된다. 활동 자체의 낭비와 활동 결과로 나타나는 낭비 모두 소비자의 후생을 감소시킨다. 위에서 지대추구활동 자체의 낭비에 관해 상세히 살펴보았는데, 지대추구활동 자체도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지만, 지대추구활동의 결과도 사회적 비용을 초래한다. 전자는 가격 상승과 생산 감소로 소비자 후생이 감소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후자는 아까운 예산이 불필요한 생산과 관료들의 사익에 충당되어 납세자들의 잉여가 줄어드는 결과를 가져온다.
Ⅳ. 지대추구의 축소 방안
지대추구는 富를 파괴하는 나쁜 결과를 초래하므로 이를 되도록 억제하여야 한다. 그러면 이러한 지대추구 낭비를 막기 위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 먼저 민간이 정부를 상대로 지대추구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을 생각해 보자.
최선의 방법은 단순히, 정부로부터 민간기업에 독점권을 부여할 수 있는 권한을 박탈해 버리는 것이다. 민간에 독점권을 부여할 수 있는 권한을 정부로부터 뺏으면, 민간이 정부를 상대로 독점권을 획득하기 위해 자원을 지출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지대를 창출하는 제도의 수립을 피하는 것, 즉 지대추구를 가져오는 규제 혹은 규제기관의 설립을 포기하는 것보다 더 확실한 방법은 없다. 그리하여 예를 들자면 면허제도를 없애고 민간의 경쟁에 맡긴다.
다만 규제를 철폐하는 경우에도 부분적, 단편적 방식으로(piecemeal) 해서는 성공하기가 힘들다. 전반적인 방식, 일괄적으로 규제를 철폐하는 방식을 써야 한다. 왜냐하면 부분적, 단편적 방식을 쓸 경우에는 규제 철폐의 게임에 있어서 관련 당사자들이 죄수의 딜레마 상황에 처하기 때문이다. 개별 조세허점이나 개별 특혜지출은 막기가 힘들다. 그러나 이것은 모두에게 해를 끼친다. 따라서 모두를 폐지하자고 일반적인 합의를 보는 것은 공익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통과될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과격한 개혁은 재산권의 근본적인 재정의(再定議)를 의미한다. 미국 레이건 행정부에서의 조세개혁이 가능했던 근거가 여기에 있고, 우리 나라에서의 민영화, 규제완화추진이 가능한 것도 여기에 근거가 있다.
정부가 독점권 부여를 가지는 경우에 지대추구를 줄이기 위해 취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첫째, 면허 등과 같은 독점권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평등하게'(equal) 하는 것이다(Buchanan 1980, pp. 11-2). 만약 이러한 식의 면허배분이 미리 공표되고 널리 알려지게 되면 누구나 차별적 이득을 얻기 위하여 자원을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니다. 정부가 평등한 분배를 할당할 수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 불평등한 분배도 할당할 수 있음이 예측될 수 있고, 그래서 잠재적 지대추구자들은 분배방식의 변경을 위해 로비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위의 방식보다 조금 더 나은 방식은, 정부가 그러한 권리를 무작위로(randomly) 분배하는 것이지만, 역시 무작위 분배과정으로부터의 이탈이 가능하다. 부동(不動)의 규칙 혹은 절차라는 점이 널리 수용되지 않는 한 언제든지 이러한 방법은 로비활동에 의해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것을 憲法的 수준에서 막지 않는 한 지대추구활동을 막기는 어렵다.
둘째, 현실적인 방법으로서, 예를 들어 면허를 획득하고자 하는 사람들 사이에 면허를 경매(auction)로 처리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이것은 면허를 사적 소유권(private property)으로 변경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 결과 시장에서 사고 팔 수 있다. 독점권을 꼭 부여해야 할 경우에, 이를 경매로써 부여하면, 예를 들어 공공토지 혹은 공적 소유 광산권을 경매로 처분하면, 지대추구가 줄어든다. 특정 지대를 획득하기 위하여 가장 높은 가격을 지불하려는 사람에게 독점권을 부여하면 로비비용 등 지대추구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경매에 떨어진 사람들에게는 자원의 낭비가 없고, 경매를 얻게 된 사람 역시 경매획득과 관련하여 생산적인 자원이 낭비되지 않는다. 경매대금은 납세자에게 이전되어 납세자도 이익이 된다.
셋째, 경매와 비슷한 방법으로 추첨(lottery)에 의해 독점권을 부여하는 방법이다. 이것 역시 불필요한 자원의 낭비를 줄일 수 있으나, 다만 추첨에 당첨된 사람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재화를 생산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춘 사람이 아닐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위의 경매와 여기서의 추첨은 관료제가 반대할 것임은 물론이다. 이것들은 관료제의 규모와 권력 및 영향력을 줄여 관료들이 지대를 획득할 수 있는 기회를 줄이기 때문이다. 여하간 추첨으로 독점권을 넘길 때, 자질이 떨어지는 사람이 독점권을 얻게 될 가능성이 있지만 지대추구활동은 일어나지 않는다.
넷째, 꼭 면허를 허용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면, 그 면허를 단독의 공무원이 부여하는 대신 위원회의 결정을 통해 면허를 부여하는 것이다. 위원회에 의해 면허권이 부여되면 단독의 공무원의 경우보다 개인이나 기업의 로비활동에 드는 비용이 훨씬 커지고 따라서 잠재적 지대추구자는 지대추구활동을 단념할지 모른다.
다섯째, 위원회가 규제하는 경우, 위원회가 한 산업을 규제하기보다 여러 산업을 규제하는 것이 지대추구의 경향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다. 한 산업을 규제하면 그 규제위원회는 그 산업의 포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여러 산업을 규제하는 위원회는 여러 산업에 모두 규제혜택을 줄 수는 없고 또 산업들간에 견제를 할 것이기 때문에 규제기관이 지대를 만들어 제공하기가 힘들 것이다.
여섯째, 위원회나 의회가 의사결정규칙을 단순과반수가 아니라 보강된 다수결(reinforced majorities)을 사용함으로써, 지대추구를 조장하는 법률이나 조례를 막을 수 있다. 특히 의회에서의 입법의 경우 이렇게 함으로써 지대추구를 억제할 수 있다. 보강된 다수결은 단순 과반수에 비해 승리연합의 구성원들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 몫을 증가시킨다. 예를 들어 2/3결이 되면, 승리연합의 구성원들은 전체 비용은 아니더라도 총 비용의 2/3를 부담해야 한다. 이것은 비효율적인 프로젝트의 채택을 단순 과반수에 비해 억제한다. 단순과반수보다 보강된 다수결을 사용하면 결정으로 인한 외부비용을 줄일 수 있다. 즉 다수가 소수에게 비용을 부담하는 경향이 줄어든다.
일곱째, 위와 다른 또 하나의 투표방식의 변화로, 주민투표(referenda)를 더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것이다. 주민투표를 사용한다고 지대추구를 제거하지는 않겠지만 그것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입법부에서의 결정은 의원들이 자신들의 선거구들의 특수이익들을 대변할 가능성이 크고, 또 의원들끼리의 투표거래는 이들 이익들이 대변되는 건수를 확대시킬 것이다. 그래서 주민투표제를 사용하면 그러한 거래를 막을 수 있다. 물론 쟁점들을 하나의 일괄 법안에 대규모로 집어넣게 되면 암묵적 로그롤링으로 그러한 이익들이 대변될 것이고 그러한 이익 대변을 위한 지대추구가 일어날 것이므로, 주민투표를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지대추구의 억제에 큰 소용이 없을 것이다. 도로 보수, 학교 건물 프로젝트 등등을 한 법안에 많이 집어넣고 주민투표를 실시한다면, 주민투표를 실시한다 하더라도 여전히 이러한 안건들에 대한 지대추구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단일 쟁점을 하나의 주민투표에 부친다면 확실히 지대추구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가 독점권을 부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경우 지대추구를 줄이기 위해 취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들을 살펴보았지만, 근본적으로 민간의 자율에 맡겨지지 않는 한 지대추구활동은 피할 수 없다. 민간에 맡기게 되면 특혜 제공, 곧 독점권 부여와 소득이전의 범위가 줄어들어 이들을 얻기 위한 지대추구의 낭비가 줄어든다.
그러나 재화의 생산을 민간에 맡길 수 없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면, 예를 들어 재화가 외부효과 등을 지니고 있으면, 이의 해결을 위해 정부가 직접 맡아 하지 않을 수 없다. 외부효과 문제를 민간에 맡겨 처리하면 매우 큰 거래비용이 수반된다. 반면 정부 조직의 경제적 이득은, 산출물을 제공하기 전에 가격 합의에 도달하려고 할 때 나타나는, 민간 시장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일정한 거래비용을 축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양 비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수밖에 없다.
다음, 지대추구와 관련된 정부 관료제의 비용의 해결책을 생각해 보자. 위 민간의 지대추구 억제에 사용되는 것들 중에는 관료제의 지대추구 억제에 응용할 수 있는 것들이 있음은 물론이다. 면허의 평등, 경매, 위원회 사용, 포괄적 다수결의 사용 등은 조금만 변형하면 관료제에도 적용할 수 있다. 이밖에 균형예산의 준수, 의정절차와 활동의 방영과 공개화, 공무원들의 예산 청구와 집행에 대한 실명제 도입과 공개 등은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또, 현재의 제도를 수용한다고 전제하고, 주어진 정부 산출물 수준에 대한 이러한 지대추구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강구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관료기관 관리자들에 대해 모니터링을 증대하고 관료적 산출물에 대해 측정을 개선하는 것 등(Faith 1980, p. 342)은 관리자들이 지대추구를 할 수 있는 자원을 줄일 것이고, 그래서 일반적으로 지대추구의 양을 줄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보제공의 노력은 한계가 있다고 본다. 근본적으로는, 이러한 것보다는 관료제의 협상 잠재력을 축소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관료제의 협상 잠재력은 동일한 서비스를 여러 관료기관들이 경쟁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축소될 수 있다. 관료제 생산의 해결책은 관료제를 경쟁시키는 방법이 최선이다. 생산자들의 수를 증가시키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이득이 더 작아질 것이다. 그 결과, 지대추구의 이익이 적어짐으로써 지대추구의 경향이 억제될 것이다. Faith(1980, p. 342)는 생산자들(생산기관들)의 수가 증대하면 심사위원회가 관료제의 관리자들의 생산과 비용을 통제하고 평가하는 비용이 증대할 것이고, 그리하여 관리자들의 재량의 범위가 증대할 것이며, 그 결과 그들의 지대추구활동이 증가할 것이라고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으로 여겨진다. 그에 따르면, 동일한 재화나 서비스를 여러 기관이 제공하는 것은 지대추구를 조장하는 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하나, 그렇다고 볼 수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관료제 경쟁의 이점은 동일한 업무를 여러 기관에서 제공하게 하면 예산기관 혹은 의회가 관료제의 비용함수를 서로 비교할 수 있게 되고, 그 결과 독점 관료제의 협상 잠재력이 낮추어진다는 점이다. 우리는 시장에서 재화나 서비스를 구입할 때 회사들의 비용구조를 구체적으로 알 필요가 없다. 우리는 그저 그 회사가 제공하는 제품의 가격과 품질을 비교하여 우리에게 가장 마음에 드는 제품을 고르기만 하면 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여러 관료기관들이 존재하면 의회가 선택하는 것이 용이해진다. 그리하여 그림 2의 n 혹은 l에서 생산이 이루어진다. 여전히 각 관료기관들은 정치적 광고선전활동에 종사할 가능성이 있지만, 그들은 또한 이전에 비해, 비용-효과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노력을 한층 더 기울일 것이다. 각 기관은 다른 기관들과의 비교로 생산의 양을 적정수준으로 되돌릴 것이며, 비교 대상이 되는 다른 기관들보다 더 많은 재량적 예산을 사용할 수가 없을 것이다. 지대추구는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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